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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의 공작

안녕하십니까, 박사님. 악퍼드입니다.

얼마 전에 선임 연구원 직책을 달았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아직도 배울게 많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제 밑에 들어온 식구가 많아진 것을 하루하루 느끼게됩니다.

박사님께서 처음 절 조수로써 데려가셨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처음엔 과묵하고 괴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정도로 박사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거 아셨습니까?

이곳에와서야 박사님의 지식이 얼마나 넓었는지 깨달았고, 박사님의 인덕이 기지 전체에 영향을 끼칠만큼 컸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박사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생각해서 여기로 오는걸 결정했지만, 오히려 여기와서 느끼고있는건 저의 모자람뿐이군요.

선임 연구원을 달고나서 이제서야 이 격오지에 적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규모 시설과 떨어진 독립적인 곳이다보니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하는게 많군요.

박사님께서 퇴직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시드 박사와의 알력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을테지요.

재단에서 많은 것을 일궈내신 박사님이시니만큼, 퇴직 후에도 즐거운 노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 동기들인 스티븐과 클레어, 생각나십니까? 그녀석들도 박사님께서 퇴직하신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연락을 저한테 하더군요.

시간이 나면 박사님을 찾아뵙고싶습니다. 물론 동기들과 함께요.

그럼,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2015년 5월, 악퍼드 올림

"악퍼드는… 죽었습니다."

편지를 잡은 손이 떨린다. 한 방울, 한 방울씩 방울진 눈물이 편지에 떨어져 번져만갔다.

백발이 된 머리에 주름진 얼굴이지만, 아직 눈물샘이 다 마르지 않았는지, 그게 아니면 원래부터 울보였던건지. 눈물이 폭포와도같이 흘러내린다. 방 전체를 거대한 수조로 만들어버릴만큼, 눈물이 계속해서 나올것만 같다.

그런 그의 앞에는 고개를 숙인 두 남녀가 서있었다. 그들은 박사가 진정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주었고, 박사도 조금은 진정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악퍼드의 편지가 늦은 점 죄송합니다."

"클레어."

나즈막한 박사의 목소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흐느끼는 박사의 손에서부터 시작한 떨림은 온 몸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박사님."

"나에게 원하는게 뭔가?"

퇴직한지 2년. 하지만 재단이란 조직의 특성에 있어서 '퇴직'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인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알고있는 상식, 연륜, 경험이 다르다. 그리고 박사는, 눈치도 빨랐다.

"박사님께서 퇴직하시기 얼마 전에, 시드 박사가 38기지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다. 시드 G. 테일러, 박사와 동기였던 그는 박사를 발판삼아 더 높은 직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박사의 퇴직과 시드 박사의 승진의 시기가 비슷한 것도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리라. 하지만 박사가 알고싶은 것은 그런 것 따위가 아니었다. 38기지면 악퍼드가 갔었던 곳으로, 클레어가 괜히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었을것이다.

아니나다를까, 클레어와 동행한 남자, 스티븐은 손에 들고있던 서류를 박사에게 내밀었다.

[재건 프로젝트Project Reconstruction]

"이게 뭔가?"

"시드 박사가 기지 관리자가 되고나서 추진한 프로젝트입니다. 악퍼드는 이 프로젝트를 반대했었고, 일주일 전에 살해당했습니다."

박사는 아무 말 없이 서류를 들춰보았다.

[재건 프로젝트Project Reconstruction]

2016. 03. 26.
시드 G. 테일러

초록Abstract

지난 8년 간의 통계 결과, 제38기지의 구조적, 관행적 문제로 인해 인적, 물적 자원 손실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재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함에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기지 전체를 재건함으로써…

"재건한다고? 기지 전체를?"

"예. 이게 그저 일반적인 의미였다면 그저 돈 많이 드는 대규모 공사에 불과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시드 박사는 이걸 단순한 표면적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기지 관리자로 제28기지에 부임한 시드 박사는 모든 기지의 정보 유출에 대해서 강력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악퍼드의 편지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것 역시 이 때문이었다. 외부로 메일을 보내는 것도 검열되고, 편지 하나를 보내는 것도 절차의 복잡함으로 인해 몇 달이 걸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 몇 달 사이, 박사는 이미 퇴직한 뒤였다.

"저희는 악퍼드가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남긴 자료를 확보했고, 확보하자마자 박사님께 가져온 것입니다. 반송된 편지 역시 꼭 전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

스륵… 스륵… 후두둑!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적막하게 들려온다. 언제부턴진 몰라도 밖에서는 비가 거세게 창문을 두드리고있다.

"이건… 말도 안 돼."

경악할만한 내용이 자료에 들어있었다. 박사는 읽으면 읽을수록 시드 박사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문점이 심각하게 들기 시작했다.

"이만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O5가 모를리가 없어. 최소 하나, 혹은 그 이상이 이 프로젝트를 묵인하고있다."

박사의 말은 지당했다. 그리고 누군지몰라도 이 프로젝트를 입안한 사람의 네이밍 센스에 대해서 속으로 욕을 했다.

"맙소사. 이건 정말 미친 짓이야. 예전 심리검사 때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는 건 알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는군… 어떻게 이런 미친 생각을 할 수가 있는거지?"

클레어는 박사에게서 서류를 다시 건네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시드 박사는 진심으로 이게 재단에 대한 충성이라고 믿고있어요. 하지만 그게 악퍼드가 죽어야할 이유는 되지 않겠죠. 악퍼드는 시드 박사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누구보다도 먼저 잘 알고있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살해당했죠. 시드 박사는…"

클레어의 손이 서류 한 곳을 가리켰다.

SCP-1998을 기지 전체의 인원에게 사용하여 재단의 윤리적인 사상을 재건한다. 2007년 당시의 윤리적으로 관리되었던 SCP의 통계로 보아 재건 프로젝트를 사용한 후 SCP 격리 업무에 대한 예상기대효율은 140%정도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38기지 인원 전원을 세뇌하려고 합니다."


박사의 떨림이 더더욱 심해져갔다. 믿을 수 없는 사실과 혼란스러움이 뒤엉켜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래, 이건 분명 꿈일지도 몰라.

"아무리해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간신히 이 자료를 확보했을 뿐… 이걸 할 수 있는 분은 박사님밖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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