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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뭐라 썼는지 모르겠다
최근 Consultant Code BlackBoard가 2014/7/17 23:10 에 D급 정보유출을 일으켰다. 이에 대한 징계로 즉시 해당 인물을 구속해 현재 수사 중에 있다.
번역
SCP-296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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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296 안에 격리되어 있는 개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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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 SCP-296
등급 : 전 등급 : 안전(Safe) 현 등급 : 안전/유클리드/케테르(Safe/Euclid/Keter)
특수 격리 절차 : 무장 격리 기지 03은 비상 협약 XT-████ (████████████에서 볼 수 있는 문서 #1E-027의 부록 1 참조)의 발동에 의한 폭심지의 중심에서 SCP-296을 발견한 이후 재건의 과정에 있었다. 기존의 100km 검역 경계선과 노출된 SCP-296의 표면사이의 최초 경계에 전술 열핵 장치가 재설치되었다. SCP-296이 물리적 무기에 대해 반사 능력을 보인 전적이 있으므로, TTN 장치가 ACS-03의 기존 구조의 손상을 최소화 시키도록 높은 효율과 좁은 반경의 폭발을 일으키게 조정되어야 한다.
SCP-296에 할당 된 모든 직원, 요원 및 연구원은 SCP재단 근무 이전이나 근무 중에 범죄를 저지른 경력이 없어야 한다. 모든 범죄 행위에 근접하는 사건뿐만이 아니라, 가능한 범죄 행위가 의심되는 행동은 SCP-296에 관한 업무에 배당되는데에 부적합 요인이 될 수 있다.
설명 : ACS-03이 있었던 위치에 존재하는 분화구를 검사하던 중, 석재 통로가 분화구의 중심에서 발견되었다. 돌은 알 수 없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비상 프로토콜 XT-████에 의해 가동된 이중 안전 장치의 폭발에 의한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SCP-296이 있는 구조물이 ACS-03의 구조물이 소멸하기 이전에 존재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SCP-296의 내부는 폭발 도중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여겨진다.
외부에서 관측한 SCP-296의 입구는 조각되고 맞춰진 돌들로 이루어진 단순한 수직의 직사각형 통로이다. 통로는 땅 속으로 빛이 사라질 때까지 이어진다.
초기 조사 시도는 D계급 인력을 사용하는 표준 절차를 따랐다. 각 인원들은 응답이 불가능해지기 전까지 잠깐 동안의 통신을 유지했다. 여러 사람이 이 방법으로 사라진 된 후, 로봇 탐사를 시작했고, 원형 극장 모양의 구조와 그 위에 앉아 있는 56개의 서로 비슷한 형상을 관측했다. 모두 인간형이었으며,언뜻 보기에 얼음과 비슷한 물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열화상 측정 결과, 형상에 따라 다양한 온도를 가진 것으진로 관측되었지만 대부분은 물의 응고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온도를 된보이지 않았다.
탐사는 D계급 인원의 유해도 발견했다. 시신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나타내었다.
인원 A : A는 형상 옆에서 그녀의 두 각 안구가 있던 자리와 그녀의 두 귀사이와 코와 입을 관통한 원통형 상처가 생긴 채 발견되었다. 인원의 피부도 통째로 벗겨진 채 그녀의 두개골에서 적출당한 원통을 위에 올려놓은 채 그녀의 시신 옆에 놓여져 있었다. 상처는 ACS-03의 구조물이 파괴당할 당시에 존재하던 것으로 확인된 유클리드 등급의 SCP-███에 의한 상처의 모습과 일치했다.
인원 B : B는 처음에는 두번쨰 형상 옆에서 골격이 완전히 파괴당한 것으로 보였었다. 나중에 부검을 해 본 결과 내부 장기들이 완전히 액화당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입은 손상이 비상 프로토콜 XT-████ 를 실행하는 동안 ACS-03에 존재했던 유클리드 등급의 SCP-███에 의해 입은 손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원 C~G : 인원 C에서 G는 세번째 형상 옆에서 발견되었다. 다섯 사람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대략 같은 공간을 차지했다. 실질적으로 살아있던 재조합당한 인원들은 심각하게 미쳐버렸고 복구 할 수 없을 정도로 불구가 되어버려서 즉시 처리되었다. 케테르 등급의 SCP-███에 관련된 기록의 분석은 지수적인 재결합의 효과에 노출시키는 것이 적합함을 가리켰다. SCP-███도 파괴 당시 ACS-03에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추가 정보가 수집되기 전에에 감시가 강제로 종료당했다. 로봇에 의해 전송된 최종 이미지는 형상 옆의 살아있던 인원 C~G가 산산조각나는 것과 SCP-███의 형상이 그 잔해 가운데에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SCP-███가 파견되어 강제적인 동면 사이클이 실행되도록 허가받아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모으기 전에 76명의 D계급 인원, 23명의 요원, 5명의 연구원을 잃었다. SCP-███는 이후 제 14 무장 생물 격리 구역으로 이전되었고 원래의 절차에 따라 격리되고 있다.
SCP-296를 조사하기 위한 더 이상의 시도는 없었다. ██████ █████████박사에 의해 각 형상에 대한 조직적이고 통제된 실험이 제안되었으나, SCP-███를 풀어버릴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그 자리에서 거부당했다. 그것이 원형 극장 안에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거의 확실하다.
부록 296-1 : ██████ █████████박사가 ACS-03의 기존 시설이 파괴되던 중 사라진 SCP들이 SCP-296의 안에 재배치되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것에 대한 이유는 그것들이 얼음 형상 안에 갇혀버려서 알아낼 수 없다. 그 이론은 폭발에 의해 사라진 SCP 개체들의 수와 SCP-296 내의 형상의 수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론으로 설명 할 수 없는 56번째 형상의 포즈는 확실히 위헙을 드러냈다. 추가 조사는 연기되었다.
부록 296-2 : ██████ █████████박사가 200█년 ██월 ██일에 SCP-296의 내부 에서 나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녀는 즉시 체포되었고 심문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사실이 분명하게 되었다.
██████ █████████박사는 규정을 위반하며, 출입 문서를 위조해서 SCP-296의 내부를 조사하기 전에 지나야 하는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그녀가 들어가자, 그녀는 물리적으로 죄책감을 느꼈고, 즉시 정신을 잃었다.
그녀는 그녀가 깨어나자, 그녀에게 형상 중 하나가 텔레파시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어떤 형상이었는지 시각적으로 구별할 수 없어서 어느 형상이 그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ACS-03에 격리되어 있던 SCP 개체가 아닌 새로운 형상인 56번째 형상이라고 주장한다.
형상은 우리의 언어로 “심판”이라고 할 수 있는 뜻을 전달했다. D계급 인원이 처음에 그 안을 찾았다고 인정했을 때, ██████ █████████박사가 “유죄”라고 표현한 이유로 형상 안에 담긴 SCP들의 발동에 의해 즉결 처분당했다. 그것들은 형상을 감옥과 동일시했고, SCP-███의 해방을 좋은 행동에 대한 조기 석방과 유사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녀는 “심판"은 SCP-296의 내부에 무고한 사람의 입장을 허용 할 것이라고 관련시켰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궁극적인 죄 또는 죄책감의 부족을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증언했다..
부록 296-3 : ██████ ████████박사의 연구 팀과 “심판관” 사이의 대화는 SCP-296 내의 형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밝혀냈다. 그들은 SCP-296 안에 격리된 ACS-03의 원래 내용물과 동일한 SCP 개체들의 목록을 형상들과 그에 관련된 물체들의 "지도" 만큼 잘 엮어냈다. “심판관"은 각 형상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의 수를 선고했다.
“심판”은 사형을 뜻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가설이 정확한지 아는 방법이 개체를 해방하기 위해 인력을 투입하는 방법 이외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이후의 실험은 다른 탐사 방법을 찾을 때까지 중단되었다.
SCP-███의 수치가 낮은 것이 기록되었다. 모든 직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과거 또는 현재에 범죄 행동 패턴을 보인 것이 의심되는 인원을 SCP-296에 접근하게 허가 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이 규칙을 지키는 데에 실패한다면 이에 관련된 모든 단체가 파괴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SCP-███는 해방되어서는 안 된다.
주석 : 사진 출처는 Nele Azevedo의 Melting Man(2008)으로 보입니다.
별명 : 무장 격리 기지 03
일련번호 : SCP-066-KO
등급 : 변칙
별명 : 알려지지 않은 원소(Unknown Element)
특수 격리 절차 : SCP-066-KO는 현재 어느 물질에 닿아도 안전한지 알 수 없으므로, 전자기장 용기에 보관한다. 17T(17테슬라)정도로 10g을 띄울 수 있으므로 출력 30T 초전도체 솔레노이드 용기에 보관한다.
별명 : 저주의 수
등급 : 미정
특수 격리 절차 : 이 SCP는 어떤 경우에도
설명 : 이 SCP는 어떤 수가 그것에 관련되어 서술되면, 그 수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영향력의 크기를 계산하려는 시도는 불허한다.
SCP-001의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과 의견을 적극 환영합니다. 수정하셔서 박스에 남겨 주세요.
의
견
을주
세
요
.
시간이 뒤틀린 그날,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또는 다른 물리법칙이 구현되는 세계에서 그놈들이 튀어나왔다.
일련번호 : SCP-001-KO
등급 : 입구(Entrance)
별명 : 부서진 시계(Broken C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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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ued Life Signs Confirmed
지속되는 생명징후 포착
BrainWave Synchronizing….
뇌파 싱크 중……
Central Nerves Accessed
중추신경 접속 완료
! WARNING : Unstable Meme Endurance
! 경고 : 불안정한 정신자 요소 내구력
Bypass Procedure Activated
우회 작업 개시
Processing……
Processing……
Processing……
작업 중……
Processing Complete.
작업 완료
Welcome, Authorized Personnel. Who You Are About To Talk Is The Founder Of SCP Foundation, But Please Keep Calm And Ask.
환영합니다, 승인된 요원. 당신이 만날 사람은 SCP재단의 창립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하지 마시고 편안히 질문하세요.
당신의 정신적 불안정(밈 요소 저항력 낮음)에 따라, 텍스트 표기로 단순화 진행합니다.
자, 편히 앉아. 커피?차?약한 샴페인이라도? 걱정 마라. 여기서 먹는다고 살이 찌지는 않으니까.
SCP-001-KO는 딱딱한 보고서로 쓰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뇌내에 밈 요소를 사용해서 접속해, 내가 직접 이야기를 해 주지. 너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나면, 네가 나한테 질문을 하는 거야.
나는 사실 너보다 늦게 태어났다. 그럼에도 너보다 오래 살았지. 이 모든 것은 시간여행이라는 엿같은 아이디어가 해설해준다. 나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었어. 노벨상도 한 번 탔었고. 삶이 그렇게 즐겁지도 않았지만 뭐 별 거 있나. 그냥 사는거야. 불만 없이.
그런데 이것들이 나한테 종신직을 부여했는데 순수과학을 통폐합한다는거지. 나는 어떻게든 새로운 연구성과를 마련해 우수 제자들과 이 학교, 어쩌면 이 나라를 뜨기로 했어.
그게 잘못이었어, 그냥 모아둔 재산 가지고 은퇴를 했어야 했는데 말이지.
내가 타임머신을 만든 거야. 정말, 흔하고 재미없는 클리셰 타임머신을. 성능 테스트를 하다가 이게 가동되어 버리는 이 어이없는 사고까지 일어났으니,
어떤 빌어먹을 삼류 작가의 대본도 아니고 말이지.
이게 어떻게 문제를 일으켰냐면 말이야, 그 빌어먹을 타임머신은 시간에 우회로를 만들어. 그리고 그 우회로로 진행하는 거야.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시간은 단 하나의 철로나 마찬가지거든? 그런데 내가 거기에 지선을 만든 거야.
문제는 그 지선이 깔린 땅이 빈 땅이 아니었다는 거고.
엄청나게 많은 시간들이 존재하고, 나는 그 다른 시간을 침범한거야. 그것도 하나가 아닌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그 '시간'이란 개념을 다른 우주와 헷갈리면 안된다네. 다른 우주의 다른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만 우리 우주의 다른 시간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무엇보다 대다수를 차지한 건 '그림자 우주'였어. 이건 우리 우주도, 다른 우조도 아니야. 이건 우리 자신들이 만들어낸 우주야.
암흑물질에 관해서 들어 봤지? 여기에는 암흑물질에 관한 정보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암흑물질이 이 우주의 23%, 암흑에너지까지 합치면 9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지? 그림자 우주가 이 암흑물질처럼, 시간대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해가 안 간다면 한마디로 요약해 주마. 사람들이 창조해낸 상상과 현실로 이어지는 통로가 만들어져버린거야.
그런데 여기서 우스운걸 하나 발견했어. 더 또렷한 상상일수록 더 강해. 실제 SCP의 힘과는 관계없이 더 강하다고. 더 또렷한 상상이, 흐릿하고 불분명한 상상을 먹어치우는 약육강식이 그 안에서 벌어져있어. 만약 SCP-682를 죽이고 싶다면 무슨 핵폭탄 같은 걸로 두들겨 패는 게 아니라, 그놈을 상상해낸 놈의 머릿속에 도로 쑤셔넣은 뒤, 그놈을 죽여버리면 끝인거야!
그런데 왜 그렇게 안했냐고?
그 터널을 다시 열 수 없어. 그놈을 돌려보낼 곳은 그 상상을 한 놈의 머릿속인데, 아무 선로나 확 깐다고 그놈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질 리가 없고, 또 거기서 더한 놈이 뛰쳐나오지 않을거라고 아무도 장담하지는 못해.
나는 미래의 기술을 팔아넘기는 것으로 큰 돈을 벌었어. 무어의 법칙, 황의 법칙 등이 정말이었을 것 같나? 소위 '공돌이'들을 그렇게 갈아넣는다고 해서 컴퓨터 기술이 그렇게 강하게 발전할 수 있었을 것 같나?
내가 팔 기술들도 어찌 보면 전부 SCP라고 할 수 있지. 그 누구도 개발해낸 것이 아닌, 허공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닌가. 걱정되는 것은 이 기술을 없애려고 우주가 이렇게 돌아가는게 아닌가 그거야.
원래 무無로 회귀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 열역학적인 그 성질. SCP들은 사실 전부 합하면 무엇이 되는지 아나? 그놈들이 끼친 영향, 그놈들이 가진 질량, 그놈들이 가진 에너지 모두 합치면, 결론은 0이야.
그럼 이제 내가 답을 아는 질문에 대답해 줄 거다. 물론, 너가 할 질문들은 정해져 있겠지?
SCP-001-KO가 뭡니까? : 아, 그것 자체가 무엇인지, 다시 말해,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XXXX년 XX월 XX일, 타임머신이 발명되었다. 그러면서 시간 루프가 생겨났다. 타임머신이 가동될 때마다 시간이 꼬여가는 구간이 생겨났고, 그 루프는 자체적으로 증식했다. 그곳에서 SCP들이 튀어나왔다는 스토리.
그들도 결국 인간성을 잃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
사실……이건 '그'의 악몽일 뿐이야.
SCP-001-KO는 어떤 인물이다. 그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세계는 그의 악몽일 뿐이다. 그가 깨어나면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그자신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림보에 갇혀 있다. 그가 현실을 뒤트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는 항상 잠에 빠져 있다.
무도회든,클럽이든,신나는 춤판을.
"자, 자. 많이 드시면 곤란합니다. 비장에 무리가 가면 아파서 즐기질 못한다구요."
재단 라디오의 스튜디오에는 항상 그렇듯이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오래 묵은 나무의 향이 이젠 커피향에 묻혀 있다.
S#1 ♬ Signal …… <EVA Soundtrack 1 - Misato>
스튜디오의 콘덴서 마이크 앞에 DJ 진은 지난 ████시간동안 그랬듯이 목을 풀고 힘차게 소리쳤다.
"안녕하세요 재단 라디오입니다!"
그 옆에서 아무도 얼굴을 모르던 사람의 목소리가 터졌다.
"맥클레인의 이따위 라디오!"
진은 비웃었다. 높으신 양반들이 불로장생을 약속받더니 심심함을 못 이기고 노출증에 걸린 게지. 명예욕은 누구에게나 있으니.
'그리고 그 명예욕이 특출나게 강한 게 나 아니던가?'
방송용 목소리와 접대용 미소로 무장한 진은 환하게 응대했다.
"안녕하세요, 맥! 오늘은 어떘나요?"
칼 맥클레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바보처럼 헤벌죽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이야 향상 그렇듯이 서버 점검하느라 말소시키고 싶은 하루였죠."
'오오오오, 그랬겠지.' "오오오오, 고생하셨습니다. 재단을 위해 열심히 일하신 우리의 칼 맥클레인을 위해 박수 한 번 쏴 주세요!"
방음창 건너편에서 PD가 버튼을 눌러 주었다. 박수 효과음이 헤드폰으로 들려왔다.
맥클레인은 더욱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하하하, 초대해줘서 고맙습니다 진! 자, 그럼 진, 우리 처음 만났으니… 자기소개라도 할까요?"
진은 저런 느끼하기 짝이 없는 소개팅남 목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청취자도 본인도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우, 느끼하기 짝이 없습니다그려! 자, 제가 먼저 소개를 하지요. 저는 24시간에 한 번 지구 곳곳의 재단 인원 여러분에게 단파로 꿀잼을 드리는 DJ 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산타클로스가 되어 선물을 쏴 드리기도 하지요!"
맥클레인이 여자 목소리로 돌리자, 진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여! 저는 마음이 내킬 때 한번, 지구 곳곳의 재단 인원 여러분께 단파로 기억소거를 전해드리는 맥클래인이에여!"
맥클레인이 눈치를 챘는지 다시 남자 목소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러분께 지옥과 같은 업무를 하달하는 O5입니다, 낄낄낄…"
진은 ( ͡° ͜ʖ ͡°)표정을 지으며 보복을 시도했다."어후후후후! 웬 숙녀가 오셨어요! 오우 아가씌, 오늘 7시에 저녁 먹으러 가지 않겠나? 아 잠깐, 거기 앉은 능글능글한 남자가 울애긔 남친은 아니겠지, 응?"
맥클레인은 포커페이스에 능숙한 사람은 아니었다. "나 동성애자다."
역시, 여기서는 진이 한 수 위였다. "어우, 저리 가세요 그럼! 난 울애긔랑 저녁이나 먹으러 갈 겁니다!"
S#2 ♬ Signal …… <Smurf Theme>
"우홋! 멋진남자!!!!! …하하 이거 전체연령가였던가요? 농담입니다. 동성애자들은 저러지 않아요. 자아…. 진, 여기에 지금 저만 있는게 아니죠? 나머지 분들을 소개해볼까요?"
"이런! 이게 무슨 소리요 재단! 내 연애를 가로막지 마! 는 농담입니다. 하하, 누구누구 오셨나요?"
"자, 소개합니다! 이번 분기 '내근' 에 뽑히신 O5 의원 여러분들입니다! 박! 수!"
그러나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았다. 진도 이건 어떻게 살려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맥클레인은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나하나 자기소개 시킬까요?"
"어이쿠, 나으리들! 혹시 이 중에 제가 디스한 그 분이 계시나요? 살려주세요, 전 죽기 싫어요!"
Ni.Ke "걱정 마십시오, 여기는 재단입니다."
Ad.Br "다음날 일어나면 아무것도 기억 못할거네."
Ki.O'C "내 약혼녀의 고조 손녀!!"
Ka.Mc "아니 대령님 그건 무슨 뜬금포…."
Le.Je "어어….."
진은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건 그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어이쿠, 이거 청취자들 혼란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 번에 한 명 이름을 말해 주세요!"
Ad.Br "아담이네. 이런 일 때문에 기억소거제를 남용-"
Ki.O'C "오캐인일세! 오오오 이거 소리 나오는건가?"
Ad.Br "아니 ㅈ-"
Ni.Ke "니케다."
Le.Je "제 이름은요…"
Ka.Mc "맥클레인입니다!"
진은 그냥 어느 수도승의 말대로 내려놓기로 했다. 도저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거 중간에 몇 분이 묻히신 느낌이 드는데 기분탓이겠지요?"
-맥 : 아담이야 늘 묻히잖아요, 그렇죠? 자. 그럼 진이 우리 O5에게 묻고싶은게 있다는데, 먼저 맛뵈기로 제가 답해볼까요? 아님 다른 것을 원하나요 우리 진 씨?
-진 : 흐음, 흐흐흐흐흐흐흐흐흐…오늘 아주 재미있을 것 같군요. 원하신다면 칼 맥클레인, 제 밥통을 강탈하려는 사나이! 당신부터 결투다! 하!
-맥 : 하하, 그 결투. O5의 이름으로 받아주겠다! 그럼 제 인터뷰가 끝나면 시청자 질문을 잠깐 받겠습니다. #████로 문자보내주세요! 짧은 문자는 개당 50원 긴 문자는 개당 100원의 통화료가 붙습니다.
-진 : 칼 맥클레인, 질문 나갑니다. 당신은 재단의 어느 기지에서 일하나요?
-맥 : 그건 상식이죠! 제 1기지입니다.
-진 : 껄껄껄! 1기지 맞죠? 확실하죠?
-맥 : 지금 당장 기지 설명 페이지로 들어가보시죠! 제 1 기지에만 O5는 기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제 1 기지는… 어디일까아아요오오~ 뿌우~ 기밀사항이라서 안알랴줌~!
-진 : 왜냐하면, 1기지에 사는 분들은 아침해도 못 보고 산다는 소문 때문이죠! 에휴, 불쌍하기도 하지. 혹시 우울증 걸리신 분은 없나요. 아, 저기 몇 분 계시네.
-맥 : 그건 뜬소문이에요. 맨날 해만 보고 살아서 지루해서 우울증에 걸리긴 하지만…
-진 : 으아니! 제 1기지가 우주에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그리고 얼굴 좀 펴세요 거기 아가씨! 우울한 얼굴로는 밝은 목소리를 못 내요! 이 라디오 아침 출근하면서 분들이 우울한 목소리 듣고 우울한 하루를 보내게 하진 않을 거에요!
-맥 : 여기… 아가씨가 있었어요…? (스산한 목소리) 여긴…… 남자 아니면…. 쉰 살 먹은 할머니가 긍핡 (날아온 신발에 맞음) 자, 어차피 기억도 못할 라디온데요! 그럼 다음 질문 받을까요!
-진 : 이거이거 왜이러시나, 여성분들은 무조건 아가씨라고 불러야 좋아해하십니다. 다음 질문이요? 혹시 지금 솔로 아니신가요?! 눈치 참 없는 걸 보니 결혼하기 힘드셨을 것 같은데?
-맥 : 여기있는 O5들은 현재, 다 싱글입니다. 과거엔 어떤 연애를 했는지 모ㄹ…. 아 오캐인 대령님 좀 달래줘요. 그리고 난 동성애자라고요.
-진 : 그거 진담이었어요? 아니 그것보다 거기, 대령양반! 뚝! 여기 라디오에요! 전 재단의 직원과 거기 도청중인 주시단체 첩자들이 듣고 있어요! 근데 스읍, 아가씨들 대접도 못하면서 O5까지 어떻게 올라오셨나 몰라! 살살 비위 맞추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단 말입니다!
-맥 : 디제이 진….. 미안하지만…….. 난………. 연구원이었습니다…………. 아시죠 연구원? 연구원의…. 삶을…… 스킹크 아니 데미안 박사의 랩……
-진 : 끌끌, 갈리다 오셨구만. 뭔지 더 묻지는 않겠습니다.
-맥 : 자 그럼 대령님이 소리치기 전에 다음 질문 듣겠습니다!
-진 : 오늘 식사는 뭘 드시고 오셨나요?
-맥 : 오늘은 니케씨가 만들어준 "지옥불에서 기어올라온 직화 스테이크" 와 대령님의 "말소된 빵조가리" 를 먹고 왔습니다.
-진 : 아으, 뭔지 궁금한데 먹고 싶지는 않군요. 제 취향은 괴식이 아니거든요.
-맥 : 하하, 자 그럼 계속 인터뷰를 할까요 숨 좀 돌릴 겸 패널도 바꿀 겸 시청자 질문을 받을까요?
-진 : 아무래도 청취자 분들 질문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문자가 난리가 났어요! O5 인터뷰가 매일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6813님, "혹시 저랑 사귀실 분 있나요?" 이 똘끼 넘치는 질문 뭐죠?!
-맥 : 자…. (뒤를 돌아본다) 음 니케는 손가락으로 목을 긋고있고, 아담은 내부보안부를 부르고 있고 대령님은… 아. 그리고 - 후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네요. 후후… 그리고 저의 대답은 "싫어요." 입니다.
제게도 질문이 왔습니다. 기다려봐요..
(시청자 질문) 안녕하세요! 이 방송의 애청자 ███요원입니다. 저번 주부터 누가 제 팬티를 자꾸 훔쳐가는데요, 그 팬티 도둑한테 한 마디만 해 주세요!
라고 합니다. 아.. 팬티 도둑이래요, 진… 어떻게 생각해요?
-진 : 어우, 입을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는군요. 아니…잠깐만…차라리 입는 게 낫겠어(부들부들)
-맥 : 그럼 먼저 제가 한 마디 해드리겠습니다.
███ 요원님은 이런 사건을 위해 마련된 상담 게시판 "O5-99에게 물어보세요!"에 의뢰를 해보시고, 누군진 모르지만 팬티 도둑놈 너 이자식 너 - 니케가 전화기 들었엉ㅋ
그럼 진, 한 마디 해주시죠.
-진 : 나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니케씨, 그놈 잡으면 여기 들렀다 가라고 하면 안될까요? 왜 그랬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거든요! 거기 밤손님 인터뷰 멘트 준비해 주세요!
-맥 : 니케가 고개를 끄덕이는군요. 음. 전직 경찰이랍니다 하하하!!! 두 번째 질문입니다.
O5도 야한 거 봅니까?(막말
으음……… 영원히 살 수 있어서 그런지 별로 안 땡기더라고요 저는.
-진 : (씨익)그걸 믿으라고 하는 건가요. 몇 TB나 갖고 계신가요?
-맥 : 일단 나는 그래요. 사실 O5가 되고 근 50년 넘게 살아오다보니까… 그것도 젊은 몸 그대로… 뭔가 일반적인 욕구는 사라지는 것 같달까… 음식을 먹긴 하지만 살기 위해 먹는 것 보단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것 같고…
-진 : 아, 씁쓸한 이야기군요. 믿기지는 않지만. 우울해 보이시니 다음 질문 읽어드릴게요. 9910님, 재단에 치킨집 차리신 분이 'O5도 감탄한 치킨맛!'이라고 하던데 이거 과장광고인가요? 하고 보내주셨네요.
-맥 : 9910님 치킨은 사랑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먹은 치킨은 리가 오븐에 구워준 "돼지 안에 칠면조 안에 닭" 뿐이었네요. 그러므로 그건 과장광고가 아니라 허위광고에요. 우리한테 치킨을 줬어야지! 너만 먹냐!
제가 다음 질문 읽을게요.
O5는 앙냥냥을 하나요?
니케! 부ㅌ…. (신발에 맞음) 네. 13이셨나요. 네. 그 긴 웨이브 머리의 O5 있잖아요 살짝 금발에 롤로 리븐 돌리는…. 그 분 말버릇이 앙냥냥입니다.
진, 당신도 앙냥냥을 합니까?
-진 : 확실히 제 취향은 아닌데요. 그 앙냥냥은 확실히 앙냥냥하게든요. 앙냥한 앙냥냥냥…나나나 난나나!
1042님, 제 아들놈이 어디서 '호에에'라는 소리를 배워 왔습니다. 한 시간에 골백번은 하는 것 같아요. 대체 호에에가 뭔가요?
이거 제대로 보내신 거 맞나요! 여기가 아니라 지식인에 올리셨어야 할 거 같은데!
-맥 : 그거요. 인터넷 인사 같은건데 고개를 확확 꺾어줘야 합니다. 시청자 질문은 다음에 받을까요?
-진 : 그러죠.
-맥 : 자, 청취자 여러분께 맥클래인 작사 작곡한 "야 이 박사 놈들아 사고 좀 그만 쳐 우리가 이 짬빱먹고 늬들 뒤치닥꺼리 해야겠냐" 를 들려드리고 싶지만 지금 그 음반 CD가… 두동강 났네요….
-진 : 호에에에에?! 앨범도 내는 O5입니다! 그렇다면 이 참에 라이브 어떻습니까! 하우스 밴드 부르죠!
-맥 : 하앗! 그럴ㄲ…… 어… 오캐인 대령님이 저를 노려보시는군요. 저 신호는 매우 좋지 않은 신호에요. 그럼 음악 듣고 가겠습니다! 라디오 헤드의 Street Spirt!
(음악)
-아 : 맥클래인이 등을 떠밀어 긴급 투입된 아담입니다.
-진 : 오오오! 안녕하세요 아담 씨!!
-아 : 질문이나 얼른 하고 끝내지. (맥클래인 미간집)
-진 : 아담 씨, 오늘은 어떤 일을 하셨나요?
-아 : 맥클래인 놈이랑 한바탕 싸웠네.
-진 :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아 : 어떻게 한건지 몰라도 트위터 알람을 죄다 "나와 계약해서 마법요원이 되어줘" 라고 바꿨네. 그것도 그 놈의 그 역겨운 그 목소리로 직접 녹음한걸 말이지.
-진 : 복수하고 싶으시다면 그걸 이걸로 방송하는 게 어떤가요? 오우, 그 능글능글한 목소리의 알람으로 청취자 분들의 귀를 테러하는 겁니다!
-아 : 내 계정으로 트윗을 보내주겠나. (핸드폰을 꺼낸다) 분명 울릴걸세. …그런데 저 철면피 자식이 과연 이 정도로 쪽팔려할까? (맥클래인 : 엄지 척!)
-진 : (씨익) (가라지밴드를 긁으며) 어디 신나게 음향효과를 넣어드려 볼까요. 디…제이…진…은…재단…최고의…미남… 보냈습니다.
-아 : 여보세요. 거기 내부보안부인가.
-진 : 아…아하하…이거 왜이러십니까.
-아 : 전혀 재미없는 농담이네. (맥 : 이 사람은 매사가 재미 없어!!!) 다음 질문은 뭔가.
-진 : 제 얼굴 무시하시면 이거 상당히 곤란합니다? 다음 질문은, 재단의 경제적 운영에 만족하시는지 의견 부탁합니다. (토론 사회자 스타일로)
-후 : 흐아아아 왜 저에요!??
-진 : 안녕하세요! 오오오, 오늘 게스트 분들 중 처음으로 애인 있을 것 같은 분이군요! 혹시 있나요?
-후 : 아뇨. 애초에 여친이 있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봐야…….. 예의 아닌가요
-진 : 아, 아아…아아아아아………미안합니다. 분위기를 바꿔봐야 겠군요. 특기가 있으신가요?
-후 : 특기라면 아담에게서 갈굼받기…. 아 이건 농담이에요. 특기는 멘붕하기입니다. ….. 미안해요. 역시 무리수였죠…… (facepalm
-진 :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어요. 오늘은 무얼 하다 오셨나요?
-후 : 오늘은 4등급 기록관리보관소 소장님과 재단 도서관 관장님께 갈굼받고 아담에게 갈굼받고왔어요.
-진 : 혹시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있나요? 신청곡 넣어주세요!
-후 : 사실 맥클래인 작사작곡 노래 중에서 "당신은 갈굼받기 위해 태어난사람" 이 가장 좋았는데 아쉽게 반토막이 났대요. 그러니까 음.. 어…… 스팅의 shape of my heart? (뒤에서 니케가 눈이 띄게 좋아하는데…)
-진 : 그래요, 스페이드는 칼이요 클로버는 무기요 다이아몬드는 군비죠. 그러면 스팅의 shape of my heart 듣고 오겠습니다.
!
니케는 맥클레인을 밀치고 자리를 차지했다. 맥클레인은 궁시렁거리며 문 밖으로 나갔다.
"진행상 매끄럽지 못했던 점 사과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아까 전에 잘랐었어요. 청취자들 귀에 들어간 건 재단 공익광고였지요."
"들려줘도 되었을걸 말인데. 어차피 마지막에는… 레드 썬. 알잖습니까?"
"에헤이, 좋게 합시다 이거. 너무 청취자들한테 그러지 마요."
"O5의 신상은 모두 기밀입니다. 잠시 즐겼으면 될 것을. 정신자적 살해물질을 퍼뜨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중간에 청취를 멈추는 청취자들은 어떻게 처리하시려고요. 이거 너무 빡빡하신 거 아닙니까. 어차피 다…"
진은 그저 웃었다.
'세상은 요지경, 즐기지 않으면 어떻게 살까.'
니케는 씩 웃었다.
'역시 재단 라디오의 디제이 자리는 포커로 딴 것이 아닐 테지.'
"우리를 얕보는군, 디제이."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저도 나름 수단이 있다는 것이죠."
"그쪽을 위해서는 특별한 것을 준비해뒀으니 걱정 마십시오. 맥클래인의 이런 짓에 놀아주는 것도 슬슬 지치는군."
진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느낌이 전혀 좋지 않았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갑자기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분명 이 느낌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다. 그저 진 자신이 무시하고 있었을 뿐.
"이러지 맙시다. 라디오잖아요. 재미있게 해야죠. 드라마 하지 맙시다. 예?"
니케는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등을 쭉 펴서는 진을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했다.
'이 판은 내가 잡았어.'
"그래.. 이 나이 많은 사람한테 뭘 물어볼겁니까?"
진은 결심했다.
"심리 테스트 어떻습니까?"
니케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심리 테스트?"
'이건 전혀 예상 못했는데.'
진은 예의 그 삐딱한 미소를 꺼냈다.
'나으리, 완전히 누구 마음대로 돌아가는 판은 없어. 상대방이 완전히 속지 않았다면 말이야.'
"그렇죠. 심리테스트. 진지한 건 아닙니다. 믿거나 말거나의 이야기입죠."
니케는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좋습니다. 해보시죠."
진은 삐딱한 웃음을 그대로 달고 있었다. 종이와 연필을 쥐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첫 번째. 당신이 생각하는 하늘의 색깔은 무슨 색입니까?"
니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사형수에게 마지막 식사는 원하는 것으로.
"파랑."
……아흔아홉개의 문 중 가장 큰 가운데의 문이 열렸다. 가장 평범한 문……
"그렇다면 본격적인 루트를 시작합니다. 파란 태양은 언제 집니까?"
"…..격리될 때?"
……많은 사람들이 서서 연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노인이 우렁차게 말을 내뱉었다. 모든 사람이 오른손을 눈썹으로 올렸다. "충성!"……
"…다음. 하얀 바다가 끝나는 곳은 어디입니까?"
"격…. 리실?"
……무시무시하게 강한 진동이 울렸다. 몸의 한 구석이 허전하다. 무언가가 분명히 끔찍하게 잘못되었다……
"검은 별은 어디서 옵니까?"
"혐오스러운 행성에서?"
……괴물, 아니 악마였다. 악마 앞에 인간은 무력했다. 인간은 악마와 싸우기 위해 칼과 총을 들었지만 모든 것이 부질없었다. 결국 결론은 도주뿐이었다……
"노란 눈물은 어디로 갑니까?"
"눈물이 노래? 그럼 의료반에 가야잖나?"
……친구의 마지막 조각을 붙들고 내는 신음, 고통스러워하는 애인에게 안식을 선사하는 오열, 부모를 잃은 아이의 울음소리, 아이를 잃은 부모의 침묵……
"붉은 피는 누구의 손에 묻어 있습니까?"
"나나 오캐인 대령이겠지."
……총성과 포성이 울렸다. 귀를 찢는 폭음이 울렸다. 소닉붐의 격렬한 음파가 울렸다. 하지만 제일 끔찍한 것은, 멈추지 않는, 절대 잊을 수 없는 비명이 울렸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데이터 말소]
…….어마어마하게 많은 활자들이 나타났다. 이름 몇 자 안에 그 모든 것이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완벽한 진실이, 진이 원하던 완벽한 진실이 나타났다…….
진은 식은땀이 흐른다고 느꼈다. 가끔 없는 땀이 흐른다고 느껴질 떄가 있었다. 본능은 이런 것은 위험하다고 여러 번 경고했다.
'하지만 목적은 완수했으니 상관없어.'
"이런 대답에 대한 결론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제 나름대로 말해 볼까요?"
니케는 이 모든 게 무슨 소리인지 도저히 감조차 잡을 수가 없었다.
"마음대로."
진의 삐딱한 웃음이 사라질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입을 다물기로 하죠. 당신은 특히 무서워서. 재미가 정말 없군요."
니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음. 늙은이 앞에 놓고 재미 있네 없넨가. 이제 내 나이가 쉰이라고, 쉰. 당연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지."
"고작 쉰이라, 평의회 의원 치고는 어리신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맥클레인 씨는 확실히 재미있는 분이셨습니다. 당신도 어딘가 재미있는 구석이 있겠죠."
니케는 주먹을 쥐어 노크하듯이 가볍게 탁자를 세번 두드렸다.
딱, 딱, 딱.
"거 참 고마운 말이군. 말하면, 내 자리는 대를 거듭하여 내려오는 자리다. 저들처럼 혼자 오랫동안 독식하지는 않는 자리지. 대대로 내부보안부에서 뽑히며, 뽑는 자는 윤리위. 그리고 이 라디오는 어디로도 전송되지 않고 있다, 디제이."
그리고 진의 세계가 부서졌다.
진은 자신들의 친구이자 동료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거두고, 다른 웃음을 드러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너무나 씁쓸한 것을 삼킨 나머지 웃음만 나오는 표정이었다.
"저 지경으로 만들어놓으셨으면 제게 그런 말 하실 필요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셨습니까?"
니케는 선고를 읽는 판사처럼 무표정으로 답했다.
"계속 이래왔다."
진은 어차피 희망을 버렸다. 별로 놀라울 것도 없는 상황. 한숨이 그냥 숨처럼 나왔다. 무의식적으로, 후우.
시가를 꺼내 어금니 사이에 물며 니케를 올려다보고 잠시 시가를 떼고 말을 걸었다.
"하나 하시겠습니까?"
니케는 시종일관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
"그런건 리나 피우는거지. 맥클래인도, 오캐인도 아무도 없으니 찬찬히 이야기를 나눠볼까. 아. 그렇다고 여기 나 혼자만 있는게 아니란건 알고있겠지. 늙고 팔병신인 작은 여자라고 무시했다간 사지가 남아나질 않을거다."
진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당기고 한 숨 깊게 들이쉬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니케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맥이 먼저 제안한건가?"
"저는 그저 디제이일 뿐입니다. 진행자와 기획자는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전 진행자고요."
"그럼 맥과 기획자가 접근했단 뜻인가."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대본 받아서 했을 뿐이죠."
"기획은 네가 아는 사람인가."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기획은 아마 저기 불쌍한 PD보다는 높은 사람이 했겠죠."
"곧 너보단 내가 더 잘 알게 되겠지. … 혹 거기서 나올 생각은 없나?"
이번에는 진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정말로 제 직업을 빼앗으실 생각이었습니까? 이런…그렇다면 작별 고지는 하게 해주실 건가요?"
"이건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다.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작별고지는 불가하고, 넌 제 1 기지에서 맥이랑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는 등급 낮은 인원이 되겠지. 월급은 그대로 나올 것이고. 만일 이 선택을 거부한다면 먼저 기억소거를 받을거다."
진의 인내심이 한계로 치닫고 있었다. 진의 목소리에 살짝 흥분이 섞였다.
"은퇴 방송은 힘들 거라 생각해서 작별 인사라도 남기고 싶었습니다. 모든 코미디언은 무대를 떠나기 전에 모자 벗어 고개 숙일 기회는 가지는 법이니까요. 제가 너무 감상적입니까?"
하지만 차가운 니케의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 너만 결백하다면 기억소거도 괜찮은 편이지. 결백치 못하다면 기억소거가 별 소용은 없을테지만. 이도저도 싫다면 권총을 주도록 하지. 잘 선택해. 대답은 나 다음으로 들어온 내부보안부 요원에게 하라."
진은 완전히 실망해서는 시니컬하게 대꾸했다.
" '네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는 빼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 알면서 오신 건 아니었습니까?"
니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 마지막이다."
니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시가의 연기가 코를 찌르는 이곳에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진은 그래도 인사는 해 주기로 결정했다.
"참, 나. 심리테스트 마지막 질문은 듣고 가세요."
니케는 고개만 약간 돌리고 대답했다.
"들어는 주지."
진은 선글라스를 벗어 공중으로 던지며 마지막 한 마디를 뱉었다.
"Are We Cool Yet?"
진은 어떤 공간 속으로 녹아들어갔다. 그곳에서 진은 떨어지고 있었다. 곧 진의 발이 가볍게 콘크리트 바닥에 닿았다.
키 큰 사내가 소리를 듣고 일어나 진 쪽으로 걸어갔다.
"어땠냐?"
"인생은 일장춘몽."
진의 주먹이 사내의 주먹과 가볍게 부딪혔다.
스튜디오에 홀로 남은 니케는 씩 웃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tabview가 3개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냥 모래상자를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서브페이지 01
비평
자캐
SCP 라디오에서 자정을 알려드립니다. 단파 4.625MHz, 중파 114.625MHz. SCP-1984 FM입니다. U.V.B.O.
앤솔이다. 근데 또 사고를 쳤다니,내 흑역사는 언제 끝나는가. 칠판에 쓰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