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렬번호: SCP-XXX-KO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XXX-KO는 손상된 외벽을 복구하고 입구를 막아 보호한다. 정해진 날짜에는 대상에게 1등급 인원을 파견시켜 태엽을 감아주는데, 태엽은 완전히 감아줌을 원칙으로 한다. 대상의 태엽을 감는 날짜는 대상이 속한 제74기지 사령관에 의해 정해지는데, 최대 29일마다 완전히 감아주어야 한다. 대상에 진입할 수 있는 입구는 비밀번호 잠금 처리된 철제문 뿐이다. 비밀번호는 제74기지 사령관이 태엽을 감도록 파견된 인원에게 전달해 주며, 비밀번호는 사용한 후에 변경된다.
제74기지에서는 매일 대상 근처에 설치한 CCTV를 모니터링하여 대상에게 위협이 될 만한 요소들을 찾아내며, 미리 제거한다. 모든 재단 인원은 기시감을 느낄 시 제74기지에 보고해야 하며, 데자뷔 현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날 시에는 즉시 경계 태세에 들어간다. 경계 태세에 들어가면 대상에게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 출동 가능한 기동특무부대가 파견되며, 제74기지의 경비 요원들이 출동하여 기동특무부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대상을 경호해야 한다. 대상에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요소들은 모두 제거되어야 하는데, 대상을 고의적으로 발동시키려는 내부 인원이 있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반드시 인원들끼리 서로 경계하여야 한다. 경계 태세일 때에는 대상에 접근하는 인원을 살상 무기로 제압할 수 있다. 태엽을 감는 날짜는 경계가 풀릴 때까지 미뤄지는데, 이상을 발견하고 해결했을 시에는 바로 다음날 태엽을 감으며, 마지막으로 태엽을 감은 날짜로부터 27일이 지날 때까지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시에는 제74기지 사령관이 대상의 태엽을 감을 시간을 결정한다. 태엽을 감아도 일주일 동안 경계 태세가 유지된다.
대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제74기지 사령관 혹은 O5 인원의 동의가 필요하며, 접근하기 전에 먼저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제74기지의 경비 요원 한 명이 동행하여야 하는데, 경비 요원은 필요한 경우에 접근하는 인원을 비살상무기로 제압할 수 있다. 대상을 이용한 실험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며, 실험이 민간인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나, O5 평의회의 허가가 있으면 진행될 수 있다.
이 특수 격리 절차는 시간 역행설을 기반으로 하였다.
설명: SCP-XXX-KO는 5m*5m*25m 크기의 시계탑이다. 대상의 앞면에는 침이 하나만 존재하는 시계가 달려 있으며, 이 시계는 시간 대신 40도마다 알려지지 않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 시계의 침은 1년에 한 바퀴를 도는데, 이 수치는 동력원인 태엽이 감긴 정도와 상관없이 항상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내부는 지하까지 매우 복잡한 톱니바퀴 구조가 이어져 있다. 대상의 톱니바퀴 구조가 너무 빽빽하여 구조 내부를 관찰할 수는 없으나, 톱니바퀴 구조는 모두 정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의 중심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나선 계단이 존재하며, 지하층의 중심에는 시계탑의 동력원인 지름 2m의 태엽이 존재한다. 태엽은 최대로 감으면 30일 동안 작동하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대상의 특성에 의하여 명확하게는 알 수 없다. 태엽을 감는 장치에는 프리휠이 있어 태엽을 정지시키는 행위는 (대상을 파괴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대상의 특성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은 관찰할 수 있으나, 대상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작용하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는 유력한 두 개의 가설을 같이 작성하나, 두 가설이 틀릴 수도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시간 역행설: 대상의 태엽이 완전히 풀려 시계가 작동하지 않게 되면, 마지막으로 태엽을 감았던 때로 시간이 되돌아간다. 대상의 특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기시감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간이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 기시감은 무작위적인 사람에게 나타나며, 보통 대상에 의해 일어나는 기시감은 일반적인 기시감보다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되돌아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대상의 태엽을 감아주어야 하는데, 이를 통하여 대상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상은 태엽 장치(시계를 포함)의 작동이 방해를 받았을 때, 즉 태엽 장치가 공격을 받았거나 누군가 태엽 장치를 멈추었을 때 시간을 되돌리고, 그로 인하여 생기는 기시감으로 태엽 장치의 작동을 방해하는 누군가의 행동을 멈추거나 누군가가 대상을 보호하도록 만든다. 가끔 시간이 되돌아갈 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 예지력이 발현되기도 한다.
시간이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기억이 일부 남아 데자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대상이 시간을 완벽하게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상이 시간을 되돌릴 때 아주 작은 오차가 발생하고, 시간이 수없이 되돌아가면서 오차가 누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오차가 인간의 기억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발생한 예는 찾지 못하였다. 대상의 특성이 절대적이라는 점과 대상의 특성이 태엽을 감은 후에만 나타난다는 점은 대상이 실제로 시간을 되돌린다는 증거이다.
대상은 태엽을 감았을 때로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태엽을 감는 시간을 신중히 정해야 한다. 대상의 태엽을 감은 지 5분 만에 대상에게 위협이 닥쳐온다면 시간이 되돌아가더라도 겨우 5분 전이기에 대처하기가 힘들겠지만, 대상의 태엽을 감은 지 1주일 만에 대상에게 위협이 닥쳐온다면 그것은 대처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데자뷔설: 대상은 미래에 자신의 태엽이 완전히 풀려 작동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 데자뷔 현상을 만들어낸다. 보통 대상이 일으키는 기시감은 일반적인 기시감보다 더 강하며, 무작위적인 사람에게 나타난다. 대상의 특성에 의하여 드물게 예지력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대상은 기시감을 일으켜 누군가가 '시간이 되돌아가고 있다'라고 착각하게 만들며, 이를 통하여 그 누군가가 대상의 태엽을 감도록 만드는데, 이를 통해 대상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상은 태엽 장치(시계를 포함)의 작동이 방해를 받으려고 할 시, 즉 태엽 장치가 공격을 받으려고 하거나 누군가 태엽 장치를 멈추려고 할 때 기시감을 일으켜 태엽 장치의 작동을 방해하려고 하는 누군가의 행동을 멈추거나 누군가가 대상을 보호하도록 만든다. 대상은 최대 한 달 후의 미래를 예측하여 이런 현상을 만들어낸다. 즉, 한 달 후에 공격을 받을 것을 예측하고 데자뷔 현상을 만들어 누군가 자신을 보호하도록 만들거나, 자신의 태엽을 감아주지 않을 것을 예측하고 태엽을 감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상의 특성이 절대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사람들의 심리만을 조작한다는 점과 데자뷔 현상이 무작위적인 사람에게서 나타난다는 점을 보면 절대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해당 가설을 입증하는 실험은 이미 설계되어 있으나,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에게 극심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 실험을 진행할 수 없을 뿐이다. 이하 다시 설명
대상은 199█년 9월 ██일 J████ 요원이 ███ 사막을 지나가다가 최초로 발견하였는데, 발견 당시 대상은 크게 기울어진 상태로 언덕에 기대고 있었으며, 외벽이 반 이상 무너져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특수 격리 절차에 따라 대상의 외벽을 모두 복구한 상태이며, 밖으로 드러나 있던 시계 또한 가려진 상태이다. J████ 요원의 진술에 따르면 대상은 발견 당시에도 작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J████ 요원이 대상은 원래 멈춰있었으며, 자신이 처음으로 작동시켰다고 자백하였는데, 이에 따라 새로운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관된 견해는 나오지 않았다. (자세한 것은 부록 참조.) J████ 요원이 대상을 작동시킨 이후 2주간 재단 요원들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기시감을 느끼기 시작하여 대상의 변칙적 특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상을 발견했을 때와 몇몇 실험에서 대상의 영향을 받은 민간인 대부분에게는 C등급 기억 소거를 실시하였으나, 기억 소거를 받지 못한 사람도 상당히 존재한다.
대상의 정확한 변칙적 특성을 알아내기 위하여 일부 SCP 개체들이 이용되었다. 실험 XXX-KO-04를 통하여 대상에 의해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였으나, 여전히 대상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자세한 것은 부록 참조.)
부록 XXX-KO-01: 실험 기록 XXX-KO
실험 기록 XXX-KO-1
실험 일자: 200█년 11월 ██일
실험자: 연구원 M.
실험 내용: XXX-KO의 태엽을 감지 않아 데자뷔 현상이 발생하면 D-45543에게 SCP-023-KO를 장착시켜 행동을 거꾸로 하게 만든다. 되감기의 진행 속도는 4배속으로 하며, 총 10일간 실험이 진행된다. 실험 이전 40일간 D-45543의 행동은 모두 기록되었다.
결과: XXX-KO의 태엽을 감지 않은지 13일이 지나자 약한 데자뷔 현상이 발생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D-45543은 기록과 일치하는 모든 행동을 거꾸로 하였다. 특이한 점은 없었다.
견해 1: 데자뷔설이 맞았습니다. 시간 역행설에 따르면 D-45543은 분명히 우리가 '겪었었던 미래'를 행동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죠. 대상은 그저 데자뷔를 만들어낼 뿐이지, 결코 시간을 되돌리지는 않습니다.
견해 2: 아닙니다. 되돌려진 시간의 기억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일들이 이미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D-15543의 행동이 기록과 일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 실험이 시간 역행설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실험 기록 XXX-KO-2
실험 일자: 200█년 11월 ██일
실험자:
실험 내용:
실험 기록 XXX-KO-3
실험 일자: 200█년 3월 ██일
실험자:
실험 내용:
실험 기록 XXX-KO-4
실험 일자: 200█년 2월 ██일
실험자: D-42215
실험 내용: SCP-014-KO를 이용하여 대상의 정확한 특성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질문은 문서 형식으로 하며, 질문자가 [편집됨]될 가능성이 있어 D계급 인원이 질문을 작성한다.
결과: 부록 XXX-KO-02 참조.
부록 XXX-KO-02: 다음은 SCP-014-KO와의 질문/답변 내역이다. 실험 XXX-KO-4.
A.A에게(for A.A)
질문:
안녕하세요, A.A. SCP 재단입니다. 저희가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SCP-XXX-KO의 정확한 변칙적 특성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대상의 변칙적 특성이 시간을 되돌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데자뷔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 혹은 그 이외의 것인지 말이죠. 대상의 정확한 변칙적 특성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내역
오늘도 저희 A.A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이 도대체 몇 번째 질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정말, 정말로 의지가 대단하시군요! 슬슬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요? 이전에 문의해 주셨던 것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 계속 문의를 주고 계신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건가요?
이번에도 저번과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죠?
앞으로는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만, 다른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질문으로써 저희 A.A를 찾아뵈어 주신다면, 저희는 최선을 다해 질문에 대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저희의 노고를 생각하여 10달러를 책정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연구원 한스의 견해: SCP-014-KO와의 실험을 통해 '대상의 정확한 변칙적 특성을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상의 특성도 발견하게 되었죠. 분명히 대상에 의해 나타나는 데자뷔 현상은 무작위적일 텐데, A.A는 기시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중 그 누구도 기시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상이 우리에게 데자뷔 현상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조절을 한 것일까요? 하지만 A.A의 답변을 보면 기시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완전히 보존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럼 대상은 시간을 되돌릴 때 누군가의 기억을 보존할 수도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기억을 조작할 수도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데도 어째서 지금껏 그러지 않은 걸까요? 기억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 A.A의 특성 때문에 A.A의 기억을 지우지 못한 것일까요? 많은 가설들이 나오겠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왜 이렇게 사실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도 없는 가설들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하는 거죠? 우리는 대상을 격리하는 법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대상이 지능을 가지고 있던 아니던, 대상은 일부러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휘둘리지 말고, 그냥 대상을 격리하는 데에 집중하면 됩니다.
알프레드 박사의 견해: 이제 시간 역행설이니, 데자뷔설이니 하는 짓은 다 쓸모없습니다. 어쩌면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어쩌면 둘 다 틀릴 수도 있죠.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대상의 손아귀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유한 과학 기술, SCP 개체, 뛰어난 두뇌의 박사들… 이것들은 그저 대상의 이용거리일 뿐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실험들은 그저 대상의 막강함을 입증해 주었을 뿐이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대상은 모든 인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상이 현실에 존재하던 자연스러운 현상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대상의 영향을 받은 사람을 '대부분' 찾아 기억 소거를 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실험을 위해 대상을 발동시키는 행위는 민간인의 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자,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그저 대상의 특성이 발현하지 못하도록 태엽을 감으며, 대상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대상을 이용한 실험은 더 이상 가치가 없으며, 따라서 어떤 실험도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답변내역
오늘도 저희 A.A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는 고객님의 반복된 질문에 대하여 저희가 드린 답변에 대해 문의를 주셨는데요.
저희는 고객님이 계속 같은 질문만 하시자 아주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고객님이 저희를 시험해 보려고 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죠. 저희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히 고객님의 시험을 통과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 저희의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나 버렸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그것도 같은 질문을 반복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죠.
저희는 마침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대신 다시는 그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면 고객님의 질문이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실제로 그래서 다행이었습니다.
저희가 드렸던 답변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질문은 저번처럼 많이 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희의 노고를 생각하여 10달러를 책정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부록 XXX-KO-03: 면담 기록 XXX-KO-1
면담 대상: J████ 요원
면담자: 브레드 박사
서론: SCP-XXX-KO의 최초 발견자인 J████ 요원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원래 J████ 요원은 발견 당시에 이미 대상이 작동하고 있다고 진술했었으나, 자신이 대상을 처음으로 작동시켰다고 ██년 만에 자백했다.
<기록 시작>
브레드 박사: 안녕하신가, J████ 요원.
J████ 요원: 아, 네! 안녕하세요.
브레드 박사: 자네가 SCP-XXX-KO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또 작동시켰다고 들었다만.
J████ 요원: 아아… 그거 말인가요. 계속 말할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어떤 징계가 올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모두들 알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걸 작동시켜서 상당히 골치 아파졌죠? (옅은 웃음)
브레드 박사: 자네가 그걸 작동시켰던 것은 오히려 잘한 일이네. 만약 자네가 아니라 민간인이 작동시켰었다면 대상을 확보하지 못하여서 세계적으로 아주 큰 혼란이 일어났을 거야. 징계도 걱정 말게. 모두 사실대로 말한다면 자네의 직책을 유지할 수 있을 걸세. 아무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네. 당시 자네가 대상을 발견했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해주게.
J████ 요원: 네. 그… 저는 [편집됨]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면서 ███ 사막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물론 동료들도 같이 있었죠. 원래 저희는 사막을 건너 [편집됨]에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약간 틀어서 [편집됨]으로 갔죠.
브레드 박사: 이유는 뭔가?
J████ 요원: 뭐랄까… 그냥 그쪽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딱 느낌이 왔어요. 조금 돌아서 가는 귀환 루트가 되었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식량이랑 물은 충분했고, 낙타 체력도 괜찮았거든요. 그렇게 가다가… 그걸 발견하게 된 겁니다. 외벽이 상당히 훼손되어 있었고, 50도 정도는 기울어져 있었을 거예요.
브레드 박사: 대상을 작동시키게 된 계기는 뭐지?
J████ 요원: 엄… 그것도 그냥… 해보고 싶었습니다. 대상을 발견했을 때, 시계탑이 사막에 있는 게 정말 이상했어요. 동료들은 보내고 저 혼자 들어가서 수사를 해 보았습니다. 안에 있는 톱니바퀴들을 보니까 SCP-914가 생각나는 거 있죠? 물론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보고서는 읽어봤거든요. 거의 그 정도였어요. 엄청 복잡했죠. 아, 죄송합니다. 잠깐 샜네요.
브레드 박사: 괜찮네. 계속하게.
J████ 요원: 나선 계단이 있길래 내려가 봤습니다. 그리고 거기 중심에서 태엽을 발견했죠. 좀 컸어요. 지름이 2미터 정도 됐을라나… 태엽 감는 장치가 달려있어서 태엽을 감아봤어요. 이상하게 그게 그렇게 감고 싶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다행인 건 제가 그걸 완전히 감았었다는 겁니다. 조금만 감았었다면 녀석을 확보하지 못 했을 수도 있거든요. 사막까지 갈 시간이 안되니까. 아, 태엽을 감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던 거 아세요? 인형 등 뒤에 있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요, 정말로. 분명히 오래 방치되었을 텐데 굉장히 부드러웠고, 또 태엽을 감자 톱니바퀴들, 그 복잡한 톱니바퀴들을 움직이는 걸 보니-
브레드 박사: 그래서?
J████ 요원: 아, 흠! 죄송합니다. 어… 그게 끝이었어요. 맞다, 톱니바퀴를 만져보기도 했는데, 완전 새것 같더라고요.
브레드 박사: 새것 같았다고?
J████ 요원: 네. 정말 반짝반짝 광이 났어요. 그때는 말이죠. 지금은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브레드 박사: 알겠네. 자, 그러면 이제 대답해 줄 시간이군. 왜 자네가 태엽을 감았다고 말하지 않은 건가? 왜 원래부터 작동중이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던 거지?
J████ 요원: …있잖아요, 박사님. 그 전에 이 말을 먼저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브레드 박사: 말해보게.
J████ 요원: 그… 저는 대상을 멈추어야 할 날이 언젠가 올 거라고 믿습니다.
브레드 박사: 멈추어야 할 날? 왜 그렇게 생각하지?
J████ 요원: 그러니까, 제가 그걸 처음 발견했을 때도 그랬고, 멈춰있었잖아요. 하지만 그게 잘못 작동했다던가 해서 멈춘 건 아닌 것 같다는 거죠. 아시잖아요, 제가 발견했을 때 막 기울어져서 반쯤 부서져 있고 했던 거. 누군가가 멈춘 겁니다.
브레드 박사: 흥미롭군. 계속해보게.
J████ 요원: 제 생각일 뿐이지만, 대상은… 점점 강해지는 녀석입니다. SCP-014-KO랑 실험할 때 그랬잖아요. 원래 있던 특성이 발현된 게 아니라 새로 생긴 것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녀석의 실험을 O5 평의회의 허가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게 제한했는데, 그래서 녀석에게 새로운 특성이 생겼음에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대상의 태엽을 감아줄수록 그것은 계속 강해질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게 우리를 점점 더 죄어올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녀석을 막을 수 없을 정도까지 되면… 그때는 정말 답이 없는 거죠. 우리가 있기 이전에 이걸 깨달은 어떤 사람이 녀석을 파괴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특성, 녀석의 재생 능력 때문에 대상이 다시 부활한 겁니다. 좀 억지스럽긴 해도, 재생 능력이 없을지 누가 압니까? 톱니바퀴들도 제가 발견했을 때는 새것 같았고, 태엽도 부드러웠고… 그리고 우리가 녀석을 발견한 후로 녀석이 손상된 것은 본 적도 없습니다. 아무튼, 저는 멍청하게도 재생된 녀석을 다시 작동시킨 겁니다. 저 때문에 다시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데자뷔설이 맞든, 시간 역행설이 맞든, 우리는 녀석이 더 강해지기 전에 녀석을 막아야 해요. 시간 역행설이 맞으면 조금 힘들겠지만 말이죠. (웃음)
브레드 박사: 잘 들었네. 자, 그러면 이제 대답할 준비가 된 건가? 이 면담은 자네를 위한 것이기도 하면서, SCP-XXX-KO의 정확한 변칙적 특성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기도… 이런 [욕설 편집됨]! 야! 이새끼 빨리 제압…
J████ 요원이 준비해 온 칼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
<기록 종료>
후론: J████ 요원은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왜 J████ 요원이 이런 행동을 했는지, 어째서 소지품 조사에서 칼을 발견하지 못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J████ 요원은 해당 SCP 개체를 담당하는 요원도 아니었으며, 학벌도 별로 좋지 않았기에 요원의 견해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나, 해당 면담을 통해 새로운 견해들이 등장하고 있다.
태그: scp ko 유클리드 파괴불가능 시간 정신조작 건물 태엽장치 외부엔트로피 반복(?)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