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실험장

이 샌드박스는 더이상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후속 샌드박스로 이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샌드박스 2호기

샌드박스 3호기

새로운 샌드박스에 초안 페이지를 생성한 뒤, 이 페이지의 설정 → 페이지 소스에서 내용을 복사해 옮겨붙이시면 됩니다.
이전에 어려움이 있다면 포럼이나 대화방에서 운영진에게 문의하세요.


“지나친 욕망, 지나친 증오, 지나친 권력과 같이 지나친 고통은 죄악이다. 지나친 것은 썩기 마련이고 본래의 성질을 잃고 만다. 주어진 삶 이상의 것을 바라며 무리하게 제 육(肉)을 변형시키니, 본래의 정신마저 희미해지고 곧 마라와 같은 형상이 된다. 어찌 고통이 아니랴.”1

20131101195335%21Antti_Aarne.png

라우노 내래넨, 핀란드에서 1971년 촬영함.

평가: 0+x

[[div class="note_g"]]

날은 추웠으나 햇살이 돋은 덕에 그렇게까지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해를 받아 윤기가 나는 흙이 눈에 들어왔다. 농(農)을 위한 토(土)를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오랜만에 맡는 흙냄새는 고요했다. 언젠가 전답을 지나던 일이 떠올랐다. 근면한 농부의 무리가 농가를 부르며 밭을 갈던 때.

철현은 허리를 숙여 흙을 손에 쥐어보았다. 흙에는 온기가 머물러 있었다. 그의 입에 작은 미소가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흙을 묻히고 밭을 갈던 때가 있었지. 스승들을 모시고 노상에 오래 기거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할 때에 구걸만으로 끼니를 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결국은 철현이 나서서 화전을 일구고 농사를 지어야 했다. 물론 그를 제외하고도 몇 명의 제자들이 더 힘을 합쳤지만.

제자들… 그 많던 문하생들은 어디로 갔는고— 철현은 문득 흙을 손에서 털어버린다. 뼛가루가 지금 이 흙처럼 그의 손에서 떨어지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두술을 배워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나서던 이들이 한 줌 재로 흩어지던 순간들— 그것이 시쳇말로 아이러니라고 하는 것이리라. 두술사의 학문이 영영 끊겨버린 지금에 그 아이러니는 가장 크게 몸을 불리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니카호 일족도, 양두파도 사라졌다. 데루토라도, 고젠도, 도르지도, 삼미도, 후미코도, 하쓰요도 모두 떠나갔다. 손님네마저 와해되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흙이 모두 떨어지자, 철현은 잠시 손을 그렇게 펴고 서 있었다. 손아귀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결을 느끼기 위해서.

[[div class="note_n"]]

날은 추웠으나 햇살이 돋은 덕에 그렇게까지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해를 받아 윤기가 나는 흙이 눈에 들어왔다. 농(農)을 위한 토(土)를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오랜만에 맡는 흙냄새는 고요했다. 언젠가 전답을 지나던 일이 떠올랐다. 근면한 농부의 무리가 농가를 부르며 밭을 갈던 때.

철현은 허리를 숙여 흙을 손에 쥐어보았다. 흙에는 온기가 머물러 있었다. 그의 입에 작은 미소가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흙을 묻히고 밭을 갈던 때가 있었지. 스승들을 모시고 노상에 오래 기거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할 때에 구걸만으로 끼니를 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결국은 철현이 나서서 화전을 일구고 농사를 지어야 했다. 물론 그를 제외하고도 몇 명의 제자들이 더 힘을 합쳤지만.

제자들… 그 많던 문하생들은 어디로 갔는고— 철현은 문득 흙을 손에서 털어버린다. 뼛가루가 지금 이 흙처럼 그의 손에서 떨어지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두술을 배워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나서던 이들이 한 줌 재로 흩어지던 순간들— 그것이 시쳇말로 아이러니라고 하는 것이리라. 두술사의 학문이 영영 끊겨버린 지금에 그 아이러니는 가장 크게 몸을 불리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니카호 일족도, 양두파도 사라졌다. 데루토라도, 고젠도, 도르지도, 삼미도, 후미코도, 하쓰요도 모두 떠나갔다. 손님네마저 와해되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흙이 모두 떨어지자, 철현은 잠시 손을 그렇게 펴고 서 있었다. 손아귀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결을 느끼기 위해서.

[[div class="note_h"]]

날은 추웠으나 햇살이 돋은 덕에 그렇게까지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해를 받아 윤기가 나는 흙이 눈에 들어왔다. 농(農)을 위한 토(土)를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오랜만에 맡는 흙냄새는 고요했다. 언젠가 전답을 지나던 일이 떠올랐다. 근면한 농부의 무리가 농가를 부르며 밭을 갈던 때.

철현은 허리를 숙여 흙을 손에 쥐어보았다. 흙에는 온기가 머물러 있었다. 그의 입에 작은 미소가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흙을 묻히고 밭을 갈던 때가 있었지. 스승들을 모시고 노상에 오래 기거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할 때에 구걸만으로 끼니를 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결국은 철현이 나서서 화전을 일구고 농사를 지어야 했다. 물론 그를 제외하고도 몇 명의 제자들이 더 힘을 합쳤지만.

제자들… 그 많던 문하생들은 어디로 갔는고— 철현은 문득 흙을 손에서 털어버린다. 뼛가루가 지금 이 흙처럼 그의 손에서 떨어지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두술을 배워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나서던 이들이 한 줌 재로 흩어지던 순간들— 그것이 시쳇말로 아이러니라고 하는 것이리라. 두술사의 학문이 영영 끊겨버린 지금에 그 아이러니는 가장 크게 몸을 불리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니카호 일족도, 양두파도 사라졌다. 데루토라도, 고젠도, 도르지도, 삼미도, 후미코도, 하쓰요도 모두 떠나갔다. 손님네마저 와해되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흙이 모두 떨어지자, 철현은 잠시 손을 그렇게 펴고 서 있었다. 손아귀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결을 느끼기 위해서.

글줄.

인용문 글줄.

마르셀 뒤샹 샘
바나나

텍스트를 여기에 넣어주세요. 이 글이 초안이라고 가정합니다.

글줄.

인용문 글줄.

역병신에 대하여

야 역병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타는 살결을 견디지 못하여
어린 육체(肉體)가 나를 이끌어
밤 한가운데 선다

죽음처럼 부는 바람에
누가 그리도 슬피 우러
바람은 적막(寂寞)하게 통곡(痛哭)하누나

담뱃재 흩날리는 새벽의 기(氣)
바투 잡은 난간 위에
나의 손은 비틀리고

주인 없는
옛 황제(皇帝)의 고궁(古宮) 아래
죄 없는 새끼 양은
호올로 어이 죽어가야만 했는가

아 시야(視野)는
보이지 않는다.

마 니 도라이가


이 샌드박스는 더이상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후속 샌드박스로 이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샌드박스 2호기

샌드박스 3호기

새로운 샌드박스에 초안 페이지를 생성한 뒤, 이 페이지의 설정 → 페이지 소스에서 내용을 복사해 옮겨붙이시면 됩니다.
이전에 어려움이 있다면 포럼이나 대화방에서 운영진에게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