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도시와 잿빛 하늘로 물든 당신의 눈은
화려한 조명 앞에서 녹아버릴지도 모르겠군요
눈감고 살아갈 수 있을만큼 반복된 삶을 살아왔다면
저희의 쇼를 보고 도망쳐버릴지도 모르겠군요
이걸 저희의 탓이라 하지 마시길
저희는 그저
당신의 삶에 눈부신 조명을 비추고,
쉼없이 돌아가던 쳇바퀴를 멈추고,
끈적한 안개와 캄캄한 어둠을 몰아낸 것 뿐이니까
당신은 이것이 끝내 꿈이라 말할 테지만,
저희는 이것은 꿈이 아니라 답할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에 꿈이 스며들고
환상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겁니다
하늘을 바라보길 그만두었다면
저희를 믿고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보시길
썩어가는 상처들의 고름이 씻겨나가는
에메랄드빛 비가 내리는 것을 알아챌 겁니다
흐르는 눈물이 비와 섞이고
흐르는 피가 비와 맞닿아
당신은 삶이 달라졌다는 걸 느낄 것입니다
천막 너머를 들여다볼 준비가 됐다는 뜻이죠
이제 쇼를 즐길 준비가 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