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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의 샌드박스입니다
어쩌다 보니 위키닷 카르마랑 닉이 같아져 버렸네요
번역활동을 주로 하려고 들어왔지만 틈틈히 SCP도 창작하려고 합니다.
번역 예정, 번역 중인 자료 목록
SCP 더미자료/구상 보관소
집단공황을 어떻게 하면 변칙적 개체로 분류할 수 있는가.
역붕괴학이라…
가만히 내버려두면 엔트로피가 저절로 감소하는 물질?
아 저 책을 집고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해당 법칙이 정설인 대체현실로 이동하는 걸로 할까
이과 애들을 좀 잡아와야겠네
원근감을 이용한 개체는 어떨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이 개체의 영향 내에 놓인 모든 대상은 개체 사용자의 시점에서의 크기로 변하는 거지
안경 같은거로 하면 되려나
내가 사는 세상이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당연히 재단 측은 지금의 현실이 현실이라고 본다.
그러나 과연 현실이 현실인가?
사실 우리 세상도 상위 개체들에 의해 임의로 작성된 하나의 소설은 아닌가.
외형은 일반적 너프인데 변칙적 특성을 띄는 건?
탄에 맞으면 총도 맞은 대상도 멀쩡해 보여.
근데 맞은 뒤부터 몸의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거야.
결국 너프건으로 발사한 탄에 맞아도 실제 탄환에 맞은 것 정도의 고통을 느끼게 되는 거지.
발사한 사람은 PTSD와 비슷한 증세를 나타내는 설정도 좋을 것 같다.
+사실 회사는 해당 모델을 제작하지 않았다 뭐 이런 설정도 괜찮겠네
너프가 항상 실총을 베껴 만드는건 아니니까 실총에 너프 스킨을 끼우면 되겠다
네 [데이터 말소됨] 번째 생일을 축하한단다!
아이처럼 귀여웠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늠름하게 자라주었구나.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무리하게서라도 휴가를 내서 같이 있어 주어야 했는데 말이야.
다음 번 생일에는 꼭 휴가를 한 번 내 보도록 할게.
아, 요즘 네가 나처럼 군인이 되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으니 이 편지를 거기에 첨부해서 보낸다.
단순한 장난감이지만, 내 선물이 네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돌아왔을 때, 너의 진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주도록 할게.
그럼 이만 줄이마.
- ██████████ 에게, 사랑을 담아서, 아빠가.
개체의 영향 안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사용자를 광적으로 숭배하게 만드는 책이야.
책은 원래는 텅 비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
현재 마지막 페이지를 빼놓고 역대 사이비 교주들의 이름들이 적혀있어.
마지막 페이지의 우측 하단에는… 음… 의미심장한 글귀가 인쇄되어 있는 게 좋겠지.
최근 [데이터 말소]년 안에 죽은 가족 구성원, 친분이 있던 사람이 존재하는 대상에게 발생하는 현상이야.
모르는 번호로 전화, 문자 등이 계속되는데 막상 전화를 받거나 메세지 본문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 뿐이지.
전화로는 음성이, 문자로는 사진이 지속적으로 전송돼.
이 음서이랑 사진들을 잘 조합하면 특정 메세지가 나오지.
조난 신호로 할까. 이건 고민해봐야겠네
이런 건 어떠려나.
요즘 SNS같은거 많이 하잖아. 뭐 영상 공유 사이트도 좋고, 여기선 그냥 썰 푸는 곳이라고 하자고.
어느 순간부터 모든 글의 8번째 댓글에 글리치가 생기는 거지.
흠… 이건 좀 평이한 느낌이 드는데.
이름은 괜찮아 보이네.
개체 재심사중
재단 소속 단말기 (처럼 보인다)
사실 평행 세계의 재단 단말기인 것임.
평행 세계는 여러 개 있을 테니 단말기 조작을 통해 전환할 수도 있고
이쪽 현실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평행 세계의 단말기.
도쿄대공습 '예배당 작전' 을 기반으로 한 개체
실제 유물을 가져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개체 재심사중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무기들.
MIA 처리된 핵폭탄도 괜찮고, 실제 격침으로 보고되어 있는 함선들이 사실 살아있다는 설정도 괜찮겠다.
그레이 구 시나리오랑 비슷한 느낌일 거 같은데.
+카미카제를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모든 카미카제 대원들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으니 한 명을 창작하는 거지.
현대 일본 군함을 공격하는 카미카제라.
개체 재심사중
나카토급 2번함 '무츠'. 1943년 6월 8일 12시경 폭침.
원인불명.
무언가에 의해 탄약고 유폭, 선체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됨.
'무언가' 라.
+무츠는 한번도 실전에 투입되지 못하고 바로 폭침됨.
살아남은 승조원들은 전방 해군기지 (옥쇄 지역) 으로 강제로 보내짐.
루프물 만들 수 있으려나.
세계대전 중 일본 소속 선전 매체 도쿄 로즈에서 잠수함 편대에 불길한 암시를 한 적 있음.
이 방송이 지속되는 건 어떨까.
평행 세계에선 세계대전이 훨씬 더 오래 이어지고 있거나, 일본이 이긴 거지.
다른 세계에서 수신되는 라디오라. 이과 또 잡아야겠네
계속 웃게 만드는 밈적 요소?
이미 있지 않을까.
흑막 같은거를 넣어보면 좋을 것 같네.
다이몬은 본래 선악을 동시에 가지는 개체였지만
인간이 악으로 규정해버리는 바람에 이름도 잃고 선한 모습도 사라졌지.
‘데몬’ 이라고 불러야 하나.
+길가메시 서사시도 보는 게 어때
엔키두나 사탄이나 다이몬이나 다 같다는 설정도 좋고.
자신들의 조상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착각을 주어 베트콩을 말소하자는 미군의 계획.
큰 스피커로 전통 장례 음악과 아들/딸을 찾는 노인의 목소리를 섞어 방송하였다.
이 '고스트 테이프 넘버 10'을 녹음한 디스크나 테잎으로 전파되는 일종의 저주 비슷한 SCP는 어떨까
재단은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지만
어쨌든 누군가를 죽이고 감금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위험을 무릅쓰고 피험자와 변칙 개체의 편에 선 재단 인원.
당신은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레버를 당기겠는가,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가?
+영생은 축복이 아니다.
제 2의 삶을 살게 해주는 요양원 책자.
죽음과 영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접촉시 책걸상이 있는 작은 방에 소환되고, 책상 건너편에는 한 남자가 앉아있다.
그에게서 죽음과 영생 중 무엇을 택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게 되고,
죽음을 택할 경우 죽는다.
영생을 택할 경우 현실의 자신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영혼은 작은 방에 남는다.
새로운 영혼이 선택을 하러 오기 전까지, 작은 방에 영원히 살게 된다.
새로운 영혼이 들어와 영생을 선택하게 되면 현실에서 깨어날 수 있기에
그들은 새로운 사람을 끊임없이 꼬드긴다.
인용구/경구 보관소
The cutting edge of newer world - ██████████ Kryuger
Historically it’s been considered bad luck to change the name of a boat. However, if you absolutely must change the name of a boat, a purging and renaming ceremony must be completed before the name is revealed or anything with the new name enters the boat.
서식 연습용 더미파일 보관소
Authorized personnel only. Please provide security codes for further information.
The content of the document has been expunged due to [REDACTED] procedure managed by DR.██████████.
면담 대상: B. Alex 박사
면담자: ██████████ Kryuger 박사
서론: 모르겠다. 그냥 어쩐지 면담실에 들어와 있는 두 사람. 누가 면담자이고 면담 대상인지조차 모르겠다.
<기록 시작>
B. Alex 박사: ?
██████████ Kryuger 박사: ??
<기록 종료>
결론: 우리 이거 왜 한 거야?
+레너 박사의 구문 알아두기.
SCP 더미를 발전시켜 만든 창작 개체 보관소
일련번호: SCP-XXX-KO
등급: 안전 (safe)
특수 격리 절차: SCP-XXX-KO는 제19기지 표준 안전 서랍에 넣어 보관한다. SCP-XXX-KO와의 상호작용은 항시 보호구 착용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며, 대상을 이용한 실험은 4등급 인원의 허가와 담당자 폴 한센 박사의 입회 아래 진행할 수 있다.
SCP-XXX-KO는 8.3 × 11.7 in 크기의 반투명한 서류 보관함에 넣어 보관하며, 혈액의 빠른 흡수를 위해 보관함 바닥에 면 소재의 흡수지를 여러 장 깐다. 흡수지는 하루 한 번 교체함을 원칙으로 한다. 격리실에 출입한 인원은 정신 감정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온전히 지니고 있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서도 SCP-XXX-KO와 개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을 직접 접촉해서는 안 되며, 흡수지의 교체와 격리 상태 확인 이외 목적의 접근은 불허된다. 모든 실험은 사건 XXX-01-A 이후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설명: SCP-XXX-KO는 11 x 8.5 in 크기의 트리폴드 (tri-fold) 형태로 제작된 요양원 홍보 책자이다. 앞면에는 '시스투스 요양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요양원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목록이 나열되어 있으며, 뒷면에는 간단한 약도와 요양원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약도가 가리키는 장소에는 평범한 가정집이 있었으며, 기재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 역시 해당 가정집에 연결된다. '시스투스 요양원'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드러났다.
SCP-XXX-KO는 현재 다량의 인간 혈흔이 묻은 표준 보고서 양식의 모습을 띄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SCP-XXX-KO와 직접 접촉해서는 안되며, SCP-XXX-KO를 이용한 모든 실험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SCP-XXX-KO는 누군가가 대상과 접촉했을 때 활성화 상태가 된다. 활성화 상태에서 SCP-XXX-KO는 접촉한 사람을 사라지게 만들며, 접촉한 사람이 사라져 있는 동안 SCP-XXX-KO의 변칙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후 최소 몇 분 부터 며칠 가량 시간이 흐른 후 접촉 대상은 SCP-XXX-KO를 만졌었던 장소에 다시 나타나며, SCP-XXX-KO는 다시 비활성 상태가 된다. SCP-XXX-KO의 변칙적 효과는 대상이 장갑을 비롯한 보호구를 착용했을 때에는 발현되지 않는다.
SCP-XXX-KO와 접촉했던 피실험자들은 접촉 이전의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인격은 기존의 자신과 상이함이 밝혀졌다. 이어진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SCP-XXX-KO와 접촉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격이나 새로운 인격에 관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비롯한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성별과 이름, 나이를 기억해내는 게 전부였으며, 해당 기억은 기존의 인격이 아닌 새로운 인격의 것으로 보인다. 피험자들의 공황 상태가 진정되고 나면 통상 절차에 따라 기억소거제를 투여해야 할지의 여부가 논의 중이다.
홍보 책자가 가리키는 가정집에 연락을 취한 결과, 해당 가정은 가족 구성원을 요양원에 보낸 이력이 있었으며, 요양원에 보내진 헨리 윌킨슨 (Henry Wilkinson) 씨는 요양원이 도산한 이래 실종된 상태였다. 실종 직전, 요양원으로부터 퇴거 통지를 받은 윌킨슨 씨는 가정으로 편지 한 통을 보내왔고 편지 내용을 이상하게 여긴 가족이 윌킨슨 씨를 찾으러 요양원에 방문했을 때 윌킨슨 씨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편지 내용은 부록 XXX-04를 참고.
부록 XXX-01: SCP-XXX-KO 실험 기록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105, 백인 남성, 나이 42세, 172cm.
실험 결과: 3일 뒤 신원 미상의 남성 인격 확인. 정확한 나이는 파악이 불가했지만 구사하는 어휘로 보아 노인으로 추정됨. 면담 도중 지속적으로 '토미 (tommy)' 라는 이름을 언급했으며, 이후 공황 상태에 빠져 추가적인 면담 진행이 불가능했음.
주석: 앞으로 면담은 유리창이 없는 곳에서 진행해야겠군.
SCP-XXX-KO의 형태가 변화하였음이 확인됨. 현재 형태는 담배 한 갑으로, 차 키, 영화관 티켓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물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음.
차후 실험에서는 실험 대상이 변한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심문실 내의 모든 반사체를 제거하는 방안이 승인됨.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516, 황인 남성, 나이 35세, 168cm. 폴리에틸렌 장갑 착용.
실험 결과: 변칙 현상 발견되지 않음. 이후 나일론과 면을 포함, 다양한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SCP-XXX-KO의 변칙성은 피험자가 대상에 직접 접촉할 경우에 발현되는 것으로 추정됨.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516, 황인 남성, 나이 35세, 168cm.
실험 결과: 1분 뒤 신원 미상의 남성 인격 확인. 언급한 바에 따르면 나이는 42세로 추정. 이외에 다른 정보는 기억하고 있지 않았음.
SCP-XXX-KO의 형태는 이후 담배 한 갑에서 변화가 없었음.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6313, 히스패닉계 여성, 나이 32세, 165cm.
실험 결과: 15초 뒤 신원 미상의 남성 인격 확인. 전체적인 말투나 사용하는 어휘로 보았을 때 D-516의 인격으로 추정됨.
SCP-XXX-KO의 형태는 이후 담배 한 갑에서 당초 형태였던 요양원 홍보 책자로 변형됨.
새로이 부여되는 인격과 기존 인격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 실험이 기획됨.
부록 XXX-02: 처음으로 기존 인격을 유지한 피험자의 사례가 관찰되었다. 이하는 피험자의 정보와 인터뷰 기록이다. 피험자는 15시간 이후 사망하였으며, 사인은 노환으로 인한 장기부전으로 밝혀졌다.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7390, 백인 남성, 나이 75세, 163cm.
실험 결과: 2일 뒤 D-7390의 인격 확인. 피험자는 기존 인격을 유지, SCP-XXX-KO와의 접촉을 포함해 사라졌었던 시간동안 발생한 변칙 현상을 기억하고 있었음. 피험자의 공황 상태가 진정된 후 면담을 진행했음.
면담자: 폴 한센 박사 (Dr Paul Hansen)
면담대상: D계급 인원 D-7390
[기록 시작]
D-7390: 아, 와줬구만 자네. 늙은이를 너무 오랫동안 혼자 둔 거 아닌가?
폴 박사: 죄송하지만 처리할 일이 좀 있었습니다. 영감님 건도 그렇고요. (잠시 정적이 흐른다.) 꽤나 진정되신 것 같군요.
D-7390: 막 일어났을 때 정신이 없어서 말일세. 나 때문에 당황했었다면 내 미안허이.
폴 박사: 아닙니다. 괜찮으시다면 바로 면담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종이뭉치를 뒤적이며) 그… 이름을 기억하신다고 하셨더군요.
D-7390: 기억하고말고. 아무리 늙었어도 그 정도는 기억한다네.
폴 박사: 혹시 이름 말고 다른 것들도 기억하고 계십니까?
D-7390: 음… 그 이상한 책자를 만진 뒤의 일을 얘기하는 건가? 아니면 나에 대한 기억을 얘기하는 건가?
폴 박사: 후자보단 전자가 더 흥미로울 것 같군요.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D-7390: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닐세. 아까 언뜻 보니 내가 그 책자를 만진 시점부터 한… 3일은 지난 것 같구만. 맞는가?
폴 박사: 정확하게는 2일입니다. 계속해주세요.
D-7390: (편하게 자세를 고쳐 앉으며) 아, 2일인가. 그 2일 동안 내가 한 거라곤 가만히 앉아 고민한 것이 다인 것 같군.
폴 박사: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순 없으신가요? '가만히 앉아 고민' 하셨다는 건-
D-7390: 아 그렇지, 그렇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여기 오기 전에 귀에 박히도록 들었어.
폴 박사: 그래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D-7390: 내가 그 책자를 딱 만졌을 때였지. 갑자기 주변이 온통 빨간색으로 변하더군. 아마 당신네들이 쓰는 말… 순간이동 이라고 하던가. 딱 그거였어. 꽤 좁아 보이는 작은 방이었는데 바닥이며 벽지며 전부 기분나쁜 빨간색이더군. 방 안의 가구라고는 책상 하나, 의자 둘이 다였어. 그리고 한 의자에는 여자가 한 명 앉아 있더만.
폴 박사: 여자라고요?
D-7390: 그래. 여자였다네. 젊은 처자 같았는데, 서른이 다 되어 보이더군. 저기 어디 남미에서 온 것 같더라고.
폴 박사: 일단 계속해주시죠.
D-7390: 그러지. 내가 거기로 막 순간이동을 했을 때 그 처자랑 눈이 마주쳤지. 나나 그쪽이나 둘 다 얼어붙었고. 그 상태로 한 10분은 있었던 것 같네. (등을 의자에 기대며) 그리고 내가 먼저 그쪽에 물어봤지. 대체 누구길래 이런 데에 혼자 앉아 있냐고. 그 처자는 대꾸도 안 하고 대뜸 울기 시작하더군. 그래서 내가 달래주기로 했지.
폴 박사: 갑자기 죄송합니다만, 혹시 라틴계 언어를 할 줄 아십니까? 아까 남미에서 온 여성분이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D- 7390: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당시에는 그런 문제를 딱히 자각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계속해도 되겠나? (폴 박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고맙네. 어쨌든 내가 조금 달래주니 울음을 좀 멈추고 이야기를 시작하더군. 그 처자도 여기 재단에서 보낸 거였다면서? 그쪽도 맨 처음 왔을 때 사람이 있었다고 하데. 어떤 남자였는데, 다짜고짜 영생에 체크 표시를 하라고 했다더군.
폴 박사: 영생? 체크 표시? (얼굴을 찌푸리며) 아직 이것들에 대해 설명을 안 해 주신 것 같군요.
D- 7390: 아, 내 정신 좀 봐. 아까 방 안에 책상이 있었다고 했었지? 그 위에 있던 요상한 종이쪼가리 얘길세. 나도 그걸 이용해서 밖으로 나왔달까.
폴 박사: 그 종이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D- 7390: 그러지. 뭔가 계약서 같이 생긴 종이가 한 장 놓여 있었어. 계약서에는 뭔가 거창한 말들이 적혀 있었는데… '대가' 니 '딜레마' 니 하고.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구만. 어쨌든 골자는 이거였어. 방 안의 두 명이 영생과 죽음을 선택하기 전까진 여기서 나갈 수 없다고. 맨 밑에는 '죽음과 영생 중,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라는 문구랑 선택을 할 수 있는 란이 있더군. 그래서 내가 '혹시 이거 둘 중 하나 골라야 되는 거요?' 라고 물어보니 그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그리고 '선생님 먼저 고르셔야 돼요' 라며 들고 있던 펜을 나한테 건네줬지.
폴 박사: 그리고 영감님은 '영생' 란에 체크를 하신 겁니까?
D- 7390: 아니, 그 반댈세. 나야 뭐 살 날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뭐하러 '영생' 란을 고르겠나. 애초에 온갖 지병을 다 달고 사는데 이 상태에서 영생하게 된다면 골골대며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닌가? 나는 그냥 평온히 주님 곁에 가고 싶네.
폴 박사: 그렇군요. 그게 다인가요?
D- 7390: 아마도. 나도 죽음에 체크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 죽기 얼마 안 남았다고 해서 삶에 미련이 없는 건 아니니까. (슬쩍 웃는다.) 지금이야 체크하고 난 뒤니까 이리 쉽게 말하지만, 사실 나도 영생에 체크하고 싶다는 묘한 충동을 느꼈다네. 그래서 그 처자한테 먼저 체크하라고 펜을 주기도 했지만, 그 처자는 계약서에 '나중에 들어온 사람부터 선택을 해야 한다' 라는 조건이 있다며 나한테 다시 펜을 건네주더군. 결국 이틀에 걸쳐서 죽음을 각오했는데 이렇게 살아서 돌아와버렸구만.
폴 박사: 그럼 그 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르시는 건가요?
D- 7390: 나야 알 도리가 없지. 언제 한번 만나면 밥이라도 같이 먹고 싶군. 꽤 참한 처자 같았는데 말이야. (자세를 고쳐 앉으며) 영생을 선택했으니 아마 잘 살고 있을 것 같구만.
폴 박사: 알겠습니다. 오랫동안 말하시느라 수고하셨네요. 특별한 요구사항 있으십니까? (의자에서 일어난다)
D- 7390: 지금 내가 절실한 건 휴식일세. 내 방으로 돌아가게 해주게.
[기록 종료]
주석: SCP-XXX-KO의 효과는 단순히 대상을 사라지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 것 같다. 추가 조사 요망.
SCP-XXX-KO의 형태는 요양원 홍보 책자에서 변화가 없었음.
부록 XXX-03: 이전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SCP-XXX-KO에 대한 추가 실험이 진행되었다.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5041, 백인 남성, 나이 33세, 183cm. '계약서' 내용을 외워 오라 명령했으며, '죽음' 을 선택하라는 지시를 내림.
실험 결과: 15분 뒤 D-5041의 인격 확인. 그에 따르면 '계약서' 에는 [무언가를 찾으러 온 자여, 욕망은 축복이 아닌 저주이니라.]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음. 문구 아래에는 '계약서'의 규칙들이 기재되어 있었고, 최하단에는 '영생' 과 '죽음' 을 고를 수 있는 란이 만들어져 있었음. 또한 이전 실험에서 묘사된 피실험자 D-6313은 여전히 방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됨. 30시간 이후 D-5041은 노환으로 인한 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음.
SCP-XXX-KO의 형태는 요양원 홍보 책자에서 변화가 없었음.
실험 대상: D계급 인원 D-2007, 흑인 남성, 나이 28세, 172cm. '영생'을 선택하라고 명령했으며, SCP-XXX-KO의 형태를 바꿔보라 지시함.
실험 결과: 30초 뒤 D-6313의 인격 확인. 자신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기억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 성별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말투나 어조 역시 D-6313과 일치했음.
SCP-XXX-KO의 형태는 D-2007이 즐겨 읽던 잡지 한 부로 변화했음.
부록 XXX-04: SCP-XXX-KO 발견 당시 홍보 책자가 가리키던 가정집에 배달된 편지 내용이다.
내 사랑스런 꼬마 토미에게,
갑자기 편지를 보내서 미안하구나.
요양원이 문을 닫는단다, 얘야.
돈을 보내라든가 나를 데리러 오라는 게 아니다.
나는 이미 여생을 편안히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단다.
아마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에서 고독을 즐기는 것이 나에게 가장 나을 듯싶다.
나에겐 사명이 있단다.
나같이 쓸모없는 늙은이가 무슨 사명이 있겠느냐마는,
끝없이 이어지는 욕망의 고리를 끊는 것이 내 새로운 사명이란다.
사람이란 언제나 끝을 알아야 하지.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는 법이건만
많은 사람들이 이 단순한 진리를 알지 못하는 것 같구나.
영원히 사는 건 축복보단 저주에 가깝다는 것을
너만은 똑바로 알아주었으면 한다.
언젠가 이 할아비가 가장 좋아하는 꽃에 대해 이야기한 때가 있었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시스투스(cistus)란다.
'나는 내일 죽는다' 라는 매력적인 꽃말을 지닌 꽃이지.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누구나 죽음을 초연하게 맞이하진 못하는 법이다.
죽음 앞에서도 제 몸을 불살라 죽음을 덤덤히 맞이할 수 있다면 이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이제 나는 영생을 얻고자 달려드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일을 하려 한다.
괴로운 영생보다 명예롭고 평화로운 죽음을 택하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랑을 담아서, 너만의 할아버지 헨리가.
사건 XXX-01-A: D-2007에 대한 최종 실험 이후로 SCP-XXX-KO의 총책임자인 폴 한센 박사가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O5 평의회는 폴 박사의 실종과 SCP-XXX-KO의 변칙성에 연관이 있다고 보아 SCP-XXX-KO에 대한 모든 실험을 금지했다. 해당 실험 로그는 폴 박사의 실종 직전 마지막으로 작성된 로그이다.
> [Paul_Hansen] 발견 당시 그 방에 있던 남자를 알 것 같다.
> [Paul_Hansen] 오 씨발 맙소사… 우리가 변칙성을 다시 촉발한 거였군…> [System] 보안 인가를 인증해 주십시오.
> [System]폴 한센 박사. 환영합니다.
> [System]SCP-XXX-KO 격리실 출입문을 개방합니다.> [Paul_Hansen] 내가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것이다.
> [기록 종료]
마지막 로그 작성 시점부터 1일 뒤, 폴 한센 박사는 SCP-XXX-KO의 격리실에 다시 나타났고, 조사 결과 D-2007의 인격이 확인되었다.
SCP-XXX-KO의 형태는 잡지 한 부에서 다량의 인간 혈흔이 묻은 표준 보고서 양식으로 변화했다.
해당 매세지는 SCP-XXX-KO의 표지에서 발견되었다.
아마 이 글은 많은 사람이 보진 못할 겁니다.
보나마나 '보안 인가' 니 뭐니 하는 걸로 꼭꼭 숨겨둘 게 뻔하니까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SCP-XXX-KO를 발견했을 당시, 이미 해당 개체는 성공적으로 격리된 상태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사람이 희생한 덕분에 영생을 노리는 멍청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 방에 들어가지 못했던 거죠.
'시스투스' 요양원이라니… 누가 그딴 이름을 가진 요양원에 관심이나 가지겠습니까?
윌킨슨 씨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그 작은 방에서 수 년간 외롭게 지냈던 겁니다.
그리고 가끔씩 들어오는 이들에게 영생은 죽음보다 괴로운 것이라고 설득하며 작은 방을 지켜왔던 거겠죠.
우리의 첫 번째 실험에서, 결국 그는 설득에 실패했습니다.
영생이라는 단어에 홀려 달려드는 이들이 끊임없이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뒤늦게 영생의 진실을 깨달은 이들은 기를 쓰고 다른 사람들을 방으로 유인하고 말입니다.
이 방에 혼자 있게 되면 SCP-XXX-KO의 외형을 바꿀 수 있더군요.
자신이 평소 자주 보던 물건에 한하긴 하지만, 어쨌든 자유자재로 외형을 바꾸어 다른 사람을 이 방으로 꾀어낼 수 있습니다.
지난 실험들에서 SCP-XXX-KO의 외형이 마구잡이로 변했던 건, 누군가가 찾아와주길 간절히 바랐던 것일 테죠.
저는 SCP-XXX-KO를 피가 뿜어져 나오는 보고서로 바꿔놓을 겁니다.
아무리 멍청해도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종이쪼가리를 장갑도 없이 집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저는 지쳤습니다.
영생을 고르든, 죽음을 고르든 간에, 한 번 이 방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불행해질 겁니다.
다시 현실로 내던져져 죽음에 이르든, 작은 방에 갇혀 영원히 고통을 받든, 모든 기억을 잃고 현실로 돌아가든 말입니다.
여태까지 너무나 많은 영혼들이 이 방에서 고통 받아왔습니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실험이 지속되지 않도록, 다른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제 죄를 갚을 수 있도록.
저는 윌킨슨 씨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죽음만도 못한 영생은 절대로 축복이 아닙니다.
-폴 한센
루루쨩 사건.
몇 년 지난 마당에 새삼스럽지만
추모 개념에서 인터넷 왕따에 대한 개체를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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