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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코툰
- 디코툰 소재
- 챗방툰
- 우주의 넓이를 이해하려 들지 마라
- SCP-454
- 재단이 최고 기밀 시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내용
- <거인>
- -
- 테일 <광대의 대사집엔 '음'밖에 없었다>(미완성)
- 테일 <어리광>
- 위키 구문
- 틀
- 틀 넣는 법
한위키 공식 챗방인 디스코드에서 벌어지는 유저들간의 만담을 바탕으로 그린 만화. 그린 사람의 편협된 시선과 왜곡이 있을 수 있음.
10편을 기점으로 더 이상 챗방과는 관련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 됨.
번외
디코툰과는 관련 없는 기타 만화.
소재 선발 기준은 느슨해서 사실 좀만 피식했다 싶으면 아무거나 가지고 오는 편인데, 모아놓고 보면 '아 이건 좀 재미없는데' 싶어서 빼는게 몇몇 개 있음. 그렇게 가지치기하고 제일 괜찮다 싶은 일부 몇 개만 그림. 결론은 여기있는거 다 그리는거 아님.
만화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문구가 거짓이 아니듯, 대부분의 대화는 내가 약간 수정을 가하거나 아예 다른 말로 바꿔버림. 어쩔땐 하지도 않은 말을 추가하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걸러서 볼 필요가 있음.
샐: 애초에 공포겜은 깜놀나오는건 안함. 공포란 등골에 거미가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함. 영화도 마찬가지.
에: ㅇㅈ
럽: 사바하(한국영화)가 꽤 소름끼치던데요.
길, 퀔: (잠시 나를 쳐다본다)
길, 퀔: (마이크를 든다)
길: 사바하 온나나 쉬툭미백인투
퀔: 사바나하 온난화
럽: (경악스런 표정으로 쳐다본다)
퀔: 핲옾마핱이즈인사바나온난화
럽: (이런 미친)
샐: (고양이 두 마리를 보여주며) 짠
럽: 어멋 키여워
나: 아 두마리 키우셨어요? 한 마린줄 알았는데
퀔: 분열했대요
럽: 슬라임이야?ㅋㅋㅋㅋ
럽: (곰곰히 생각하며) 아니 잠깐, 맞는 것 같은데…?
샐: 누가 내 욕함?
럽: (깜짝) 아..아무도 안그랬어요
럽: 화내지 마요 너무 무서워요
샐: 으르렁!
럽: (심쿵) 엌흑컼그헉
퀔: 크흑… 귀여워…
럽: (그런거로 질투하지마)
샐: (채팅 로그 보는 중)
샐: (럽골 머리 끄댕이) 찾았다 이리 콤
럽: 오애액
나: 오따꾸가 왜 욕입니까
샐: 오타쿠=욕: 이건 ㅇㅈ해야…
퀔: 네탈님 여캐였음?
럽: ㄴㄴ 그건 아닌데, 그리다보니 본능에 혹해서 그렇게 됐음
퀔: 그런 취향이시구나…
라: 그렇네…
비: 으어어 럽골드님 여기 너무 조용해요
샐: 조용한게 좋은거여. 여기는 북적해져서 좋은 꼴을 못봤음.
럽: 샐님 말씀하시는 게 꼭 노인네 같…
아: 이 분 카톡 닉네임이 육팔이(682)집착공이라 다들 집착공이라 부름
집: 그렇소
아: 고기를 파는 사람을 육(肉)팔이라고 합니까?
비: 아이고 부장님 깔깔
럽: 아 넘모 웃기다
집: (토마토를 집어든다)
클: 점심으로 고로케 먹었는데
에어: 고로케가 고로케 맛잇땀서요? 깔깔
집: (토마토를 집어든다)
럽: 이거 스포 방지가 모바일에선 안됌?
아: 모발은 안됌. 그게 좀 불편함
집: 대머리는 모발이 없지
(침묵)
집: 깔깔
번: 기숙사 애들한테 스파게티 만들어줄려 했는데… 다 자고있다…
비: 번팅님 이건 좀 봐요 님 그렸어요 빡친 모습임
번: 퀔님 본 내 모습인듯. ㄱㅅ합니다 저장해야지
럽: (샐러맨더가 포탈 플레이 중인 것을 발견한다)
럽: 에엑따
(피범벅이 되어 죽은 어미곰 옆에서 벌벌 떠는 새끼곰. 그리고 그 두 곰 앞에 드리우는 그림자)
샐: 가족 사진 찍자~
샐: (등에 총을 메고 기분나쁘게 씩 웃으면서 카메라를 든다) 웃어야지?
※ 게임 얘기입니다.
길: 퀘에엑 (쿼크세개가 나타났다)
집: 쿼억 쿼어크 (쿼크세개가 온라인이다)
길: 쿼크! 더 쎄게!!
집: 쿼어ㅇ…푸흡흨ㅋ크ㅡㅋㅋㅋㅋㅋ
퀔: 뭔 야망가 대사에요?
럽: 올ㅋ 나도 그 생각했는데. 통하는게 있구만
럽, 퀔: (하이파이브)
집: 이런 미친
비: 잔인한거 보고싶다
집: 포확찢 어떰
비: 포확찢이 뭐임…?
퀔: 포경을 확대해서 찢어발긴다의 줄임말로, 거세한다는 뜻임
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
비: ??
샐: (피투성이가 된 채로 피범벅이 된 사슴 시체를 들어올리며) 이것 봐, 밤비 엄마야
럽: ㅁㅊ ㄷㄷㄷㄷㄷ
퀔: 밤비 엄마 반댓말은 낮해 엄마라죠
집: (총을 들고 퀔을 노려본다)
럽: 아ㅋㅋㅋㅋㅋㅋㅋ 디코툰 그리고 있는데, 퀔삼님 디자인은 볼때마다 빵터짐
클: 디자인이 어울리긴 하죠ㅋㅋ
럽: 너무 웃겨서 미리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차피 4컷 만화라서 보여줘봤자 나만 손해라 참음
클: 손해… 발해…
럽: 방금거 너무 노골적이지 않았나요
클: 그런가요. 그럼 손지는 어때요. 손海, 손地 해서…
럽: …
길: (말없이 노려본다)
클: ㅈㅅ
집: 전환포울비제외 메타몽빼고 무성포켓몬 추천받습니다
퀔: (김무성 사진을 들어올리며) 김무성몬입니다
럽: (빵)
럽: 아 ㅅㅂ 이게 왜 웃긴겨;
퀔: 님 정치 성향이 혹시
럽: (정색) 웃을 수도 있죠. 정치 성향 그런게 어딨음
퀔: (케장 그림체로) 까짓거 그럽시다
퀔: (비틀거리며) 에헤헤…
럽: (언짢)
나: 포탈을 오래 할 경우 L만 보면 대문자로 쓰고 싶어져요!
럽: 난 하고 싶어도 길치라서 못하겠던데… 그래서 여러가지로 아쉽-
퀔: (벌떡) 검은등생선 길치는 DNA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럽: ?
퀔: 써요
럽: 이 미친 인간이 이젠 대놓고 말하네
퀔: (다시 쓰러짐) 에헤헤
[분량을 혼자 독차지하는 퀔삼에 대한 누군가의 고찰]
?: 그리는 사람이 캐릭터 디자인 잘하시고 캐릭터 해석도 잘하시고, 뭣보다 본체가 잘하니 어쩔 수 있나요. 다들 파이팅 잘하라고 전해주셈 ㅇㅇ
길: ??? 뉘쇼?
럽: 아니 그냥 채팅내역 기반 의식의 흐름물인데 어째서 저리 진지한 해석을…ㄷㄷ
퀔: 내가 귀여워서 그럼
길: (짜증)
럽: ㅎㅎ;
샐: (짜증)
럽: (캡틴도…?)
삼: 공학자가 공돌이면, 곰 학자는 곰돌이랍니까?
럽: (기숙사 스트레스가 상당했나보군…)
퀔: 디코툰의 저어는 멋있음이 빠져있습니다. 가끔 멋진 장면도 있어야 하지 않나요??
럽: 4컷만화에서 멋진 장면같은게 어딨음
에: 멋있는 장면하면 역시 폭발이죠
퀔: 흠 뭘 폭발시켜야 잘 폭발시켰다고 소문이 날까
비: 딜도요
노: 뭔
퀔: "딜러님 딜 좀 넣어주세요. 아니 뭘 넣으시는 거야흐아앙"
럽: 아 퀔님때문에 머릿속에서 이상한 동인지같은거 연상됨 책임지셈
퀔: 동인지…? 서인으로서 동인의 만용을 좌시할 수 없네요
클: ㅁㅊ 뭔 얘기중이야
럽: 왜 그게 그렇게 되는데???
퀔: 전하 저 자의 대가리를 썰어버리옵소서
퀔: 전하…? 일렉트릭 일렉트릭
퀔: 피카츄, 여깄었구나!
비: 피카피카
에: 나 왜 갈수록 물소가 되냐
럽: 뿔 그리기 힘들어
샐: 스팀 게임 실황 방송합니다. 보고싶으신 분은 들어오셈.
럽: 유사 스트리머ㄷㄷ
샐: 벗기는 방송입니다
럽: (움찔)
에: 가죽이요?
럽: 아…
클: 나름님 갈수록 상처가 늘어나네요.
나: 내 자캐 괴롭히는거에 맛들린 듯
럽: 일종의 애정 표현입니다.
럽: 디코툰 이제 그릴만큼 그린 듯. 이제 다른거 그릴거야
퀔: (케장 그림체로) 에? 난닷테?
럽: 덕질할거라고
퀔: (원숭이 짤방)
럽: 퀔님 트윗 하나가 하루만에 21k를 넘겼어요. 존내 부럽네;
삼: 퀔님 이상하게 인기가 많음. 물론 귀여워서는 절대 아닐거임
샐: (고양이 오줌을 닦으며) 이런 ㅆ…
럽: 으아니 캡틴, 안자고 뭐해요
샐: 고양이가 오줌싸서. 님이야말로 안자고 뭐함
럽: 군대갈 날이 얼마 안남아서 잠이 안와요
샐: 헐 군대라니. 육군?
럽: 공군이요… 전부터 계속 얘기했는데, 모르고 계셨구나…
(…)
럽: 다 됐다.
럽: 실은 억지로라도 잘려고 했는데, 아까전에 그렸던 그림을 막상 누워서보니 거슬리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수정하려고 일부러 일어난거에요.
럽: 이제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애요.
샐: 굳잠
럽: 샐님도 굳나잇
19년 3월 31일 오전 3:24 ~ 오전 4:38
샐: 본죽 알바는 위험수당 안주나? 매일 죽을 준비 해야되잖아.
페: 저런 재미없는 드립은 본죽도 없는데;;
크: 으사양반!
퀔: 이거 디코툰 각인데
럽: ? 뭐여
4월 1일
(닉네임 바꾸는 장난 중)
에: (정체불명의 도깨비 가면을 쓰며) 오늘은 하루종일 이러고 있어야지
럽: 스타 플래티나, 자 와르도
나: (963을 걸치며) 이것 봐라 난 브라이트다
에: 사칭 벤
나: 오ㅓ에에엑
오: 오메가 동생 알파입니다
노: 하와와 귀엽고 순수한 뀨망성인 거시와요
번: (경악스럽게 쳐다본다)
럽: 개판의 조짐이 보인다
나: 만우절 기념 이벤트다. SCP를 실제로 만나봤다는 컨셉 잡고 그럴싸한 사진 올려봐요.
샐: 049 만났다
럽: 미쳤다. 별걸 다 가지고 댕기네.
나: 난이도 하 정도 되겠군요. 코스프레하기 쉬운 SCP라.
샐: 이게 왜 난이도 하야. 이런 거 쉽게 구할 수 있는 줄 앎? 최소 중~상 이지
나: 그럼 응급실 가야겠네
럽: 와
에: 혼돈…
샐: 안녕 난 사냥꾼이고 널 죽일거야
(순록 사망)
클: 얘도 가족이 있을텐데
샐: 그럼 그 가족도 따라보내주면 되지
클: 사탄도 울고 가겠는데
럽: 지져스
럽: 디코툰에 스토리 넣어봤음. 디코툰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아간다는 내용인거임. 그 집이 디스코드인거고, 샐님이 우리들의 실질적인 보호자이자 부모인거죠.
샐: (정색) 아니 난 님들 부모하기 싫은데;
샐: 그것 때문에 빠져나간 운영자들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줄 앎?
에: 그러고보니 몇명이나 나갔더라
샐: (컷 밖에서) 나쯤되는 인격자니까 여기 붙잡고 있는거지. 명심하세요, 운영자는 님들 부모가 아닙니다
럽: (언짢) 아니 갑자기 분위기 숙연 무엇…
럽: 앞으로 디코툰 그릴땐 채팅내역 기반인건 그대로지만 내가 말했었던 설정 적용해서 그릴거임
샐: (정색)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님들 엄마가 아닙니다
독, 집: 아빠!
클: (프레디 머큐리 복장을 하고) 마마~
샐: (독립을 발로 짓누른다)
독: 오애애액!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집, 클: (구석에서 쫄면서) ㄷㄷㄷㄷㄷㄷ
럽: (빵 터짐)
나: 그럼 누나라고 부를래!
샐: (빡침) ㅡㅡ
나: 힝
클: ㅠ
럽: (계속 웃음)
(만우절 끝나기까지 3분 전)
노: 하와와 이제 곧 여와쟝은 마법의 나라로 돌아가는 거시어요
에: (불쾌) 썩 사라지시오
노: 후에에에에엥
에: 썩 좋은 인생이었다 한번 외치고 가시죠
나: 썩은 인생이었다!
노: 나는 여와쟝이다!!
노: 나는 여와쟝이고… 나는… 나는… 너무 귀여워!!
(12시 00분)
노: 돌아왔습니다
에: (언짢은 표정) 휴..
에: 자 그럼 다들 이름 복구해주세요
라: 아 나도 컨셉 잡고 거하게 한판 했어야했는데. 무지개 유니콘으로…
노: 저를 본받으시죠
라: 대단해…!
럽: (감탄)
알: 나도 만화에 그려졌다…! 만족스러워..! 안심하고 잠들 수 있겠어…
럽: 님이 디코 프사를 알파카로 해서 다행임. 덕분에 알파카로 캐릭터 표현할 수 있었으니까. 옛날엔 하얀 땡땡맨 그리고 얼굴에 오메가 표시 박고 끝이였음.
에: 알파카 털로 만든 파카는 알파카파카…
럽: (빵 터짐) 머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 전 지금 모든 걸 가졌습니다
럽: ?
독: (피를 토하며) 피로, 몸살, 변비…쿨럭
럽: (경악)
클: 왜 몸에서 매연 냄새가…
에: 차가 많은 곳에 갔다와서…?
클: 샤워했어요
에: 얽
럽: 바디워시 매연향…?
클: 매연향 바디워시는 뭐 이산화탄소로 때를 제거하나요
럽, 클:…
클: 신선한데?
럽: 그럴싸한데?
나: 좋은 생각이 났어
럽: 먼데이
에: 투스데이
럽: 하이파이브!
나: (도주)
에: (무시)
럽: …
럽: (오예스 먹다가 흘림) 아… 가루 다 흘리네. 미래엔 가루 안흘리는 과자가 발명됐음 좋겠다
샐: 그냥 한입에 들어가는 과자를 먹어
럽: 아니 뭔…
(럽골은 나름X럽골 커플링 그림을 그렸다!)
라: 어흐어ㄱ엌흐 이 커플 흥했음 좋겠다
컴: 맘에 든다
럽: 의외로 반응이 좋네
나: 이렇게 된거 함 진행시켜 봐요. 섹█ 전 까진 허락해드림
럽: …
럽: (음흉한 표정으로) 확인
럽: 솔직히 나랑금 커플링 그릴때만 해도 이거 다 그리면 다른 사람이랑도 엮어야지 했는데, 이게 은근 반응이 좋다
럽: 계획상 다음 커플링 대상은 에이컨님이였음
에: (놀란 표정으로) ? ?? ???
집: 대쉬하면 당황하는 남자구나
오: ㄷㄷㄷ
라: 응원합니다
퀔: 님들 이거 어떰. 님들이 오늘 밥을 먹었는데 쌀에 화랑곡나방 알이 섞여있던거임. 그래서 님들의 생각과 행동이 사실 전부 나방들의 군집 행위인거야.
럽: 우린 군단이다?
길: 우린 단군이다
에: 단군할아버지께선 부동산 사기를 당하셨습니다 (주륵)
럽: (의식의 흐름 보소)
1컷
(그냥 평소처럼 대화 중)
퀔: 언젠간 암살해야겠다는 의미로 좋아요를 누른 겁니다. 자네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네
럽: ㅋㅋㅋㅋ
2컷
클: 이제 이 대화는 디코툰이 되는건가요
길, 크: 어(행복회로 회전)
3컷
럽: (정색) 아뇨
4컷
길: (쓰러짐)
크: 미친 그런걸로 죽지마
컴: 어째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5컷
럽: 너무 소재를 막 집어오는 것 같애서,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음
퀔: 다들 김칫국을 너무 많이 마셨구만
6컷
크: 음 김칫국가지고 드립칠까봐 무섭…
퀔: 어 님이 글케 말하면 할 생각 없었는데 하고 싶어지잖아요
7컷
퀔: 김칫국은 김치의 나라를 뜻합니다. 무김치와 총각김치가 김치 장인의 밑에서 행복하게 사는 유토피아죠.
길: 그러나 겉절이의 혁명이 일어나고 마는데…
8컷
크: 으어어아아아
에: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으아아
럽: 기가 맥히는 개드립 순발력이다…
퀔: 조심하십시오 저는 모든 소재로 개드립을 칠 수 있습니다
퀔: 파카가 번식하면? 알파카!
오: (정색)
그: 개소리 머신 작동 시작ㄷ
까: 알파카의 다음 세대는? 에스파카!
퀔: 알파카가 물에 빠지면?
그: 워터파크.
퀔: (정색) 구해줘야죠 뭔 워타파크야.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위키 공식 챗방이 디스코드로 옮겨지기 전인 IRCC일 당시 그렸던 만화.
그러니까 사람들이 딱 보고 '저건 괴물이다'라고 인식하지 않고 '저건 뭐지?'하는 (마치 생물이 아닌 개념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는 듯한) 궁금증부터 유발시키는 그런 디자인.
단순히 생각없이 다 떼려부수게 생긴 짐승형의 디자인이 아닌, 뭔가 생각을 품고있는 듯한 정체불명의 지성체스러운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무지에서 온) 공포가 느껴지는 그런 디자인.
딱 보자마자 '인간이 이해할 수도 없고, 함부로 이해하려고도 들면 안되는'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아야하는 디자인.
'저게 도대체 뭐지?'하는 의문에서 오는 공포심을 유발할 그런 디자인.
인간의 사고에 혼란을 불러일으켜야 해. 딱 봤는데, 무슨 형태인지 한 번에 감이 안잡히는거야. 그래서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평범한 형태를 구상해보지만, 도저히 안 돼. 이리보고 저리봐도 당최 이게 뭔지 알 수가 없는거야. 요 놈은 이게 눈인지 이게 입인지… 하고.
그런 디자인이 뭐가 있을까.
일단 촉수는 기본.
얼굴도 한 두개 정도 넣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단,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는 정적인 무표정이여야 해.
일단 짐승형은 무조건 안 돼. 그냥 단순 크리쳐로 보이게 만드니까. 무조건 이족보행 아니면 다족보행이여야 함.
인간의 일상에 섞여 들어오는 것도 중요해.
생각없이 내 방 천장을 올려다 봤는데 천장이 끝도 안보일 정도로 높아져 있는거야. 너무 높아서 저 끝이 어두워져 있는데 그 어둠 속에서 '그것'이 나타나는거지.
그리고 그건 '내' 눈에만 보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해. 나만이 그것을 볼 수 있고, 그것 또한 나에게 다가오고 있어. 저항은 소용없어.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그냥… 그냥 만화책 캐릭터일 뿐인데… 그냥 만화책 캐릭터일 뿐인데… 그 아이가 칼에 찔리는 장면을 보고 난 뒤로…"
난 잠시 침묵했다.
"보고 난 뒤론?"
"마치… 마치 그 찔리는 장면이 내 눈 앞에서 실제로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는거야."
내 목소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자꾸 떠올라. 눈을 감거나 잠을 자려하면 자꾸 선명한 사진처럼 내 눈 앞에 나타나."
초조한 듯 주먹까지 꽉 쥐고 덜덜 떨기까지 했다.
"내…내가 도대체 왜이러는건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 순간은 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고, 떠오를때마다 속이 다 울렁거려. 그리고… 그리고…"
급기야 흐느끼기까지 했다.
"나 때문이야… ██이가 그런 일을 당한건 전부 나 때문이야. 그 여린 아이가 칼에 찔리는걸 난 지켜보기만 했단 말야. 살짝만 베여도 겁을 잔뜩 집어먹는 아인데…"
난 우느라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친구는 가만히 있다가 입을 뗐다.
"너, 그 만화에 심하게 몰입했나본데?"
"그런건가…?"
"넌 원래 한 번 맘에 든다 싶으면 엄청 몰입해서 보잖아. 이번엔 좀 심한 것 같지만. 그리고 왜 니 탓이라고 생각해? 그냥 그건 정해진 전개일 뿐이고, 캐릭터도 가상일 뿐이잖아."
난 잠에 들고 싶었다. 하지만 잘려고 침대에 누워 눈만 감으면 그 순간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재생됐다. 그리고 난 그 때마다 미친 사람인 냥 발작을 하며 벌떡 벌떡 일어났고, 일어난 뒤엔 마구 울렁거리는 속이 마치 토할 것 만 같았다.
"제발… 그만 좀…"
하지만 내 머릿속은 이내 단 한가지의 생각으로만 가득 차게 됐다.
"██이… ██이가…"
그렇다. 또 그놈의 만화책 캐릭터가 칼에 찔리는 장면을 되뇌이며 또 다시 존재하지도 않는 만화책 캐릭터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창문 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 난 원래부터 감수성이 풍부한 놈이였으니까… 하긴, 이번에 본 만화책은 최근 들어 제일 몰입해서 본거긴 하지.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그러다가 문득 교문 근처에서 서로 웃고 떠들면서 등교하던 애들을 바라보며 무심코 생각했다.
'…██이도 딱 우리 나잇대던데… 우리처럼…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고 수업 듣는거 지루해하는 그런 평범한 아이.'
그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해버렸지만, 한 번 하고나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마구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같은 아이지, ██이도. 그런 놀기 좋아하고… 평범한…'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눈물이 흘러 나왔다.
"그런 아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왜… 왜 그런 일을 당해야만 했던 건데…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아. 돌아버리겠다.
내 머리는 그냥 만화의 한 내용일 뿐이라며 다그치고 있었지만, 내 가슴은 그러지 못했다. 애초에 지금 이런 소리나 해대면서 질질 짜고 있으니.
내 등 뒤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통에 찬 신음소리와 어떤 액체를 한움큼 머금은 듯한 그르륵 거리는 소리가 공포에 섞인 그런 목소리였다.
"살려…주세…"
██이다. ██이 목소리가 분명하다. 아니 애초에 만화책 캐릭터한테 목소리 따위가 어디있겠느냐만은 내 온 몸의 감각은 이 목소리가 ██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고개를 홱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아니 애초에 있을리가 없다. 지금 당장 이 교실엔 나 혼자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 그 목소리는 ██이었다. 난 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고, 도대체 왜 만화책 캐릭터 따위에게 이런 기괴한 집착을 보이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 어딘가에선 ██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고, 지금 당장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했다.
이건 단순한 몰입이 아니다. 그것과는 다른 감정이다.
이건 몰입이 아닌 죄책감과 의무감에 가까웠다.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이를 반드시 구해야만 한다는 의무감.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미친 소리다. ██이는 만화책 캐릭터일 뿐이다. 근데 난 왜 이런 감정을 뿌리치지 못하는거지?
제발 멈취줘.
"그래, 남들에게 있어선 난 만화책 캐릭터일 뿐이야.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캐릭터."
██이다.
"나의 고통과 감정은 다른 이들에겐 유흥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
아니야.
"그렇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고통도 감정도 전부 진짜라고 말할 수 있어. 난 너무 아퍼.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애."
맞아. 얼마나 아팠을까.
"넌 다른 이들과 달라."
그래.
"나를 살려줘. 제발. 나를 이 고통 속에서 끝내줘.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어떻게 해서든 너를 구해낼테니까.
도로와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먼지 외엔 아무것도 없는 황야 위에서, 차 한대가 텅텅 빈 도로를 날쎄게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그 넓디 넓은 황야는 중간에 끊겨 가파른 절벽만을 보여주었고, 다리도 중간에 끊겨있었다. 하지만 운전자는 아무런 내색없이 속도를 되려 높혔다.
그렇게 차가 도로의 끊긴 부분에 다다랐을 때, 운전자는 운전석 근처에 있던 어떤 기계를 조작했다. 차의 속도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기계를 몇번 조작한 뒤, 기계는 삐빅 소리를 내며 딱딱한 여성의 목소리로 말했다.
기계: 인식 방해 보안 장치, 해제됐습니다.
빠르게 돌진하던 차가 다리의 끊긴 부분을 지났지만, 차는 떨어지기는 커녕 투명한 벽을 지나쳐 전혀 보이지 않던 다른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도로의 끝에는 디자인이라곤 전혀 신경쓰지 않은 것 같은 거대한 회색 건물이 보였다.
기계: 인식 방해 보안 장치, 가동했습니다.
운전자가 지나쳐갔던 도로는 다시 끊긴 도로와 가파른 절벽이 되었고, 건물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회색 건물로 연결된 도로 중간중간엔 묵직하고 거대한 기관총이 설치되어 있었고, 이 기관총의 총구는 운전자를 향해 있었다. 그 차가운 총구는 차가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운전자를 쳐다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운전자는 자신이 기관총의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박사: 시발. 아무리 그래도 엄연히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인데, 저래도 되는 거야?
차는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멈춰섰다.
경비1: (경비실에서 다른 경비들과 우르르 나오며)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차 문 잠금을 모두 풀어주시고 차에서 나와주시겠습니까.
박사: 아 좀… 제가 여기서 몇십년을 일했는데, 진짜 매번 귀찮다구요. 오늘은 그냥 보내주시면 안돼요?
경비1: 저흰 원칙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박사: (한숨을 쉰 후 차에서 내린다)
경비들: (차를 수색한다)
경비1: 홍채 인식이 있겠습니다. (홍채 인식 기구를 박사의 눈에 들이댄다)
박사: (홍채 인식을 한 뒤) 여기가 국가 최고 기밀 시설이라 그러는건 알겠는데요, 저 존나 큰 총이 매번 날 겨누는거랑 당신네들이 내 차 뒤적거리는건 몇십년해도 적응이 안된단 말이죠.
경비1: (무시하며 홍채 인식 기구를 쳐다본다)
박사: (눈을 위아래로 흘깃하며 아니꼽다는 듯이 기구에 집중하는 경비를 쳐다본다)
삐빅
홍채 인식 기구가 문제 없다는 듯한 맑은 소리를 내며 녹색 빛을 발산했다.
경비2: 차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경비1: 홍채 인식도 이상 없다. 반갑습니다, 하버트 박사님. 출입을 허가합니다.
박사: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경비를 노려본 뒤 차에 탄다)
경비1: (경비실 안에 있던 경비3을 쳐다보며 손으로 Ok 싸인을 보낸다)
경비3: (경비1의 싸인을 본 뒤 자신 앞에 놓인 장치를 조작한다)
철문 위에 놓인 두개의 싸이렌은 요란한 소리를 내었고, 꿈쩍도 안할 것 같은 두 개의 철문이 질질 끄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경비1: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하버트 박사: (경비의 말에 대꾸도 안하고 그대로 차를 운전하여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 날은 유난히 안개가 많이 끼는 날이었다. 앞을 못 볼 정도는 아니였는데 아무튼 안개가 자욱했다. 그래도 그거 빼곤 딱히 다른 날이랑 큰 차이점은 없덨다
"통제실 수신 바람, 여기는 1-0-6 격리실 외곽 순찰조."
"보고하라."
"격리실 외곽 순찰 중 이상 무, 기지로 복귀하여 대기 상태 유지하겠음. 이상."
"여기는 통제실, 알았다."
"수신 양호"
"보안과 수신 바람, 여기는 오웬 요원."
"오웬 요원, 보고하라."
"D 계급 셋이 SCP-173 격리실을 청소하던 중 두 놈이 사망하고 하나가 격리실에서 탈주를 시도했다. 현재 나머지 하나는 계속 구류 중. 지원 요청 바람. 이상."
"여기는 보안과, 알았다. 인원을 보내겠다."
"수신 양호."
"실제 상황, 실제 상황, 여기는 오웬 요원, 보안과 수신 바람."
"보고하라."
"SCP-173이 격리에서 벗어나고 D계급 하나가 탈주했다. 현재 대상의 위치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즉각 조치 바란다. 이상."
"여기는 보안과, 알았다. MTF를 출동시키겠다."
"수신 양호."
"보안과에서 전파한다. 현재 SCP-173이 격리에서 벗어나고 D계급 하나가 탈주하였다. 전 경비원은 즉각 인원들을 대피시키고 SCP-173 격리실 내 구역의 출입문을 전부 폐쇄하라. 반드시 2인 1조로 행동하여 SCP-173을 찾아내고, D계급은 발견되는 즉시 사살할 것. 반복한다, 2인 1조로 행동하여 SCP-173을 찾아내고, D계급은 사살할 것. 이상."
형형색색의 조명과 우스꽝스러운 음악,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무대를 좀 처럼 조용히 있게 놔두질 않았다. 또한, 상당히 과장되어 사람에 따라 거북함을 일으킬 법한 분장을 한 광대들은, 좀 처럼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시끄러운 소리와 정신없이 움직여대는 광대들은, 폭풍우를 만난 바다 위의 배처럼 무대를 거세게 흔들어댔다.
어떻게 해서든 더 많은 묘기를 보여주기 위해 광대들은 자신의 몸을 최대한 쥐어짜댔고, 그 때문에 뼈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과도하게 웃는 분장때문에 고통에 찬 신음소리는 마치 웃음소리처럼 들려왔다.
광대들의 발은 좀 처럼 땅바닥에 붙을 생각을 안했다. 어쩌다가 두 발이 땅바닥에 딱 한번 닿았을 때, 광대들은 밀가루 포대 대여섯개가 자신의 등을 짓누르는 듯한 무거움을 느꼈다. 그대로 쓰러져 무대에 눕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 처럼 거세게 흔들렸던 무대는 어느정도 잠잠해졌고, 이제는 화려한 입놀림으로 관객들을 웃겨야 하는 만담 시간이 찾아왔다. 묘기를 담당하는 광대들은 만담을 담당하는 광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주 야비한 새끼들이야. 누구는 팔 다리 빠질 기세로 묘기 부리는데, 저 놈들은 고작 입 몇번 놀리는 걸로 우리들보다 높은 급여를 받는다고? 사기꾼같은 새끼들…"
무대 뒤에서 광대 한 명이 씩씩대며 다른 광대들에게 불평했다. 분명 목소리를 높이며 욕까지 했건만, 아직 지우지 않은 그의 과도한 분장 때문에 어째서인지 화내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조용하던 무대 저 편에서 환호소리와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두 명의 광대가 무대위에 나타났다. 둘 다 얼굴에 거북한 분장을 한건 다른 광대들과 똑같았지만, 옷은 말끔한 정장 차림이였다. 두 광대는 그들의 다리가 차마 닿지 않을 정도로 긴 의자 위에 올라 과장된 손짓과 입모양으로 만담을 시작했다.
관객들은 숨죽인 상태로 광대들이 만담을 나누면 크게 깔깔대다 금세 조용해지고, 광대들이 또 만담을 나누면 또 깔깔대다 다시 조용해졌다. 그 모습이 마치 음소거 버튼을 반복적으로 연타하는 텔레비전 같았다. 웃음소리는 컸지만 그닥 길게 가진 않았고, 좀 웃다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바로 조용해지는 것을 반복했다.
광대 한 명이 신나게 떠들다가 갑자기 뜸을 들인다. 준비했던 만담 내용이 다 떨어진 모양이다. 온갖 기괴한 표정으로 실컷 떠들던 광대는 심하게 떡칠된 웃는 분장 뒤로 자신의 정색하는 표정을 숨긴 채 옆에 있던 광대에게 눈치를 줬다. 그 광대의 정색한 표정은 분장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광대는 그의 표정을 단박에 읽을 수 있었다.
옆에 있던 광대는 알겠다는 신호를 준 뒤 다시 기괴한 표정을 짓고선 관객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쳤다.
"오, 지금이 무슨 시간인줄 아시나요? 바로 웃음 씨가 나타날 시간이에요! 웃음 씨를 불러보도록 하죠!"
방금전까지 정색하던 광대도 똑같이 기괴한 표정을 짓고 옆에 있던 광대의 말이 끝나자마자 똑같이 소리쳤다.
"웃음 씨! 웃음 씨!"
…
그들의 외침에 대답해준 것은 무대 안을 뛰어다니는 울림 뿐이였다.
…
무대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정색을 했던 광대는 이젠 다 보일 정도로 인상을 쓰며 옆의 광대의 옆구리를 찔러댔다. 옆의 광대는 당황하여 고개를 좌우로 몇번 두리번 거리고 눈을 빠르게 깜빡이고 입맛을 다시며 발을 동동 구르다 다시 소리쳤다.
"아무래도 웃음 씨가 숨바꼭질을 원하는 모양이에요. 제가 한번 찾아볼게요!"
그리곤 쿵쿵 대며 무대 뒤로 달려갔다.
무대 위엔 정색하던 광대만 남았다. 만담은 다 떨어졌고, 이젠 할 줄 아는게 없다. 가만히 있었다. 그냥 앉아있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쿵 쿵 쿵 쿵 쿵
"웃음 씨 어딨어? 그 양반 어디갔냐고?"
웃음 씨를 찾으러 온 광대가 분개하며 소리쳤다.
대기실에 있던 광대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모두 한 곳을 쳐다봤다. 저 구석 한편에 웃음 씨가 앉아있었다. 웃음 씨는 자기를 찾는 광대와는 최대한 눈을 피할려고 노력했다.
쿵 쿵 쿵 쿵 쿵
"이봐, 당신 여기서 지금 뭐해? 우린 무대를 조금이라도 비워선 안되는 게 규칙인거 몰라? 그거 때문에 지금 그 새끼 혼자 무대에 놔두고 온 상태라고. 그 새끼는 나 없음 아무것도 못하는데, 걔한테 문제 생기면 당신이 책임 질거야?"
"…"
광대는 언성을 높였지만, 얼굴의 분장때문에 마치 웃는 것 처럼 보였다. 광대는 몇 번 헉헉대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허, 당신은 지금 모든게 다 우스워 보이지? 말 한마디면 모두를 웃길 수 있을 정도로 만담 실력이 최고니까 아주 모든게 만만하지? 아주 좋기도 하겠어, 어? 만담 실력이 좋으면 이렇게 막 공연도 빠지고 말이야?"
"…"
웃음 씨가 광대를 흘낏 쳐다봤다. 광대는 계속해서 웃음 씨를 노려보고 있었다. 웃음 씨 또한 웃는 모양의 분장을 하고 있었지만, 어째선지 웃음 씨는 웃는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뭘 꼬라봐, 당장 안 쳐 일어나?"
"…"
웃음 씨는 광대에게서 시선을 떼고 천천히 일어나 천천히 몸을 옮겼다. 어찌나 느릿한지 옷 스치는 소리도 느릿하게 들려올 정도였다.
"아, 미치겠네, 빨리 빨리 움직이라고 좀!"
광대가 웃음 씨의 양복을 콱 쥐어 잡고 끌고갔다.
무대 앞으로 나가기 전에 광대는 손에 꽉 쥐고 있었던 웃음 씨의 옷자락을 손에서 놓았다.
"빨리 나가."
"…"
웃음 씨가 먼저 무대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웃음 씨가 무대를 한 번 쳐다봤다. 과하게 웃는 분장 뒤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숨긴 광대가 한 명.
객석을 한 번 쳐다봤다. 분노와 지루함이 뒤섞여 무대의 광대에게 눈빛으로 화풀이 하는 관객 수백 수천명.
그리고 그 화풀이는 곧 웃음 씨에게로 날아들어왔다.
웃음 씨는 무대 위의 광대에게 다가갔다.
곧 이어 방금전까지 분개하던 광대가 무대 앞으로 뛰쳐나와 기괴한 표정으로 또 소리를 질렀다.
"짠! 제가 웃음 씨를 찾았어요! 이젠 웃음 씨가 술래겠군요. 아, 그러고보니 제가 웃음 씨를 위해 파이를 준비해봤어요. 웃음 씨가 술래니까, 이 파이좀 잡술래ㅇ…"
"오늘!! 기분이! 어어어어…어어 어떠신가요, 웃음 씨는!"
괴상한 농담을 할려던 광대가 갑자기 들려오는 커다란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의 주인은 무대 위에 있던 광대로, 마치 학예회를 처음 해보는 초등학생 마냥 덜덜 떨리는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조각상마냥 굳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긴장된 표정으로 웃음 씨를 쳐다봤다. 마치 죽어가는 사람이 자기 좀 살려달라고 하는 듯한 눈빛이였다.
무대는 또 다시 조용해졌다.
분노와 지루함이 애매하게 섞여있던 관객의 표정엔 분노가 점점 더 드리워지기 시작했고 그들의 눈빛은 더 이상 화풀이 수준이 아니였다. 농담을 할려던 광대 또한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웃음 씨는 약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입술을 몇번 약하게 움직였다.
이어서 숨소리인지 말소리인지 당최 구분이 안 될 정도의 희미한 말을 한 마디 내뱉었다.
"으음…"
풉
큭
푸훗!
객석 여기저기에서 코 푸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커다란 웃음소리가 파도마냥 무대를 덮쳤다. 분노를 드리우던 표정은 그 웃음소리에 씻겨 흔적도 남지 않았다.
무대 위의 두 광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웃는 모양의 분장 때문에 약간 기괴했다.
그러나 웃음 씨의 표정은 암울했다. 분명 웃는 분장을 하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암울한 표정은 누가 봐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암울했다. 무대 위의 두 광대가 그 기괴한 표정을 웃음 씨의 면전에다 들이대며 웃느라 웃음 씨의 암울한 표정은 더욱 부각되었다.
"아 씨… 자존심 상하네. 그 새끼 개그에 웃으면 안되는데 왜자꾸 웃음이 나오지?"
광대 대기실에서 분장을 지우고 있던 광대가 툴툴댔다.
"그러게…"
잔뜩 위축 된 채로 옷을 벗고 있던 광대가 맞장구 쳤다.
분장을 지우고 있던 광대는 손에 있는 젖은 화장지를 강하게 내리치며 위축된 광대를 노려봤다.
"진짜 니 새낀 도움 하나도 안되는구나. 웃음 씨 아니였음 니 진짜 오늘 모가지였어, 알아?"
이제서야 비로소 광대의 화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임기응변으로 준비한 그 농담은 내가 생각해도 쩌는 것 같은데 그것 마저 끊어먹다니… 광대라는 새끼가 준비해놓은 만담만 할 줄 알면 어쩌자는 거야? 대본에 있는 거 따라 읽는 것 정돈 유치원생도 할 줄 알아. 도대체 너 같은 놈을 누가 뽑은건지…"
"…"
위축된 광대는 대답없이 옷을 마저 벗었다.
또 다른 광대 대기실.
웃음 씨는 대본을 집어 들었다. 족히 300장은 되 보이는 엄청난 두께였다. 웃음 씨는 한장 한장 넘겨보며 대사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종이는 웃음 씨의 손을 따라 팔락 소리를 내며 움직였고 웃음 씨의 눈은 그의 손가락을 찬찬히 따라가며 위아래로 바삐 움직였다.
"…"
웃음 씨는 자신의 대사가 있는 부분을 찾아냈다. 단 한장, 단 한페이지, 단 한줄, 그리고…
"음"
단 한단어.
그것이 그의 대사였다.
300장의 종이와 수억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대사집 속 그의 대사는 정말 딱 하나 밖에 없었다.
"음"
웃음 씨에게 주어진 대사는 그게 다였다. 웃음 씨의 입은 턱을 빠져나갈 것 마냥 더욱 더 밑을 향했다.
"웃음 씨"
다른 광대 한 명이 앉아있는 웃음 씨 옆에 앉았다.
"…"
"이봐 웃음 씨, 내가 당신 개그를 얼마나 좋아하는 줄 알아? 같은 광대지만, 당신 개그를 들으면서 배꼽이 빠졌던게 한 두번이 아냐.
"…"
웃음 씨는 눈썹 한 쪽을 세웠다.
"근데 그렇게 웃긴 양반이 평소엔 왜 이렇게 조용해? 가끔 우리하고 어울리고 그래. 다들 당신을 좋아한다구! 아 물론 묘기 담당팀은 만담 담당팀을 싫어하긴 하지만, 신경쓰지 말라구."
"…"
웃음 씨는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
"에헤이 이 사람이. 왜 그렇게 차갑게 구시나. 우리같은 사람들이랑은 같이 놀 급이 아닌거야?"
"아니, 혼자 있고 싶…"
푸흡
"하…"
"이보게, 지금 이 상황에서도 개그를 치는건가? 정말 끝내주는 광대구먼! 끅끅끅…"
"…"
웃음 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이봐, 끅끅끅… 어디 가는 거야?"
웃음 씨는 끅끅대며 본인을 부르는 광대를 뒤로 한채 자리를 떠났다.
똑똑
"들어와."
끼익
"…"
웃음 씨는 허리를 살짝 꾸벅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달칵
"푸흡-"
"…"
"아, 미안하네. 자꾸 자네만 보면 웃음이 나와서 말이야…끅."
"뭐 아무튼. 그래, 자네같이 최고의 광대가 무슨 일로 여기를 찾아왔지? 뭐 불만이라도 있나?"
공연 총책임자가 굉장히 살갑게 웃음 씨를 대했다. 아마 그는 자신의 웃는 얼굴을 웃음 씨에게만 보여줬을 것이다.
"저기… 제 대사 관련 된거 말인데요…"
풉!
또 시작이다. 라고 웃음 씨가 생각했다.
끅끅끅끅…
이게 당최 우는 거야 웃는 거야… 하고 웃음 씨는 생각했다.
"아 그건 뭔 개근가? 끅끅끅끅… 대사 관련 된거래, 대사 관련된 거… 푸흑흑흑…."
책임자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는 너무 웃는 나머지 얼굴을 심히 구겼다.
"…"
웃음 씨 또한 빨개진 얼굴을 구겼다.
"아니, 저 대사 좀 더 추가해주시면…"
끄흑, 학하하하하하하하하!
"제발… 제 말좀…"
아이고…아이고…아이고, 크흑흑흑…
책임자는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주먹으로 자신의 무릎을 치며 숨 넘어갈 듯이 끅끅댔다.
웃음 씨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이런 니미럴! 내 말 좀 쳐 들으라고! 난 개그를 치는게 아니란 말야!"
웃음 씨가 소리쳤다.
콰당
책임자가 너무 웃은 나머지 의자가 기울여져 옆으로 넘어졌다. 책임자는 비명을 지르듯 크게 웃었다.
"…"
웃음 씨는 가만히 그 꼴을 쳐다봤다. 더 이상 말하는 것을 포기했다. 쓰러져서 혼자 끅끅 대는걸 그대로 납둔 채 웃음 씨는 그 방에서 나왔다.
웃음 씨가 대사집을 집었다. 또 다시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손가락으로 한 글자 한 글자를 훑어보았다.
웃음 씨는 대사집을 읽다가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곤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대사가 한 줄 더 추가됐다는 것을.
눈을 파고들 것 처럼 축 처져있던 눈썹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빛이 들어올 틈 주차 주지 않을 정도로 눈동자를 덮었던 눈꺼풀이 커튼처럼 살짝 걷어졌다. 그리고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글자를 훑었다.
그렇다. 웃음 씨의 대사가 한 줄 추가된 것이다. 혹시 책임자가 웃음 씨의 말을 들어준 것일까.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에 땀이 찼다. 아, 이 기분을 도대체 얼마만에 느끼는 걸까! 하고 웃음 씨는 생각했다.
그리곤 대사를 소리내서 읽었다.
"이런… 니미럴. 내 말 좀 쳐 들으라…고… 난 개그를 치는게…"
"씨발!"
웃음 씨가 소리쳤다.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더 크게 소리쳤다.
"개 같은 새끼! 개 같은 새끼!"
"죽여버릴거야!"
풉
목소리가 너무 큰 나머지 웃음 씨의 고함이 밖으로 새어나가 또 누군가를 웃긴 모양이다.
"…"
일이 순탄치 않게 돌아갈 때면, 난 그런 기분을 느낀다.
온 몸이 오물통에 빠진 것처럼 지저분해진 것 같다.
정리하지 않은 장난감처럼 엉망진창이 된 것 같다.
…
자연스레 그런 기분을 곱씹다보면,
두 발로 채 서있기 힘들 정도로 역겨움이 몰려온다.
뭐든 불태워 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내가 썩어 문드러질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한 번만이라도,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크게 울고싶다.
뭐가 서운했는지, 뭐가 답답했는지, 뭐가 날 짜증나게 만들었는지, 속에 있던 생각을 징징대면서 다 털어내고 싶다.
그 사람을 세게 껴안으며 어리광부리고 싶다.
울고불고 난리치면서, 서운하고 답답하고 짜증났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어리광을 다 받아주면서 흔해 빠진 말들로 날 위로해줬으면 좋겠다.
…
…
…
나이를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했건만, 아직도 이런 생각이 머리속을 멤도는 것을 보아 난 그렇게 성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
하지만, 딱 한 번만이라도,
정말, 정말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그런 어리광을 부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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