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교환: POI_Damgi

사랑여행


다녀왔어. 여보.

…?

아냐 내가 뭐 그렇게 고생할게 있다고.

…! … …

괜찮아. 고생은 당신이 하지.

…? … …!

하하핫. 그래 그래. 자, 이건 오늘 선물.

… …!

고맙기는. 난 밥 준비할게. 기다리고 있어. 나갔다 온 이야기는 밥 먹으면서 하자.



그래, 그렇다니깐.

…!

와 진짜. 그렇게 나쁜 사람만드네.

… … …

아 그럼 내기해! 뭐 한번 걸어!

… …?

어… 글쎄…

… … … …?

그…치? 보통 그냥 해주지?

…?

나도 보통…다 들어주지?

…!

아니,킄, 그렇긴한데, 크킄

… …! … …!

아 왜에~ 그럴수 있지~!



… …

…응?

… …

…흐음…

… … …?

아니… 이거 뭐야?

… …

아니 당근인건 나도 알고. 왜 당근만 골라서 한쪽으로 몰고 안먹냐고.

… …

여보, 저번에도 나중에 먹는다고 하고 남겼잖아.

… … …

하아… 자 입벌려. 아~

…!

안돼. 먹기전까지 안치울 거야. 자 아~

…! …! …!

어허! 절대 안돼. 자 아~… 어이고, 어이고 팔아파~ 아이고~ 팔 떨어진다~

… … …!

하하핳. 잘 먹는구만 뭐~

자 이제 당근 두숟갈 남았다.

…!



우응…

… …

응? 내가 껴안는거랑 책읽는거랑 상관 없잖아.

… …

아아~ 괜찮잖아~ 그냥 이러고만 있을게

… … …!

갹! 왜 꼬집어!

… …?

씨잉…

…?

때리는 것보다 더 심한짓을 했지.

…? … …!

흐흐흐… 여보가 날 꼬집는 사이에 책갈피도 빼놓고 책을 덮었으니 여보느읔! 미안해! 미안해!

…! …!

아파! 미안! 아! 뼈!

…!



여보오~

… … …

그런 말 함부로 쓰지 말고. 자 이거.

…?

오다 주웠어.

… …?

아니 주워왔다니깐 뭘 훔쳤다고…

… … …

아니 그니깐 이게 그냥 나무 오리가 아니라 거기 뒤에…

…?

응응. 거기, 거기, 아니. 거기 눌러봐.

…!

어때? 뭔가 나뭇결이 다 살아있는데도 이렇게 전자동으로 움직이는게 신기하더라고.

…? …

아냐. 이게 뒷골목에 작은 가게에서 사온거거든.

… …?

딱 그 장난감 같은 가게였어. 겉은 투박했는데, 안…이라고 해야하나…뭐랄까… 그런게 다채롭다고 해야하나.

… … …

아니지. 우린 겉도 다채롭고 화려한거지.

… …!

하이고~ 우리 여보씨. 이런 얼굴 가지고 그런말 하면 써요? 못써요?

… … …

이 말랑한 볼따구 가지고 뭐 그리, 엌.

… …

아오… 아퍼… 응?

… …

음… 나야말로 그렇게 좋아해줘서 고마워… 맞아. 그래서 말인데 이거 사오면서…



다녀왔어…? 뭐야 그거 또 보고 있어?

… …

하긴, 뇌빼고 보면 재밌긴 하더라 그거.

… …

응? 아니 난 괜찮아.

…?

어, 음… 그게… 내가 사온거긴 한데…

…?

아니… 좀 뭐랄까…난 사람들이 뭔가 모여서 배틀같은걸 하니깐, 뭔가 신기하잖아? 근데 바로 앞에 똑같은걸 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으니깐… 그래서 홀린 듯이 샀긴했는데…

… …

근데 뭐 지금 보면, 약간 타겟층이…음, 어. 나랑 안맞는다고 해야하나…

… … …

아니 아니. 여보가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 … …

아니 그니깐, 이거 뭔가 평범한 관점에서 보면 조금…

아니 그니깐 사온게 나…여보?

앗……여보? 여보오~? 화풀어~ 내가 당신이랑 먹으려고 거기서 초밥도 사왔는데~

…!

아 제발~



여기 여보. 코코아 전자레인지에 데워왔어.

… … …

응? 뭐, 가져왔을때부터 오래되긴 했지? 갑자기 왜?

… …

으음…그러네… 전자레인지랑 뭐 여러 가지 물건들, 중고 떨이라고 왕창 들고왔었지.

… … …?

맞아. 거기다 당신이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에 낡아보인다고 툴툴거렸던거 라던가…

정작 성능은 기깔나서 내가 하루 종일 놀려먹었던거 라던가…

…!

그리고…아팟!!… 헤헷…

… … …

맞아. 난 철없어. 그때도 전자레인지 들고 오니깐, 걱정도 안되냐고 뭐라 했잖아.

… …

…글쎄, 확실히 가위 눌리고 그러고 했지만 뭐…지금은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나도 여러 가지로 능숙해졌으니깐.

…? … …?

잘…모르겠어. 난 솔직히 당신을 위해 이렇게 선물 사오고, 이야깃거리 가져오는 지금이 좋아.

… …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여보하고 더욱 돈독해지고…음… 뭐 이제와서… 좀 쑥스럽긴 한데…

…?

뭐… 더 사랑하게 됐으니깐.

…웃지마…

…그래 나도 사랑해.



다녀왔어 여보. 아, 지금 일어났어?

아니야 무리하지마 괜찮아.

… …

…아니야 괜찮은거 같아.

괜찮을 거야. 그 저번 같은 경우는 괜찮았잖아.

… … … …? … … … … …

그래도 우리는 우리한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응…그래.

… …

뭐, 그런식으로 생각한다면 그떄…음… 분명히 나한테도 기회가 있었으니깐.


…그때를 생각한다면 내가 미안…

…!!! …? …!

………미안해. 내가 또 헛소리했네.

… …

…그래, 지금…지금이 소중하지… 그래, 이야기 들려줄게… 그러니깐 음 이번엔…

… … …?

글쎄…그정도로 화려한 액션 모험 활극은 아닌데 어떡하지.

… …

기대에 못미쳐서 미안한데 그정도 니즈를 충족하려면 과거로 돌아가서 히틀러 정도는 죽이거나 직장 상사한테 욕먹는 와중에 와플을 우적 거릴 수 있는 용기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 …!

뭐 저런건 아니여도 비슷한 곳을 가보긴 했지. 내가 웃기려고 하는 말 같지?

그래 그래. 알았어. 그만 뜸들일게. 그러니깐…



일어났어 여보?

… …?

아니. 다녀온지 조금 됐어. 자 여기 죽이야.

… …

괜찮아. 자는 모습 귀엽던데.

… … …

……으음…

…?

아니야 그냥… 뭐랄까… 처음 다짐했을때가 생각나서.

… … …

맞아. 확실히 그때만큼 여보 속 썩인때도 없었지. 나도 기억하고 있어.

… …

하지만 활달했던, 그리고 호기심 많던 당신의 눈을 다시 보게된것도 기억나.

… …

그때 갔던 곳은 분명 평범해 보였지. 겉은. 하지만 뉴스 방송이나 인터넷이 보여준건…

… … …? … … ? … … …

그러게.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 사람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거 같기도 해. 나 같아도 갑자기 북한이 가루가 되고… 뭐, 어안이 벙벙하지.

… … … … …

무언가 급한 변화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니깐… 응… 그래… 어렵지…

… …

… 언젠가 같이 놀러 갈 수…

…죽 식겠다. 얼른 먹어.

난 먼저 씻을게………사랑해.



…일어났네?

…?

조금 오래 자긴 했어. 괜찮아. 미음 데워서 가져올게

응? 이야기?

아냐, 해줄게… 음 그러니깐…

…?

뭐 여기랑 크게 차이 없는거 같더라고…

그런데 이제 번화가로 나와 보니깐… …광고 내용이 참… 신기했어.

… …? … …? …

글쎄… 문자 그대로 죽음을 판다고 해야되나.

…?

그러게. 심지어 사람들한테 뽑아서 팔고 있더라고.

…무언가 음… 참 신기하더라고…

… …?

그, 당장 지금도 삶에 어떻게든 매달려있는 사람들이 많잖아?

하지만 뭔가 그런게… 그냥 쇼호스트가 홈쇼핑에서 손에 들고 웃으면서 보여주는 그런게 되니깐…

나는…그냥…보면서…

음… 글쎄… 만약에… 우리도…

…?

…아냐. 그래서…



여보…

…여보?

…여보…





다녀왔어 여보

오늘도 선물 좀 가져왔어.

어때? 신기하지? 자동인형이야. 이거랑 똑같이 생긴 자동인형이 이걸 팔고 있었어.

항상 내가 말하잖아. 돈은 신경 안써도 된다고.

아… 솔직하게 말할게. 조금 비싸긴 했어. 백화점에서 사온거여서…

아니 근데, 사실 뭔가 신기했어. 뭔가 일본이였는데,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화려하고 으리으리하더라고.

뭐랄까 로망이라고 해야할까 퇴폐적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서. 음… 질렀지.

아무튼 꽤나 눈아픈 곳이였어. 높다란 건물, 대낮같이 번쩍이는 거리, 의수나 의족이 당연시 되는 세상.

만약 너도…

……내가 또 헛소리 했네…



여보, 다녀왔어.

오늘은 좀 일찍 왔지? 그래, 음…

나와서 건물 밖으로 나오니깐… 바다 밖에 없더라…아니 거기선 배였나. 아무튼…

뭐… 일찍 들어왔어도 됐겠지… 근데…뭐…

그런거 있잖아? 정말 온 세상, 온 사방이 바다더라고.

눈은 시퍼런 자극만 받고, 철썩이는 소리만 재생되고, 콧속에는 소금기만 가득하니깐…

그냥…그냥 뭔가 공허했어…아무것도 없으니깐…

정말로 주위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게… 뭔가 없는 기분… 그런…기분이…

…너무 친숙하더라고…



흑…씨발…씨바알…

왜 저긴…씨발…왜…여긴…

괜찮으니깐…평생 내가 수발 들테니깐 씨발…

여기도 죽는거 없애줘, 제발…



사랑하는 여보에게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처음에는 예견하지 못했어. 그저 당신과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을 쓸 생각에 행복에 절여져 있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과 만난걸 후회하진 않아. 당신이 그렇게 되었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달콤해져 갔고, 더 보드라워졌어.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어. 아름답고도 달콤함 뒤에 찾아온 씁쓸함이…진짜 너무 무거워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바닥에서 일어날수조차도 없는 이런 감정, 이런것도 로맨스의 한 부분일까?

오늘은 열어보니깐 안개가 잔뜩 꼈어. 무겁더라고. 무언가. 침울하고 짓누르는듯해. 딱 어울리지 않아? 그냥 그런 기분이 들더라고. 저 안개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너무나도, 너무나도 짓눌려서 그대로 가라앉을거야. 그런데도 난 왜 저 안개가 편안해 보일까.

우리 집에서 당신의 향취가 가장 깊게 배어있는 곳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편지보다는 사실 내 감정을 토해내는 의미없는 글 뭉치지만, 놓고갈게. 하지만 이게 당신에게 향하는 작별인사는 아니라는걸 알아줘. 오히려…

다녀왔어. 여보.

일련번호: SCP-507-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507-KO가 위치한 건물을 현재 재단이 매입하여 제202K기지 제8출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기타 격리 절차는 기지 출장소 보안 규약으로 갈음한다.

설명: SCP-507-KO는 경기도 의정부시 ███ ████ 302호이다. SCP-507-KO는 불안정한 시간선 중첩 구역이며, 이로인해 여러 시간선의 다른 위치에 동시에 존재한다. 현재 안방의 붙박이장이 가장 불안정하며, 이를 통해 다른 시간선과 연결될 수 있다.

부록 01: SCP-507-KO 확보 당시 이전 거주자가 설치한 홈 시큐리티에서 다량의 영상 기록과 요양 침대 위 편지 한장이 발견되었다. 본 문서에 해당 내용을 첨부한다.


(해당 작품은 이 얼마나 원더풀 월드!, 스시블레이드, 제3법칙, 부서진 가장무도회, 타나토마니아, 다이쇼 150년, 이중의 고향, 죽음의 끝, 무진기담 설정을 사용하였으며 lol재단 작품을 인용하였습니다. 해당 작품이 각 카논에 속하는지는 각 카논 허브의 기준과 운영진의 판단으로 결정하여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본 작품을 편집하고 계시하는 등의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모든 권한은 POI_DamgiPOI_Damgi님에게 양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