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XXX-KO-가 사태 직후 가장 인근에 있던 기동특무부대인 세타-47("나무관세음보살")가 해당 사태를 관할하여야 했으나, 당시 SCP-███-KO의 격리 실패로 인해 접근이 불가했다. 따라서 기동특무부대 세타-47의 부대장 윤도강의 지휘 하에 해당 기지의 임무 수행 가능 인원 4명으로 구성된 임시 조를 SCP-XXX-KO-A 안으로 투입하였다. 조원들은 제34K기지 외곽에 위치한 비품 창고에서 재단 표준형 방호복과 벌목용 도끼, 시야 카메라, 기타 총기를 장비하였다. 강주명 요원이 조장을 맡았다. 투입 직전 전 조원은 SCP-XXX-KO의 정보 열람 가능 보안 인가를 부여받았다.
2021/05/20, 새벽 1시 12분
윤도강 부대장 : 마이크 꼈나 다들? 좋아, 각 층마다 SCP-XXX-KO가 침투해 있을테니, 잘 둘러보고 생존자가 있는지 찾아보도록. 한번쯤은 다들 기특대 생활 해봤을테니 어리바리 까지 말고 죽지 말길 바란다.
성지애 요원 : 다정도 하셔라.
(이혜준 요원의 시야 카메라. 거대한 나무 뿌리가 제34K기지의 건물 외벽을 뚫고 튀어나와 있다. )
강주명 요원 : 자, 빨리 조장 뒤꽁무니 쫓아 와. 도끼 다들 들었지? 오케이, 간다.
(파열음. SCP-XXX-KO의 뿌리가 문에 파고 들어 입구를 봉쇄해버린 상태. 나무를 깎는 모습이 이 요원의 시야로 보여진다. 몇 번 시도 끝에 문이 떨어져 나간다. 조원들은 차례로 SCP-XXX-KO-A 안으로 들어간다.)
권성욱 연구원 : 아, 씨바.
(권 연구원의 시야. 1층 입구에서 중앙 조정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나무 뿌리에 의해 흉부와 복부가 관통당한 시체가 보인다. 시체의 인원증이 시야에 비추어진다. '김정명 연구원'.)
이 요원 : 누구에요?
권 연구원 : 아… 정명이라고, 알던 놈인데요.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하, 진짜 나무치곤 되게 지랄맞네. 주명, 니가 이거 담당이었으니까 설명 좀 해주지? 지금 들어가도 우리 안전한 거 맞아?
강 요원 : 엉, 사서 걱정 마시고요. 지금은 이놈이 (걸어가며 벽면을 뒤덮은 뿌리를 툭툭 친다.) 성장기가 아니거든. 우리는 그냥 잠든 이놈 몸뚱아리만 잘라내고 가기만 하면 돼.
(약 10분 경과)
(성 요원의 시야. 1층 생존자 수색을 끝내고 조원들이 2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에 올라섬. 계단 중간에 굵은 뿌리들이 바닥을 뚫은 모습이 비춰짐. 계단 옆에는 굵은 뿌리들이 내려앉았음. 중간 중간 계단 한 켠에 기지 인원들의 시신이 있음.)
강 요원 : 헐, 뿌리 좀 봐라. 저 안에 사람 들어갈 수도 있겠는데. 아니, 들어가고도 남겠다.
권 연구원 : 나중에 저런 데 시신 없는지 확인 좀 해야겠어.
성 요원 : 지휘부 연결 바람. 잔류 인원들 어디에 모여 있다고?
윤 부대장 : 지휘부다. 30분 전 통신으로는 5층 기지 이사관실에 모여 있다고 했다. 총 인원은 대략 스무 명.
이 요원 : 대략?
윤 부대장 : 도중에 죽었을 수도 있으니까.
성 요원 : (한숨) 그걸 말이라고… 갑시다.
(강 요원의 시야.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에 직경 0.5 m 정도의 두꺼운 나무 뿌리가 가득 차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 강 요원이 도끼로 찍어보지만 역부족이다.)
강 요원 : 안 돼 이거. 하다가 날 새. 그러다가 이 새끼 깨면 어떡할거야. 돌아가는 걸로 하고, 분할하자. 왼쪽 복도 갈 사람?
권 연구원 : 너하고 나하고 가지. 둘은 어때요?
이 요원 : 상관 없습니다. (성 요원을 보며) 누나는?
성 요원 : 좋아. 그 대신 빨리 진입하고, 한데 막히면 바로 무전 때려.
(약 10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좌측 계단을 올라가는 강 요원의 뒷모습이 비춰진다. 곧이어 멈춰서는 강 요원.)
권 연구원 : 아, 빨리 가! 거… 사람 피 말리게. 왜 또? 이번엔 더 굵직하디?
강 요원 : …야. 총 들어라.
(곧이어 권 연구원의 시야 바깥으로 권총을 쏘는 강 요원. 크게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권 연구원이 서둘러 권총을 장전하지만, 손의 땀으로 인해 장전이 늦어진다. 나무 긁히는 소리.)
권 연구원 : 아니, 뭔데! 뭐가 저기 있는데–(숨 들이키는 소리)
(나무 긁히는 소리. 강 요원의 바로 앞으로 기어오는 SCP-XXX-KO-א 한 개체. 순식간에 강 요원을 덮쳐 쓰러트린다. 강 요원이 바로 정수리를 쏘지만, 빗나간다. SCP-XXX-KO-א가 강 요원의 요원복 상체 부위를 물어뜯는다. 이때 권 요원이 권총을 던지고 도끼로 개체의 머리를 내리친다. SCP-XXX-KO-א은 도끼를 맞자 행동 불능 상태가 된다. 권 연구원의 시야에 들어오는 인원증, '유성주 요원'.)
권 연구원 : 이게 뭔.. 너 괜찮냐?
강 요원 : 어. (신음함) 용케 안 다쳤다. 그냥 자빠질 뻔한 것밖에 없고, 억씨게 운 좋네 나. 근데 넌 어떻게 도끼를 저거 대가리에다가 박을 생각을 했냐?
권 연구원 : 그럼 잘 쏘지도 못하는 거 쏘다가 너 맞춰라도 볼까. 일어나, 임마. 어서 올라가야지. 저런 게 이 건물에 얼마나 많은거냐… 게다가, 저거 원래 여기 사람인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요원의 시야.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이 좌측 계단에서 SCP-XXX-KO-א와 교전하는 시각과 동일. 우측 계단에 내린 뿌리를 도끼로 제거하는 성 요원의 모습이 보인다. 이 요원이 가세하자, 나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뿌리가 쓰러진다.두 요원 3층 진입. 먼 데서 총 소리 들려오자 성 요원이 무전을 시도한다. 이때, 나무 긁히는 소리.)
성 요원 : 저기 뭐 있나?
##blue|성 요원 : 씨발… 저, 저것들 뭐야. 사격… 해야 해? 지휘부! 저것들 보이지. 뭐야?
윤 부대장 : 뭐야 저게… 기존 서류에는 언급조차 안 되어 있다. 변종인 것 같은데. 그런데 저거… 연구원복 아냐? 일단 생존하라.
(어느새 달려드는 SCP-XXX-KO-א 한 개체. 성 요원이 소총으로 사격하자 달려오던 그 속도 그대로 엎어져 미끄러져 온다. 이 요원 역시 가세하여, 나머지 두 개체를 모두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든다.)
성 요원 : 섬찟했네. 뭐야, 이것들은?
(성 요원의 시야. 발로 아직 의식을 가지고 있는 SCP-XXX-KO-א 한 개체를 건드려 본다. 대상이 으르렁거리면서 목에 걸려 있는 인원증이 흔들린다. '김인재 경비팀원'이라고 쓰여져 있다.)
성 요원 : 잠깐, 이거 인재… 야, 김인재! 김인재! (성 요원이 SCP-XXX-KO-א 개체의 어깨 부위를 흔들어 보지만 으르렁거리기만 한다.) 허… 사람들이 대체 왜 이렇게 변한거야…
이 요원 : 그러게. 뭔가 이상해. SCP-XXX-KO가 변이라도 일으켰나.
성 요원 : (다른 두 SCP-XXX-KO-א 개체를 관찰하며) …요원 주제에 박사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이 요원 : 요원 아니신 줄. (나무 긁히는 소리) 잠깐만, 무슨 소리 안 들려?
(4층 우측 계단에서 SCP-XXX-KO-א 개체들이 다량 내려오기 시작한다. 이 요원과 성 요원, 사격하지만 빗나가고 치명상을 입히지 못한다. 전혀 물러서지 않는 SCP-XXX-KO-א 개체들.)
이 요원 : 더 몰려 온다! 안 되겠어. 잠시–
(이때 이 요원을 덮치는 SCP-XXX-KO-א 한 개체. 이 요원은 요원복을 물어뜯기지만 성 요원의 사격으로 간신히 떨궈 낸다. 두 요원은 재빨리 2층으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후방에서 들려오는 나무 긁히는 소리.)
(약 10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이 3층을 수색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강 요원이 무전을 시도한다.)
강 요원 : 3층. 이성 조 응답 바람. (무전 잡음) 응답 바람.
성 요원 : (무전으로 들려옴) 어 연결. (헐떡이며) 이성 조. 현재 2층에서 죽어라 뛰고 있음. 별 동충하초 같은 것들이 나타나서 공격했는데, 권강 조는 어떤가. 하 씨. (더욱 속도 내며) 야, 저것들 언제까지 쫓아온대! 씨발!
강 요원 : 뭐? 어쩌다? (권 연구원에게) 상황 좀 안 좋게 돌아가는 것 같아. 얘들 지금 아까 그것들한테 쫓기는 중이래. 아까 그 새끼, 거기서 갈려 나온 놈인가보네. 어쩐다… (무전기에 대고) 버틸 수 있겠어?
성 요원 : 최대한 토껴 보려고. 죽어라 뛰다가 한 놈 넘어지면 다 넘어지게 생겼는데. 일단은 4층으로 다시 갈겨! 주명 오빠, 근데 대체 쟤네 뭐야? 서류에는 저런 이야기 한마디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나무한테 물리기라도 한거야? (나무 긁히는 소리가 들려옴) 아, 씨발 무슨 끝이 없네!
강 요원 : 나도 잘 몰라. 한 가지 확실한 건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는 거야. 나 이 새끼 나타난 데마다 돌아다녔어. 그래도 이런 좆같은 일은 없었는데… 건물만 부시던 새끼가… 갑자기. 어쨌든 그래. 4층에서 보자.
성 요원 : 오케이. 생존자 확인은 좀 알아서 해주고! 우린 저 동충하초들한테서 빠져나갈게. 나가면 저것도 서류에 꼭 적어놔. (나무 긁히는 소리) 이렇게 개고생 안 하게! (무전 끊김)
(권 연구원의 시야. 얼굴 찌푸린 강 요원의 모습. 저 멀리 휴게실이라고 적힌 팻말 보이고, 거의 대부분이 나무 줄기로 가득찬 3층의 모습이 비춰진다.)
권 연구원 : 여기 바로 있었으면 즉사했겠다. 생존자는 없는 듯. (방해가 되는 SCP-XXX-KO의 줄기를 일부 잘라냄.)
강 요원 : 그래… 3층으로 잠시 쉴까 해서 왔는데, 운도 없는 사람들이지. 아 맞다, 너 김지안 찾았냐? 니가 헤어진다 어쩐다 해도, 어쨌거나 아직은 만나고 있고…
권 연구원 : 못 찾았어.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나도 걔가 그렇게 되는 건 싫어. 제발 위에 있기를 빌어야지.
(이때 위에서 큰 소음. 나무 긁히는 소리가 멀찍이서 들려온다. 강 요원, 권 연구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하라는 동작.)
강 요원 : (작게) 너 다시 도끼 들어야겠다. 저것들 이쪽으로 올 것 같아.
권 연구원 : (작게) 최대한 피해야 해. 사람들 데리고 나가는 게 우선이야.
강 요원 : (작게) 그래, 그건 맞– (나무 긁히는 소리) 아 씹–
(강 요원의 시야. 2층 우측 계단 부근에서 나타난 SCP-XXX-KO-א 6 개체가 들어온다. 빠른 속도로 권 연구원과 강 요원 쪽으로 달려온다.)
강 요원 : 성욱, 준비해라! 저 새끼들 온다! 도끼는 챙겼냐?
권 연구원 : (긴장한 목소리) 어.
(쓰러져 있는 휴게실 비품 보관함을 타넘고, SCP-XXX-KO-א 한 개체가 강 요원 쪽으로 달려든다. 몸을 돌려 피한 강 요원의 시야에 또 다른 SCP-XXX-KO-א 개체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때 그 개체의 정수리를 도끼로 찍어 내리는 권 연구원. 때마침 그에게 달려드는 또 다른 개체를, 강 요원이 명중시킨다.)
권 연구원 : 와이씨! 아, 고맙다 주명! 더럽게 놀랐네. (곧이어 달려드는 또 다른 SCP-XXX-KO-א의 안면을 찍으며) 진짜… 끝이 없다…
(권 연구원의 시야. 행동 불능 상태가 된 SCP-XXX-KO-א 개체의 안면에서 도끼를 빼낸다. 이때 개체 하나가 달려들어 권 연구원의 요원복 오른쪽 다리 부분을 물어뜯는다. 연구원이 비명을 지르며 도끼로 그 개체의 목 부위를 내려치지만 놓지 않는다. 이에 연구원이 왼쪽 발로 개체의 복부를 밟고, 다시 한번 도끼를 내려친다. SCP-XXX-KO-א 개체의 행동이 정지하고, 내려다보는 권 연구원의 시야에 들어오는 거의 반쯤 떨어져 나간 목과 체액이 묻은 인원증. '허준상 연구원'이라고 쓰여있다.
권 연구원 : 어? 어… 어. 아, 잠깐만. 잠깐만… 이건, 이건 아니지…
강 요원 : 왜… 그러는데?
권 연구원 : (당황한 표정) 주, 준상이… 주명이 너도 알잖아. 준상이. 우리 동기. 우, 우리 같이 막, 어? 술도 마시고…영화도 보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함) 주명아… 내, 내가… 내가 죽인 거 아니지?
강 요원 :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권 연구원 : 내가 죽인 거 아니지… 내가 죽인 거 아니야… 워, 원래 상태 아니잖아… 허, 허준상… 준상이… 이 씹새끼야… 왜애… (흐느낀다) 왜 이래 진짜… 왜… 니가…
(강 요원의 시야. 들썩이는 권 연구원의 등이 보인다. 멋쩍게 허공을 바라보는 강 요원. 이내 행동 불능 상태가 된 다른 SCP-XXX-KO-א 개체들을 살펴본다. 하나 같이 인원증을 목에 걸고 있거나 옷에 넣고 있다. 차례로 '이병민 경비팀원', '박다연 요원', '정명록 수위실장', '이예란 연구원', '김평식 연구원'.)
강 요원 : 야, 성욱. (권 연구원이 돌아보지 않자) 어쩔 수 없는거야. 지휘부에서도 일단은 우리 살고 보라잖아. 살 사람들 생각해야지. 이미 이 사람들은 늦었어. 어? 그만 일어나. 갈 길이 멀다. 가서 김지안 살아있는지 봐야할 거 아냐.
##blue|권 연구원 : 어… (멍한 표정) 그래… 그래야지…
##blue|강 요원 : 아오, 이 눈물 많은 새끼. 야, 따라해봐. "내가 죽인 건 사람이 아니라, 변칙 개체다." (권 연구원이 멍하니 쳐다보자) 뭘 그리 멍청하게 쳐다봐? 따라하라고, 임마.
##blue|권 연구원 : 내가 죽인 건 사, 사람이 아니라, 변칙 개체다…
##blue|강 요원 : 더 크게!
##blue|권 연구원 : 내가 죽인 건 사람이 아니라, 변칙 개체다!
##blue|강 요원 : 잘했다. 나중에 까까 사주마.
##blue|권 연구원 : (짜증스럽게) 닥쳐, 등신 새끼야.
(조금 진정된 듯한 모습의 권 연구원.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도끼를 챙긴다.)
강 요원 : 욜. 소드마스터.
권 연구원 : (가라앉은 목소리로) 농담 따먹기할 상황이냐.
(약 3분 경과)
(강 요원의 시야. 비교적 깔끔한 상태의 4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이 비춰진다.)
강 요원 : 여긴 시체도 없어. 무슨 일이지?
권 연구원 : 셋 중 하나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치웠거나, 죽었다가 일어나서 공격하러 다니거나, 아니면 아예 이 층에선 죽은 사람이 없거나. 아예 없는 건 아니구만. 저기 하나 있네.
(권 연구원의 시야. 4층 회의실 문에서 시체 한 구가 SCP-XXX-KO의 가지와 천장 사이에 끼어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권 연구원이 가까이 가서 확인한다. '박연주 연구원'이라는 인원증이 비춰진다.)
강 요원 : (반대쪽 컴퓨터실 앞에서) 누구야?
권 연구원 : 어… 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사람.
강 요원 : 아니, 누구길래 그래? (다가오며) 아는 사람이야? 대체– (권 연구원이 만류하지만 끝까지 옴) …그래서 그랬구나.
권 연구원 : 미안…
강 요원 : 아냐. 나 박 선생이랑 헤어진지 벌써 2년인데. 참… 그… (잠시 말을 잇지 못함) 안타깝게 됐네…
(권 연구원의 시야. 박 연구원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 요원의 모습. 권 연구원이 말 없이 무전기를 건네 받는다.)
권 연구원 : 4층 들어왔다. 이성 조는 응답하라. (무전 잡음) 안 받아. 무슨 일 있나? 설마… 놈들한테 당한 건가?
강 요원 : 그리 쉽게 당할 친구들 아니야. 일단은 몸 숨길 데를 찾아보자. 다음엔 힘들거야.
(약 15분 경과)
윤 부대장 : 전 조원 상황 보고하라.
강 요원 : 4층 진입, 무사하다. 권성욱 연구원과 함께 있다. 아까 목격한 존재들, 봤지? 원래 여기 인원들이었던 것 같은데… 그 존재들에 대한 의견을 좀 보내주길 바란다. 유일하게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이 꼴이니, 원.
(성 요원의 시야. 탕비실 문에 웅크리고 밖의 소리를 듣는 이 요원의 모습이 보인다. 작은 소리로 성 요원에게 "간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있다.)
성 요원 : 살아있다. 4층 탕비실에 있고, 탄약이 턱 없이 부족한 상태다. 도끼는 하나를 잃어버렸고. 아니, 그냥 존나 커지는 나무라매! 갑자기 웬 괴물? 제대로 된 정보도 없질 않나, 괴물들은 끊이질 않나, 이건 뭐 죽으라고 내버리는 거야?
윤 부대장 : 나한테 화내봤자 나아지는 거 없다. 일단은 조가 모이기를 기다리고– (딸깍거리는 소리)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이 요원 : 누가 문 따려고 하는 것 같아.
성 요원 : …일단 총 잡아.
성 요원 : 준비해.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의 모습이 드러난다.)
강 요원 : 아그들 잘 있었냐.
성 요원 : 빨리도 오셨수.
강 요원 : 총이나 치워.
권 연구원 : 무전은 왜 안 받은 겁니까?
이 요원 : 떨궜어요. 주우러 가긴 뭐해서…
성 요원 : 일단 나갑시다. 언제까지 여기 처박혀 있을겨. 빨리 구출해서 후딱 나가자고요.
(약 5분 경과)
(이 요원의 시야. 4층 생존자 수색 중. 1층과 2층과는 달리 뿌리가 아닌 가지에 뒤덮인 모습이다. 4층 실험총괄부서 안이 나뭇가지로 가득 차 있는 전경이 들어온다. 이 요원이 무기실 근처로 다가간다.)
이 요원 : 생존자는 없음. 다 5층으로 올라간 모양이에요. (뭔가 발견하고) 저게 뭐야… 잠깐 여기 와 보셔야겠는데요?
권 연구원 : 뭔데 그래요? 시체 나왔어요?
이 요원 : 시체는 시체인데…
(이 요원의 시야로 시체 한 구가 비춰진다. 연구복을 입고 엎드려 있다. 옆에는 재단 표준형 벌목용 도끼가 놓여져 있다. 이 요원이 다가가서 뒤집는다. 상처가 꽤 심해보인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 인원증에는 '이지훈 연구원'이라고 쓰여져 있다.)
권 연구원 : 어? 왜 뿌리에 박혀 있질 않고 그냥 쓰러져 있지?
이 요원 : 그러게요. 그냥 심하게 공격당한 느낌인데요. 혹시 아까 그것들이 공격한 건 아닐까요?
권 연구원 : 그럴 법해요. 우리도 공격했는데, 이 사람이라고 알아보진 않았겠죠… (윤 부대장에게) 생존자 명단에 이지훈 연구원 있는지 봐주세요.
윤 부대장 : (대원에게) 명단 좀 갖고 와. 어. (조원들에게) 그래, 명단 내에 있네.
강 요원 : 있었던 거지. 한 명만 이렇게 있으니 아마 많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 다른 생존자들은 겁 나서 숨은 데에서 나오지도 못했을 거고. 자, 일단 올라가자고. 빨리 생존자들 구해주자.
(약 15분 경과)
(강 요원의 시야. 무성한 가지로 뒤덮인 5층 중앙 계단을 진입하기 위한 조원들의 시도가 이어진다. 마침내 진입 가능할 공간을 만들어내고, 진입하는 조원들.)
권 연구원 : 드디어.
성 요원 : 이제 끝낼 수 있겠– (나무 긁히는 소리) 아 씨발, 다들 총 들어요. 그것들 벌써 왔어.
(좌측에서 한 시설 앞에서 군집을 이룬 SCP-XXX-KO-א 개체들이 보인다. 조원들을 향해 일부가 달려온다. 이에 조원들이 전투 태세를 갖춘다. 나무 긁히는 소리 들리고, SCP-XXX-KO-א 한 개체가 성 요원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 보인다. 즉각 사격하는 성 요원. 강 요원의 가세로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든다.)
성 요원 : 한 놈 다운! (이 요원에게) 저 동충하초 조심하고!
(이 요원의 상체 쪽으로 뛰어드는 SCP-XXX-KO-א 개체. 이 요원이 사격하지만 시기가 조금 늦어 큰 상해를 입히지 못한다. 급히 뒤로 물러나는 이 요원. 이때 권 연구원이 개체의 척추 부위를 도끼로 찍어내린다.)
성 요원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무 패라고 준 걸…
강 요원 : (멋쩍게 웃는 권 연구원을 보며) 좋댄다. 이 자식 처음 봤을 때부터 어딘가 나무꾼의 바이브가 있었다니까.
(계속 밀려오는 SCP-XXX-KO-א 개체들. 세 개체가 동시에 권 연구원 쪽으로 달려오자 지원사격하는 강 요원과 성 요원. 이 요원은 따로 한 개체와 분투를 벌이고 있다. 마침내 네 개체가 차례로 행동 불능 상태가 되자, 일단락되는 교전. 그러나 SCP-XXX-KO-al 개체들은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강 요원 : 성욱! 거기 조심! 이 새끼들 끝이 없어! 빨리! (권 연구원의 측면으로 달려드는 SCP-XXX-KO-א 한 개체. 강 요원이 사격하여 한 개체를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든다. 몸을 피하는 권 연구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SCP-XXX-KO-א의 공격량이 줄어들지만 여전히 몇 개체들이 접근하여 공격하고 있다.)
권 연구원 : 오늘 왜 이리 개같은 일들이 많지. (잠시 SCP-XXX-KO-א 개체들 쪽을 관찰함) 저기, 저기가 이사관실 아냐?
성 요원 : (개체 하나를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들며) 맞는 것 같은데요? 이사관실. 허, 저것들 똑똑하네. 포위한 거 아냐. 주명 오빠, 저것도 적어 놓도록.
강 요원 : 난 요원이야, 등신아.
권 연구원 : (조원들을 둘러보며) 저한테 작전이 있어요. 저놈들을 유인해서 아래층으로 끌어들이는거에요. 주명이가 외벽 구체화탄이 있으니까, 그걸로 발을 묶으면 되고요. 어떻습니까? 지휘부?
성 요원 : 전 동의.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생존자들 데려갈 때도 유용할 것 같고.
이 요원 : 저도요.
강 요원 : 이런 건 조장인 내가 해야하는데, 새끼, 선수 치네.
윤 부대장 : 다 좋은데, 어떻게 유인할 건가? 지금 자네들이 저것들 처음 발견해서, 저것들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야.
이 요원 : (주저하다가) 그건 제…가 알 것 같습니다. 항상 저희가 SCP-XXX-KO를 잘라내는 등, 상처를 입히는 행위를 할 때 저놈들이 나타났어요. 만약 저들이 SCP-XXX-KO를 지키는 역할이라면, 바로 앞에서 도발함으로써 끌어낼 수는 있겠죠.
권 연구원 : 일리 있는 말이네요. 그런 사례들이 있기도 하고.
윤 부대장 : 뭐, 좋다. 여기도 다른 이견 없으니, 속히 시행하도록 해. 다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시 다른 지시가 내려질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하고.
(곧장 시행에 옮기는 조원들. SCP-XXX-KO-א를 유인하는 역할은 성 요원과 권 연구원, SCP-XXX-KO-א의 행동을 제한하는 역할은 강 요원과 이 요원이 맡기로 한다. 먼저 강 요원과 이 요원이 4층으로 내려가고, 이내 SCP-XXX-KO-א 군집 앞에 선 권 연구원과 성 요원.)
성 요원 : 준비되셨습니까, 박사님? 근데 이게 진짜 될까요?
권 연구원 : 날 믿어봐요. (측면에 있던 SCP-XXX-KO의 가지를 도끼로 내려찍음.)
(동시에 일제히 성 요원과 권 연구원 쪽을 바라보는 SCP-XXX-KO-א 군집. 더불어 성 요원이 SCP-XXX-KO를 사격하자 서서히 SCP-XXX-KO-א 개체들이 활성화되며 두 인원에게로 달려든다. 인원들이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한다.)
성 요원 : 우측 계단으로!
(성 요원의 시야.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우측 계단이 비추어진다. 벽면을 뚫은 SCP-XXX-KO의 가지를 잘라내는 권 연구원의 모습 역시 들어온다. 뒤를 바라보면, 수도 없이 밀려오는 SCP-XXX-KO-א 개체들이 보인다. 더 속도를 내는 인원들. 마침내 4층에 도달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5층 계단에 올라가 있는 이 요원.)
강 요원 : 사람들 지금 와! 거긴 어때? 있어?
이 요원 : 없어요! 다 지금 저기로 오고 있어요! 탄 주세요.
(이 요원의 시야. 강 요원이 외벽 구체화탄을 건넨다. 받아들고, 재빨리 5층으로 올라가 우측 계단 쪽으로 달리는 이 요원. 우측 계단에 도달하자 탄을 사격함으로써 계단을 봉쇄한다.)
(강 요원의 시야에는 성 요원과 권 연구원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 뒤를 잇는 수많은 SCP-XXX-KO-א 개체들. 강 요원은 5층 중앙계단 바로 옆에 난 SCP-XXX-KO의 가지를 사격하며 개체들을 자극시킨다. 이내 성 요원과 권 연구원이 강 요원을 지나치자, 바로 그 순간 요원이 탄을 사격한다. 순식간에 벽이 구체화된다. 그러나 SCP-XXX-KO-א 4 개체가 구체화 정도가 약한 부분으로 탈출한다.)
강 요원 : 아, 씨발 뭐 되는 게 없어.(접근하는 SCP-XXX-KO-א 한 개체에 사격함)
권 연구원 : 지금은 별 수 없어. 빨리 제거하고 가자. (도끼로 다른 개체의 정수리 부위를 내려찍음)
성 요원 : (강 요원을 지원하다 말고) 잠…깐만, 저것들 뭐하는 거야?
(성 요원의 시야. 남은 SCP-XXX-KO-א 두 개체가 생성된 벽면에 몸을 부딪히고 있다. 처음에는 두 개체만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만, 점점 벽면 안쪽에서의 충격음이 커져간다. 이내 몸을 빼 인원들에게로 접근하는 두 SCP-XXX-KO-א 개체. 파열음이 들리며 벽이 무너진다. 갇힌 상태였던 SCP-XXX-KO-א 개체 전부가 풀려난다. 그리고 인원들에게 빠른 속도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성 요원 : 허… 이런… 개같은– (달려드는 SCP-XXX-KO-א 한 개체에 사격함) 일이 있나. 어떡해?
강 요원 : 그러게. 이런 씨발. 진짜 뒤지는 거 아니야? (달려드는 SCP-XXX-KO-א 두 개체 중 하나를 간신히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들고 다른 하나에게 요원복 왼쪽 장딴지 부위를 물어뜯긴다.) 아악! 지랄 맞은 새끼.
권 연구원 : 살은 안 물렸냐? (간신히 SCP-XXX-KO-א 개체가 돌진하는 것을 피함) 감염될 수도 있잖아.
강 요원 : 어, 안 물렸다. 이게 얼마나 두꺼운데. 이 요원은 어디 있대?
(이때 5층 중앙 계단으로 느리게 걸어오는 이 요원. 만면에 화색을 띄고 있는 것이 권 연구원의 시야로 들어온다. 그러나 교전 중인 조원들을 보자마자 굳어지는 표정. 재빨리 권 연구원을 지원한다.)
이 요원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왜 저놈들이 풀려나서…
강 요원 : 얘네가 너무 똑똑해서. 아님 우리가 존나 멍청하거나.
(성 요원의 시야. 조원들이 5층 중앙 계단 위로 올라선다. 이 요원이 가까이 다가가서 사격하자, 몇 개체가 행동 불능 상태가 되며 다른 개체들의 접근을 방해한다. 권 요원이 접근하는 다른 SCP-XXX-KO-א 개체의 측면을 찍어내린다. 그러다가 파열음과 함께 부러지는 도끼. 당황한 표정의 권 연구원이 들어온다.)
권 연구원 : 도끼 하나 더 있는 사람?
윤 부대장 : 지휘부다. 교전 중지하고 일단은 후퇴하라. 이사관실에 있는 인원들 구출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성 요원 : (한숨) 말이나 못하면. 그래도 얼추 정리됐어. 가자!
(이 요원의 시야. '기지 이사관실'이라고 적힌 팻말이 저 멀리에 보이고, 그곳을 향해서 달려가는 조원들의 뒷모습. 후편에서 나무 긁히는 소리와 함께 이 요원의 등에 충격이 가해지고, 이 때문에 흔들리는 시야. SCP-XXX-KO-א 한 개체가 균형을 잃은 이 요원을 공격한다. 이때문에 이 요원의 요원복이 파손된다. 천장을 향하는 시야와 동시에 들어오는 SCP-XXX-KO-א의 안면부. 울음 소리를 내며 공격성을 보인다. 이때 개체의 목에 걸려 있는 인원증, '이진경 연구원'. SCP-XXX-KO-א 두 개체가 가세한다. 이 요원이 비명을 지른다. 성 요원의 시야로 들어오는 이 요원이 물어뜯기는 장면. 성 요원과 강 요원이 달려가 SCP-XXX-KO-א 개체들에게 사격한다. 그리고는 반쯤 행동 불능 상태가 된 개체들에게서 이 요원을 빼낸다. 빈사 상태의 이 요원은 성 요원이 업고, 권 연구원의 도움으로 걸음을 옮긴다. 강 요원의 시야로 보이는 이사관실 문 사이로 몸을 뺀 인원.)
김예은 연구원 : 빨리 들어와요! 여기요!
(권 연구원의 시야. 이사관실에 들어가는 강 요원과 성 요원, 이 요원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들어가자마자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야 상태. 강 요원의 시야로 성 요원 뒤에 업힌 이 요원의 얼굴이 들어온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 요원.)
강 요원 : 이 요원, 좀 어때? 이게 무슨 좀비도 아니고… 하, 씨바.
이 요원 : (신음함)
(성 요원이 이 요원을 이사관실 바닥에 눕힌다. 잔류 인원 중 일부가 응급 의료 키트를 가지고 온다. 권 연구원은 잔류 인원의 수를 확인하며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강 요원 : (키트를 가져오는 요원에게) 이봐요, 정이형 이사관 어디 있어요?
양지영 요원 : 모르겠어요. SCP-XXX-KO가 팽창한 직후에 기지 이사관실 전 인원 접근 가능하게 해놓으시고 무기실로 내려가셨는데, 통신이 안 돼서… 오면서 못 보셨어요?
강 요원 : 못… 봤는데. 설마 정 이사관도 저런 괴물이 된 건가. 허… 그러고보니 아까 무리 속에서 본 것도 같아요. 젠장.
(강 요원의 시야. 이 요원이 몸을 뒤틀며 신음한다. 상처 부위가 드러나 보인다. 무언가에 물리고 할퀴어진 것 같은 모양이다.)
김 연구원 : 지애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성 요원 : …우선 거즈부터 줘. 얘 당했어.
(약 5분 경과)
(이 요원의 응급 처치가 끝나고, 조원들은 잔류 인원을 모은다. 나갈 채비를 하는데, 권 연구원은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다.)
권 연구원 : 김지안! (다른 인원들에게) 김지안 못 봤어요? 생물실험팀 김지안. 몰라요? 아니… (한숨)
강 요원 : 야, 권성욱.
권 연구원 : 김지안 없어. (숨을 헐떡이며) 걔 없다고. 하… 씨, 미치겠네.
강 요원 : 일단은 나가야 해. 우선은 사람 먼저 데리고 나가야지. (권 연구원이 항의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한 사람이 너야. 권성욱, 정신 차려.
권 연구원 : 그래도 한번 찾아보긴 해야할 거 아냐! 우, 우리 어디 안 둘러 봤지? 분명히 우리가 못 본 구역에 있을거야. 분명히 있을거라고!
(권 연구원의 시야. 허리에 손을 올리고 짝다리를 짚은 강 요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움츠리고 있는 잔류 인원들과 한 곳에 누워 있는 이 요원의 모습 역시 들어온다. 성 요원 역시 권 연구원을 보고 있다.)
성 요원 : 뭐, 애인이라도 찾습니까?
(성 요원의 시야. 손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로 대답하지 않는 권 연구원이 들어온다.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강 요원, 그쯤 하라는 몸짓도 곁들인다.)
권 연구원 : (침묵하다가) 당신은 몰라요. 난…
성 요원 : 여기 애인이든 친구든 안 잃어본 사람이 어디있어요! 더군다나 그렇게 함께 헤쳐온 동료들도 방금 다 뒤져버렸는데, 왜 당신만 혼자 아프기라도 한 것마냥–
윤 부대장 : 지휘부다. 사소한 분쟁 건은 넘어갈테니까, 우선 잔류 인원들 먼저 대피시켜. 싸움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추가 수색 역시 마찬가지다. 대피시키고 난 뒤에나 논의해 볼 문제야.
(이 요원의 시야. 이리저리 고개를 흔드는 이 요원 탓에 흔들리는 화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구도로, 성 요원이 권 연구원 쪽을 노려보는 모습이 들어온다.)
강 요원 : …들었지? 이제 그만들 해. 권성욱, 이거 고집부릴 일 아니야. 한 수 접어.
권 연구원 : 하… (잠시 머뭇거림) 아니, 그래. 알겠어… 알겠다고, 씨발!
(약 5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차례로 내려가는 잔류 인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조원들처럼 완벽한 정도는 아니나, 소규모로 무장한 상태. 4층으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권 연구원에게 말을 거는 양 요원.)
양 요원 : 저… 김지안 연구원은… 아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상황이 그래서요.
권 연구원 : (놀라며, 양 요원을 시야에 담는다.) 네. 김지안, 어디 있는지 봤어요?
양 요원 : (말을 잠시 잇지 못하고) 2층에 있었을 때 바,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 뿌리가… 정말 미안해요. 그 사람… 죽었어요. 바로 옆에서… 정말 미안합니다.
(말을 마친 양 요원이 앞으로 걸어간다. 권 연구원은 멈추어선다. 고개를 천천히 젓는다. 시야가 파편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1분 정도, 권 연구원이 멈추어 있다가 다시 걸음을 옮긴다. 잔류 인원들과 조원들이 멈추어 서 있다. SCP-XXX-KO-א 개체들의 출현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체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강 요원 : 이상하네. 아까까지만 해도 여기 득시글했잖아.
성 요원 : 그렇게 따지면 5층에서 만났어야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활성 상태인 것 같아. 안 공격하고… 이때지 뭐. 빨리 내려가자.
##blue|(그들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기 시작한다. 도중, 문득 성 요원이 권 연구원에게 접근한다.)
성 요원 : 아깐 미안했어요. 나도 소중한 게 있어서, 그거 살리려니 마음이 급했거든요. (재단 표준형 벌목용 도끼를 건네주며) 이사관실에서 가져왔어요.
##blue|권 연구원 : …알겠어요. 고맙습니다.
(약 20분 경과)
(성 요원의 시야. 이따끔 축 처진 이 요원의 머리가 시야 한 쪽으로 들어온다. 잔류 인원들을 이끌고 내려가는 강 요원의 뒷모습이 보이고, 그들은 이내 2층 좌측 계단에 도달한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꾀죄죄한 몰골의 인원들과 맨 뒤에 처져서 걸어가는 권 연구원.)
강 요원 : 거의 다 왔습니다! 빨리 나가서 좀 씻읍시다. 다들 상태가… 어후.
(웃음 소리)
이 요원 : (신음함)
(그들은 이내 계단을 내려가 1층에 도달한다. 이때 성 요원 부근에서 들려오는 나무 긁히는 소리. 기존보다 가까이 들리는 소리에, 성 요원, 주위를 둘러본다.)
성 요원 : 소리. 엄청 가까워. 그놈들이 매복이라도 했나? 아직 보이지는 않는데…
강 요원 : 꼭 끝자락에 지랄이야, 이 새끼들은. 성 요원! 이 요원 부여잡고 싸울 수 있겠어?
성 요원 : 아무렴.
(다들 긴장한 모습.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성 요원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 요원 : (신음함)
(이 요원의 시야. 흔들거리던 화면이 어느 순간 또렷해진다. 성 요원의 옆 얼굴이 들어온다. 이 요원의 영상을 점점 메우기 시작하는 나무 긁히는 소리.)
성 요원 : (이 요원 쪽을 보고) 이혜준? 너 괜찮아? 너… (얼굴을 찌푸리다가, 눈을 크게 뜨고 이 요원을 잠시 바닥에 내려 놓는다.)
강 요원 : 왜? 무슨 일이야?
성 요원 : 어… 지금 나는 소리. …아무래도 혜준이가–
(갑작스럽게 엎어지는 성 요원의 시야. 몸싸움을 벌이는 듯 시야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가끔 잡히는 화면 속의 이미지가 SCP-XXX-KO-א 개체처럼 변이된 이 요원을 드러낸다.)
강 요원 : 이 요원! 정신차려! 이게 무슨 개같은–
강 요원 : (뿌리 쪽으로 달려가며) 권성욱! 씨발, 야, 권성욱!
이 시점 이후 성 요원과 강 요원의 시야 카메라는 배터리 부족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윤 부대장은 두 요원에게 잔류 인원을 우선 대피시키라고 지시했고, 대피 이후에 이루어진 탐사에서 권 연구원과 이 요원은 발견되지 않았다.낙오된 권 연구원은 SCP-XXX-KO-B를 탐사하기 시작했다. 자세한 사항은 탐사 기록 SCP-XXX-KO-B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