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아악 좀!!!!!비1!!!!!!깨야ㅏ아가가ㅏ강나아가아ㅏ각
이 플롯+ 쿨쟁이
"참 잘하는 짓일세."
"시간에는 늦지 않았습니다."
"그건 단순히 시작 시간에 늦지 않았다는거지. 자넨 준비 시간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네."
"이미 사전에 합을 맞춰보았습니다. 여기서 제 역할은 단순히 감독이었을 뿐입니다."
루이즈 체호프Louise Chekhov는 찡그려지는 인상을 애써 피려고 노력했다. 그녀를 맹렬히 노려보고 있는 그녀의 상관, 제임스 터커 교수는 아마 모세 시기 이집트에 태어났으면 아마 꼭 맞았을 것이다. 그의 신경질적인 눈살과 중간이 텅 빈 머리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찌나 고대적이고도 투박하게 그녀를 괴롭히는지, 그녀는 그와 이야기하다보면 이집트 치하에서 힘겹게 노동하는 유대인 노예들의 광경이 자꾸만 떠올랐다. 금빛 무언가를 두르고 가발을 쓴 교수가 수많은 노예들을 부리는 광경. 루이즈는 그가 제발 머리를 근현대즈음으로 업데이트해서 자신을 치밀하고 은밀하게 공격해 오길 빌었다. 그러면 그건 무시할 수라도 있을테니까. 어쩌면 너무 은밀해서 공격했다는 것도 모를수도 있고.
대략적으로 보았을 때 루 체호프의 인생은 30분 전에는 매우 순탄하게 흘러갈 것임에 분명했다. 그녀의 실험 기획서가 과학부와 공학기술지원부, 그리고 윤리위원회에 제출된 저번주 금요일에서부터 이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획기적인 실험! 놀라운 아이디어! 꼬박꼬박 나올 연금! 물론 루 자신은 그냥 이 토요일을 살아내는 것에 더 의의를 두었을지도 모른다. 그러했더라도, 그녀의 삶은 잘 풀려갔을 것이었다. 만약 그녀가 정시에 맞춰 일어나 실험을 다시 점검하면서, 수백번도 더한 사고 실험을 되풀이하며, 하다못해 파이나 좀 만들어서 이웃에게 만들어줬더라면. 그러니까, 좀 정시에 일어났더라면.
문제는 그 30분이 이미 지났다는 것이었다. 루는 기억을 돌이켜 보며 한숨을 쉬었다. 누가 자신이 기획한 실험에 늦을 생각을 할까. 그녀는 재빨리 외출복 위에 미리 실험복을 걸치며 어제 밤 늦게까지 달달 외운 계획서와 사고 실험 용지를 챙겨 가방에 넣었더랬다.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머리 속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중요한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은 초등학생의 모습 같았을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초등학생은 혼나면 되지만 그녀는 혼도 나면서 월급도 깎일 수 있다는 것, 루이즈는 욕지거리를 입에 담으며 방문을 박차고 나왔다. 가뜩이나 욕을 먹을 게 분명한데 돈까지 까이다니.
그리고 현재. 예견했던 대로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내심 토스트를 한 개만 먹기로 한 자신의 선택에 쾌재를 불렀다. 교수 앞에서라면 아무리 소화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체하고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게다가 그녀는 아침을 든든히 먹은 상태에서 위에 욕이 더 들어갈 것같지도 않았다. 루가 오직 원하는 것은 교수의 꼬장이 속히 끝나고 실험 진행이 승인되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누가 이 사람에게 실험 진행 결정권을 준 건지.
"자네는 감독이 영화 안 찍고 늑장부리면서 오면서 일은 다른 사람이 다 하도록 시키는 거 봤나?"
"이건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닌 거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식이 아니더라도 자네는 늦으면 안 되지. 자넨 지휘자지, 관객이 아냐. 자네에게 중요한 건 뭔가? 다 끝내고 카페나 가서 빈둥거리기?"
루는 이를 악물다시피하며 대답했다.
"저한테 중요한 것은 언제 실험이 속히 진행될 수 있는가입니다. 터커 교수님, 실험을 진행하게 해주십시오."
"아직은 아니야, 샘 존스 기억하나? 그 친구가 아직 안 왔어. 자네처럼 그냥 펑크낸 게 아니라, 미리 전화도 했지. 곧 올거야."
루이즈는 뒤로 돌며 작게 욕을 내뱉었다. 그녀도 샘을 익히 알았다. 저 빌어먹을 교수의 후계자라도 되는 양 구는 밥맛이었다. 그녀와는 다르게 오늘이 좋은 날이 될 놈.
20분 뒤 존스가 식은 땀을 흘리며 문을 열고 들어오자 그제야 사람들은 마법이 풀린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루이즈도 그제서야 교수에게서 풀려나 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루는 계획서를 점검하다 말고 슬쩍 제리 스미스 요원을 불렀다. 그는 민트 초코를 초코 민트라고 주장할 만큼 괴랄한 인간이었으나, 그녀는 그래도 그런 면면 사이의 순수함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의 말수가 적다는 것도 꽤 괜찮은 점이었지만. 제리가 뒤로 돌아 루이즈에게 눈인사를 날렸다. 바쁘지 않을 때 으레 하는 짓이었으므로, 그녀는 안심하면서 무장중인 제복을 점검해달라 요구했다. 그가 충분히 가까이 다가오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저 새끼는 뭐가 또 문제래요?" 제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M1911를 루에게 건네며 반문했다. "누구요?"
"저놈이요, 존스. 얼빠진 얼굴이 더 얼빠져 보이네. 바닥에 굴러다니는 거라도 주워먹었대요?"
"글쎄요, 어제 출근하면서 부랑자 노인에게 적선했는데 되려 손을 물렸다는 이야기를 어제 휴게실에서 말하는 걸 듣긴 했죠. 그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하나 물어볼게요." 루는 권총을 만지작대다 제리의 얼굴을 가만 응시했다. 이 사람이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존스는 왜 그렇게 싫어해요?" 생각보다 장난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난 또 뭐라고, 별거 없어요. 연애 이야기 비스무리 한거라." 제리가 턱을 굳히며 물었다. "그러니까, 로맨스?" 그녀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로맨스라고 하긴 그렇고. 정확힌 한 사람만의 로맨스였죠. 당신도 질척거리는 사람이, 아니, 문자 그대로요, 시도 때도 없이 은근슬쩍 쳐다보고, 달라붙고, 누가 자기하고 사귀네 마네하는 헛소문이나 지껄이고 앉아있으면 싫어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말하면서 슬쩍 존스 쪽을 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스토커와 밥맛, 둘 중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아이덴티티가 아닐 수 없었다. 적어도 얄다바오트 같은 애들한테는 매력적이겠지.
제리는 동의의 뜻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조끼를 탁탁 펴서 건네주었다. 그리곤 루를 가만 쳐다보았다. 걱정과 염려가 담긴 시선이었다. 가야할 때 으레 하는 행동이었으므로, 그녀는 자신의 시선에 푸른 눈동자가 더 이상 어리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려 애썼다. 어찌되었건, 그는 그녀와 함께 갈 것이었으니까.
정리를 끝낸 루이즈는 눈 앞에서 25 cm × 25 cm 크기의 금고가 옮겨지는 모습을 내심 놀라워 하며 보았다. 서류에서 볼때는 그냥 평범한 금고인줄 알았는데, 꽤 화려하네. 사실 그녀로서는 꽤 두근거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서류로는 이쯤 되면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정도로 많이 만나보았지만, 실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와 D계급 조금, 격리 기술자들과 요원들, 그리고 박사들이 모여있는 곳은 매우 큰 방이었다. 모든 면이 흰색으로 뒤덮여 있어서 마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곳을 연상시켰다. SCP-826을 활성화 시키기엔 딱 좋은 곳이 아닐 수 없다.
보안 기술자가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누르자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용의 자태가 기이하게 꿈틀거렸다. 루이즈는 인상을 찌푸려가면서 책 받침대를 관찰했다. 거 되게 신경질적이게 생겼군.
"루이즈 체호프 박사님?"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부른 이를 바라보았다. SCP-826의 담당 보안 기술자였다.
"네."
그녀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만을 바랬다. 실험할 변칙 개체를 눈앞에 두고 떠는 연구원만큼 한심해보이는 것이 또 있을까? 그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리라. 기술자는 품 안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더니 그 중 한 뭉치를 루에게 내밀었다.
"일단 이 서류에 사인해 주세요. 교차실험에 관한 1845개에 걸친 상세한 위험과 그에 따른 피해와 사례, 그리고 보험에 관한 조항이에요."
1845개라… 루는 미간을 찌푸리고 위에서부터 하나 하나 읽어내리기 시작했고, 격리 기술자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이야, 처음부터 읽는 사람은 처음이네. 그냥 줘요. 별거 없으니까 그냥 아래 있는 제일 큰거에 싸인하면 되니까. 내가 할게요."
루는 개운치 않은 듯이 그녀에게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그 안에 무슨 조항이 있을 줄 알고… 그러나 그녀는 기술자에게 뭐라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423'이라고 겉면에 적힌 작은 일기장 공책이 운반되어 오는 모습을 바라보기로 했다.
루는 이 실험이 어떻게 돌아갈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우선, SCP-423이 담긴 공책을 SCP-826 위에 올려 놓을 것이다. 그리곤 그녀를 포함한 보조 연구원 샘과 █████ 요원이 같이 공책 안으로 들어가, 프레드를 만날 것이다. 이때 프레드는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을까, 그들이 텍스트의 세계로 들어가도 프레드는 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까? 향후 SCP-423의 격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실험이었다. 물론 입구부터 막혀버리면 이런 가정들도 전부 쓸모 없겠지만.